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추운 날씨를 잊게 할 따뜻한 나라로의 여행도 좋지만 겨울의 진면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 북해도. 때 묻지 않은 원시 자연을 간직한 생태 관광지로서, 싸고 맛있는 먹을거리가 풍성한 맛의 도시로서, 또 몸과 마음은 온전히 쉴 수 있는 신비한 온천 체험을 할 수 있어서. 그래서 일본인들도 일생에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으로 이곳을 꼽는가보다.
자료제공: 모두투어
Day 1
인천공항을 출발해 약 3시간 정도만 비행하면 북해도의 시작점, 치토세 공항에 닿을 수 있다. 행정과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서 북해도의 대표 주자라할 수 있는 삿포로를 시작으로 드디어 낭만적인 일본 겨울 여행이 시작된다. 일본 열도 최북단에 자리하는 북해도에서도 특히 평화로운 전원도시로 알려진 삿포로 일정은 아름다운 자연을 두루 만끽하는 추억을 만들어준다. 복잡한 도심 속 편안한 휴식처라 할 만한 오도리 공원에서 따사로운 볕을 쬐고 있노라면 머릿속에 가득 찬 시름을 잠시 내려놓고 자유와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는 것을 번뜩 느끼게 된다.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기에 모든 것이 더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할 테지만 삿포로의 상징인 시계탑과 구 도청사를 지나가면 가까운 나라에서 전해지는 이국적인 풍경이 신기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든다. 첫째 날 일정은 삿포로에서 이동해 옥빛을 뿜어내는 도야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숙소에 도착하면서 마무리된다. 여장을 풀고, 호수를 내려다보며 이렇게 가까이에 때 묻지 않은 자연의 속살을 만날 수 있다는 감동을 하고 있을 때쯤, 그렇게 북해도에서의 하루가 저물어간다.
삿포로 구 도청사
붉은색 벽돌을 뜻하는 ‘아카렌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구 도청사는 북해도 개척시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약 250만 개를 사용해 애칭으로 불릴 만큼 붉은 벽돌 건축이 인상적인 이곳은 미국 메릴랜드 주의사당을 모델로 한 네오바로크 양식으로 1888년 지어졌다. 건물 내부에는 도청사를 사용한 장관들의 집무실과 북해도 개척사에 대한 자료를 모아놓은 도립문서관이 있다. 구 도청사 바로 뒤편에는 현 도청이 세워져 있다.
시계탑
삿포로에는 1881년에 지어져 이 도시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계탑이 있다. 현대화의 물결이 일 무렵 농업학교 건물에 세워져 일을 시작해야 할 때와 점심 식사를 해야 할 때, 그리고 해가 저물면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를 알려주었던 시계탑은 120년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맑은 종소리가 변함없이 울리고 있다. 건물 안에는 세계 각지의 시계탑들이 재현돼 있어 볼만하다.
오도리 공원
삿포로가 전원도시라고 불리는 이유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오도리 공원이다. 우거진 숲과 잘 가꾼 잔디로 덮이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양한 옷으로 갈아입는 화려한 꽃들로 단장되어 있는 곳. 아기자기한 분수가 놓인 오도리 공원의 산책로를 거니는 것은 삿포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정이다.
Day 2
눈을 뜨자마자 신비로운 물안개가 가득 피어난 도야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설렘이 더 컸던 첫째 날보다도 여행이 실감나는 둘째 날 아침이 밝아온 것이다. 북해도 최대 규모의 칼데라호수인 도야 호수를 온전히 감상하기 위해서 유람선을 타고 천천히 호수를 돌아본 후에는 북해도 최고의 경승지인 오오누마 국정공원과 북해도 명물 다시마 박물관을 보기 위해 하코다테로 향한다. 일본 문화와 서양 문화가 절묘하게 융합된 하코다테는 19세기 말에 개항해 문물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진 항구도시다. 세이칸 터널로 혼슈와 연결된 하코다테는 오징어와 가리비, 이면수 등 싱싱한 어패류를 찾는 사람들로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특히 세계 3대 야경으로 손꼽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어 더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곳. 매서운 바람도 아늑하게 느껴지는 야경을 본 후에는 일본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유노카와 온천지대에서 온천욕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도야 호수
도야 호수는 화산활동으로 생겨난 지형에 물이 고여서 생긴 북해도 최대 규모의 칼데라 호수. 호수 안에 네 개의 섬이 있을 정도로 제법 규모가 크다. 호수 주변에는 지금도 활발하게 분화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어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북쪽으로 설경으로 뒤덮인 산이 솟아 있어 호수 풍경의 절정을 이룬다. 낮에는 유람선을 타고 평온한 호수를 감상할 수 있고, 밤이 되면 호수 전체를 화려한 불꽃이 수놓는 불꽃놀이가 열려 장관을 이룬다.
오오누마 국정공원
하코다테로 이동해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명소는 북해도 최고의 경승지로 불리는 오오누마 국정공원이다. 장엄한 휴화산 고마가다케의 분화 활동으로 생겨난 이곳은 공원을 따라 24km가 호수로 이루어져 있고, 호수 안의 크고 작은 섬들이 예쁜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동화책 속에 스케치된 풍경을 연출한다. 30여 분만 시간을 내 공원을 거닐다보면 큰 호수를 뜻하는 오오누마와 작은 호수인 코누마가 만나는 매력적인 장소를 비롯해 카누, 테니스, 캠핑 등의 스포츠를 즐기는 풍경과 마주칠 수 있다.
곤부관 박물관
곤부관 박물관은 북해도 특산품 중 하나인 다시마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을 방문한 경험이 없다면 라면 봉지 안에 건조되어 들어있는 다시마를 떠올리며 시시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나보다. 곤부관 박물관에는 다시마라는 이름으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이 풍부하게 전시되어 있고, 과자와 식품 등 제조 과정을 직접 보고, 구입할 수도 있어 이색적이다.
고료카쿠 성
일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무대 중 하나. 막부가 북변 방위를 위해 1857년부터 7년에 걸쳐 축성한 고료카쿠 성은 일본 최후 내전인 하코다테 전쟁을 치른 곳으로 일본 최초의 서구식 성곽이기도 하다. 성 전체가 별모양처럼 생겼다고 해서 고료카쿠라고 불리는 이곳 입구에는 60m 높이의 전망대가 세워져 있어 고료카쿠 성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트라피스치누 수도원
1898년 프랑스에서 파견된 8명의 수녀에 의해 창설된 트라피스치누 수도원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여성 수도원으로 현재는 65명의 수녀들이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 곳이다. 내부는 볼 수 없지만 성모마리아 상과 잔다르크 상이 서 있는 앞쪽 마당은 관광객들에게 공개되어 있다.
모토마치 공원
1950년까지 지방 행정을 관할했던 옛 하코다테 공회당인 모토마치 공원은 서양식 건축 양식으로 지은 2층 목조 건축물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르네상스풍의 옛 하코다테 청사는 현재 관광 안내소와 사진 역사관이 되어 관광객을 맞이한다. 하코다테는 일본 사진의 발상지로 전해지는데 이곳에서 사진에 관한 역사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
하리스토스 정교회
건물이 불에 타 1916년 비잔틴양식으로 재건된 하리스토스 정교회는 하코다테에서 가장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건물로 손꼽힌다. 하리스토스정교회는 처음 러시아 영사관의 부속 성당으로 세워졌지만 선교사 니콜라이가 일본으로 건너오면서 그리스 정교회의 발상지가 된 곳이다.
세이칸 해저터널
세계에 단 2개밖에 없으며, 그중에서도 최장 해저터널인 세이칸 터널은 북해도의 하코다테에서 혼슈의 최북단인 아오모리를 연결한다. 전체 거리 53.85km, 수심 240m에 위치하는 터널은 1988년 3월 개통된 이래 철로를 따라 두 도시를 오가는 현지인들과 관광객들로 붐빈다. 두 도시를 오가는 편도 열차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50분 정도. 터널 안에 만들어진 기차역이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