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음식점을 10년째 운영하고 있던 A씨는 올해 초부터 같이 장사하던 부인의 건강악화로 장사를 하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다행히 '맛집'으로 소문난 덕에 가게문을 자주 열지 못해도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앓아누운 부인의 병간호 매달리느라 심신이 지쳐있는 상황.
여러 모로 신경을 많이 쓴 덕에 부인의 건강은 상당히 회복됐지만, 다른 걱정거리가 혹처럼 따라붙었다.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하는데, 제대로 장사를 하지 못해 수입이 많지 않았고 그나마 병원비 등으로 지출해 세금을 낼 여력이 없었기 때문. 고민에 밤잠을 설치기까지 한 A씨는 이른 아침, 세무서로 뛰어가 직접 해결책이 없는지 문의하기에 이르렀다.
□ "사업 어려울 경우 세금납부 연기 신청할 수 있다" = 현행세법에서는 사업자가 재해를 당하거나 거래처의 파업 등으로 사업이 중대한 위기에 처한 경우, '납부기한 연장'이나 '징수유예' 등 일정기간 세금납부를 연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세금 납부기한을 연장하려는 납세자는 기한 만료일 3일 전까지 주소, 성명, 연장기한, 연장사유 등을 적은 '납부기한 연장 승인신청서'를 관할세무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단, 기한연장의 기간은 연장할 날의 다음날부터 9개월 이내다.
납부기한 연장 사유로는 ▲천재·지변 발생 ▲납세자 또는 그 동거가족이 질병으로 위중하거나 사망해 상중인 경우 ▲납세자가 사업에 심한 손해를 입거나, 중대한 위기에 처한 경우 (납부의 경우에 한함) ▲납세자의 형편, 경제적 사정 등을 고려해 기한의 연장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납부의 경우에 한함) 등이 있다.
□ "성실사업자, 최대 18개월까지 납부기한 연장 가능" = 이와 함께 납세자가 고지된 세금을 납부기한까지 납부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 '징수유예'제도를 통해 납부기한을 연장시켜 주고 있다. 징수유예 신청을 하려는 납세자는 '징수유예신청서'를 기한 만료일 3일 전까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제출해야 하며, 기한연장은 9개월까지 가능하다. 다만, 소규모 성실사업자에 한해서 최대 18개월까지 기한연장이 가능하다. 여기에 징수유예 기간 중에는 해당 국세의 가산금 또는 중가산금이 가산되지 않도록 가산금의 징수를 제한해준다. 또, 체납액을 징수 유예한 경우에도 해당 체납액에 대한 체납처분(압류 및 공매 등)이 중단되도록 체납처분을 금지토록 하고 있다.
성실사업자 대상은 5년간 조세범 처벌 사실이 없고 직전연도 수입금액 6억원 이하이며, 세법에 따른 의무(복식부기의무, 사업용계좌 개설·사용의무, 신용카드가맹점 가입대상, 현금영수증 가맹점 가입대상)를 이행한 사업자 등이다. 하지만 성실사업자라도 1년간 3회 이상 체납을 하거나, 500만원 이상 체납 및 3년간 결손금액이 500만원 이상인 경우는 제외다. 징수유예 사유로는 재해 또는 도난으로 재산에 심한 손실을 입거나 사업에 현저한 손실을 입은 경우, 사업이 중대한 위기에 처하거나 납세자 또는 그 동거가족의 질병이나 중상해로 장기치료가 필요한 경우 등이 있다.
한편, 담보의 제공 등 납부기한까지 연장된 국세 전액을 징수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때 등의 경우 납부기한 연장 및 징수 유예를 취소하고 있으며, 연장 또는 유예된 국세를 즉시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