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상쾌하게 우리 기분을 들뜨게 하는 계절입니다. 더불어 결혼식이 많은 계절이기도 하고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예비 신랑에게 결혼에 대해, 자녀 교육에 대해, 인생에 대해 얘기해주고 싶은 것들이 많지요. 그런데 저는 결혼 전에 준비해야할 치과 진료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특별히 신랑, 신부에게 치과진료에 대해 말하고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임신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요즘도 진료실에서 난감한 대화를 종종 합니다. “사랑니가 아파서 잠도 못자고 앓고 있는데 임신 중이에요. 어떻게 해야 하지요?” ‘임신 몇 주 째 인가요? 아픈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요? ...? ...?’ 사랑니가 아프고 잇몸이 부은 경우 항생제를 처방합니다. 항생제 성분이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를 줄여 주어서 염증이 가라앉게 됩니다. 임신 중에는 항생제 처방을 신중하게 해야만 합니다. 약물에 의한 부작용이 태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사랑니는 아픈데 약은 먹지 못하고 참아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 얼굴이 허옇게 뜨기까지 하는 경우를 간혹 보게 됩니다. ‘결혼 전에 빼야할 사랑니는 빼고, 충치 치료 마무리 하고, 스케일링을 받아 놨더라면 산모도 태아도 이런 고생을 안 했을 텐데,’ 하는 경우이지요.
치통은 당해 본 사람만 압니다. 심한 경우 아파트에서 뛰어 내려 죽고 싶은 생각에 이를 정도라는 걸요. 이런 통증을 임신 중 약 먹으면 안 된다고 참는다면 약물에 의한 부작용의 가능성은 피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한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산모만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태아에게도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태교를 위해 좋은 음악을 듣고, 아름다운 것만 보려 하고, 즐겁고 행복한 것만 생각하려 하는 것을 우리는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런데 열심히 태교를 해야 할 산모가 극심한 통증으로 일주일을 고생하게 된다면 태아에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쉽게 생각이 될 것입니다.
산모가 사랑니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타깝게도 정답이 없습니다, 사람들 각자의 가치관에 따를 수밖에. 의학적 판단으로 부작용이 매우 적은 것으로 평가되는 약(우리가 약국에서 흔히 보는 진통제, 항생제 등등)을 복용하면서 발치를 하는 것이 통증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태아에 미칠 악영향을 줄인다고 생각한다면 사랑니를 발치하는 것이고. 부작용의 발생 확률이 몇 백만 분의 일이라 하더라도 절대로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참아야 하겠지요.
최신 가전제품, 최고급 가구를 혼수로 장만하는 데 시간을 다 쓰지 마시고, 깨끗한 치아를 가지고 건강한 아기를 잉태할 준비를 하는데 조금만 시간을 할애하는 게 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준비하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