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은 대표적인 일본음식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초밥이 대중화가 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중저가의 '회전초밥'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회전초밥은 의외로 가격이 비싸 초밥인구가 늘어날수록 가격에 대한 불만 또한 함께 쌍끌이 되어왔지요. 근래엔 비록 수도권에 한정되어있지만 일본의 회전초밥체인들이 한국에 상륙하여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였는데 소비자의 호응 또한 무척 뜨거울 만큼 초밥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외식아이템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것인지 군산에선 초밥 먹어보기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닙니다. 일식집, 혹은 횟집 아니면 마트 정도이며 특히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한 회전초밥은 더욱 찾아보기 힘이 듭니다. 군산에 제가 알고 있는 범위로서는 회전초밥집이 단 한곳뿐입니다. 오늘 소개할 '마코토'입니다. 나운동 CGV영화관 2층에 자리한 마코토 회전초밥은 뷔페형식의 영업을 합니다. 일정금액을 내고 맘껏 초밥을 먹는 것이죠. 어떤 형태로든 뷔페를 썩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뷔페식 초밥이라 하니 일단 가고 싶은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만 초밥사랑이 극진한 자녀를 위해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초밥의 맛을 결정 지어주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밥입니다. 네타(밥 위에 올려진 재료)도 중요합니다만 맛의 포인트가 밥이라니 의의죠? 밥과 네타, 그리고 초밥을 쥐어주는 장인의 솜씨가 어우러져 맛난 초밥이 완성됩니다. 그런 면에서 마코토는 밥의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뷔페라 기대감이 크질 않았는데 기본이 된 초밥을 쥐어주니 만족감이 더욱 커지더군요. 또 뷔페의 특성상 밥의 양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 또한 적절했습니다.
마코토에서 준비되는 흰 살 생선으론 광어가 대표적입니다. 자연산이 사용될 때도 있지만 아무래도 양식이 많이 사용됩니다. 우리나라의 광어양식기술과 대량생산능력은 세계적 수준이라 합니다. 국민횟감이라 명칭 된 것도 자연산, 양식을 가리지 않고 구하기 쉽고 마리당 살점도 많은 편에 담백하고 비린 맛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 때문이죠. 또 다른 흰 살 생선으로 도미와 농어도 사용되지만 늘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것은 역시 광어초밥입니다. 적당히 숙성된 광어라 밥과 잘 어울리네요.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초밥도 생선회처럼 간장에 고추냉이(와사비)를 섞은 채 찍어먹는 것보다 고추냉이를 초밥위에 조금 올린 후 간장에 찍어 먹는 편이 저는 한결 좋더군요. 사설이 길었나요?
연어는 일반적인 연어초밥과 연어에 소금을 살짝 뿌리고 불로 구워낸 아부리 초밥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먹든 연어 특유의 입안에서 살살 녹아 없어짐을 그대로 느끼실 수 있지요. 새우 또한 간장에 절인 장새우 초밥과 흔히 먹을 수 있는 새우초밥으로 만나게 됩니다. 가끔 생새우가 사용된 초밥도 제공되기도 하더군요. 참치는 주로 눈다랑어가 사용되는데 붉은 색의 속살과 분홍 빛깔의 뱃살초밥이 잘 숙성되어 입안에서 살살 녹습니다.
참다랑어도 보유하곤 있지만 이것은 따로 돈을 내고 주문해야 합니다. 소고기, 가리비, 장어는 모두 아부리 초밥(초밥재료를 가스토치로 살짝 구워낸 초밥)으로 제공되는데 특히 소고기초밥이 인기가 많다더군요. 밥 위에 수많은 종류의 재료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초밥의 장점이기도 하지요. 사진엔 없지만 한치, 북방조개도 사용됩니다. 또 가끔 광어튀김초밥이, 더욱 가끔 새우튀김과 마주칠 때도 있습니다. 튀김은 따로 주문도 가능하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계란말이의 수준 또한 상당합니다. 일본에서 먹었던 계란말이보다 더 좋더군요. 폭신폭신하면서도 일식 계란말이 특유의 단맛을 어느 정도 빼서 오히려 제 입맛에 맞았던 모양입니다.
마코토는 주말이면 외국인 손님보기가 어렵지 않은데 바로 캘리포니아롤 때문입니다. 전 먹는 양이 성인남자의 일반적 수준 혹은 그보다 약간 적어 이 집에서 가급적 캘리포니아롤을 피하는 편이지만 심하게 배고픈 경우엔 한 두어 접시 먹어봅니다. 캘리포니아롤도 초밥만큼이나 잘 만들어졌더군요.
마코토는 12세 이상은 2만원, 7~11세 만 오천 원, 4~6세 오천 원으로 구성된 뷔페가격, 우동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세트메뉴, 양이 적어 몇 접시 못 드시는 분들은 접시 당 판매도 하며 포장도 된다 합니다. 테이크 아웃의 경우 꼭 잊지 마셔야 하는 것이 간장을 가급적 업소에서 제공한 것으로 가져가시는 편이 좋다는 것입니다. 마코토의 간장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간장과 조금 다릅니다. 주인장이 초밥에 찍어먹기 좋도록 간장을 연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냥 흘러 들었는데 얼마 전 포장해서 집에서 먹을 때 집에 준비된 꽤 좋은 간장을 사용했는데도 짜더군요. 심지어 초밥의 맛까지 망치게 되더라는…….
마코토는 회전초밥집이면서 뷔페형태의 운영을 하고 있어 장점과 단점이 명확합니다. 장점은 당연히 제대로 쥐어진 초밥을 맘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이죠. 회전초밥을 먹다 보면 누구나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가격입니다. 보통 회전초밥집들은 접시별로 가격이 매겨져 있으므로 접시를 보며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가며 먹는 경우가 많지요. 그래도 계산할 땐 제법 돈이 나옵니다. 대형마트에서 별로 산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십만 원이 훌쩍 나오는 그 느낌이랄까요? 단점은 뷔페다보니 사용되는 재료의 종류에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고급재료의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겠죠. 그래도 이 집의 마니아가 꽤 있어 참다랑어같이 몇몇 고급재료는 추가의 돈을 내면 맛볼 수 있습니다.
마코토는 2010년부터 왕년의 홍콩영화배우 홍금보를 살짝 닮은 현재의 사장님이 인수하여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제가 초창기부터 다녔으니 만 3년 이상 운영 중인데 항상 맛이 일정한 점이 매력입니다. 올해 결혼하여 아직 신혼인 이 젊은 오너쉐프는 일본에서 초밥기술을 배워 일본과 호주에서 활동하다 군산에 자리 잡았다고 하시는군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정통 초밥집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하시네요. 물론 시장여건이 지금보다는 더 무르익어야 가능한 일이겠지만요.
마코토 회전초밥
전북 군산시 나운동 114-34 CGV건물 2층
063-468-8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