3년연속 세수결손 과연 누구 책임일까?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4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거둬들인 국세 수입은 모두 205조500억원으로 당초 예산에서 잡았던 세수(稅收) 전망치보다 10조9000억원이나 덜 걷혀 세수 결손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 같은 세수 결손은 2012년부터 내리 3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바람에 법인세 세수가 예산보다 3조3000억원 줄었고, 부가가치세 세입도 1조4000억원이나 감소했습니다. 원화 가치 절상과 유가 하락으로 관세 수입도 예산보다 1조9000억원이나 줄었고, 증시 부진과 이자율 하락으로 증권거래세와 이자소득세 역시 각각 9000억원과 1조원이 예산보다 덜 걷혔습니다. 한마디로 정부가 걷겠다고 계획한 세금이 11조원 가까이 덜 들어온 것입니다.
지출예산에 비해 세금이 덜 걷히다 보니 당초 쓰기로 잡아놨던 사업예산을 제대로 집행하지도 못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쓸 돈이 모자라 지출하지 못한 불용예산이 17조5000억원에 이르니 나라살림이 온전히 꾸려질 리 만무합니다
과연 세수결손은 누구 책임일까요? 결론은 국내 경제사정과 세계적인 경기침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복지 포플리즘에 편승한 선심성 예산 편성과 일방적 세수추계 관행이 엄청난 세수결손을 유발시킨 것입니다.
세출예산은 온갖 선심성 사업과 쪽지예산으로 부풀려 놓고 여기에 맞춰 억지로 세입예산을 짜맞춘 부실한 예산 편성이 빚은 참담한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문제는 올해 예산 역시 이런 구태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인데, 정부는 올해 세수 전망치를 221조1000억원으로 잡았고, 이는 지난해 예산상 계획치 216조5000억원보다 2.1% 늘어난 것이며, 실제 걷힌 세수 205조5000억원보다 7.6%나 많은 액수입니다.
정부는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감면 축소로 올해는 법인세 수입이 계획대로 들어올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정부가 세수 추계의 근거로 삼은 6%의 경상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당장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4%와 3.5%로 낮춰 잡은 데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1%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올해 역시 세수 결손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집니다.
매년 계속되는 막대한 세수 결손을 피하자면 정부도 장밋빛 경제 전망 대신 보다 현실적인 세입예산을 짜는 게 급선무입니다. 경제가 살아나 계획만큼 세금이 잘 걷히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면 실상에 맞춰 세수 추계를 하는 게 먼저라고 판단됩니다.
세출예산의 구조조정도 필요한데, 엉터리 세수 추계의 근본 원인은 정치권의 뻥튀기 세출예산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선심성 사업과 쪽지예산을 근절하는 것은 물론 불요불급한 지출예산을 대폭 줄이고, 복지 지출의 우선순위도 재조정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현실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순서라고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