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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씨있는 오너쉐프의 트라토리아, 라끼아베
글 : 김재헌(음식평론가) / ichd@naver.com
2013.08.01 17:51:2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근래 수송동에 오픈한 트라토리아 (작은 가정식 이탈리안 음식점) ‘라끼아베’를 소개합니다.  개성 있는 파스타와 수준급의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곳이죠.  그럼 샐러드부터 시작해볼까요?  여러 명이 함께 가서 전채 요리로 꼬제와 치킨샐러드를 주문해봅니다.  식전 빵이 제공되어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진 않습니다.  직접 만든 빵이라는데 맛은 담백하고 조금은 평범합니다.  시원한 야채에 따뜻한 닭 가슴살이 제법 어울리는 치킨샐러드와 와인과 특히 잘 어울리는 약간은 매콤하면서도 토마토소스의 새콤달콤함이 묘하게 잘 어울리는 홍합전채요리인 꼬제.  모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군산에선 처음 보는 파울라너 생맥주를 시켜 음식과 함께 마셔봅니다.  에딩거와 같은 밀 맥주지만 좀 더 쌉싸름하고 강한 향이 느껴지는 것이 파울라너의 특징입니다.

 

 


 

이제 파스타와 리조또로 넘어갑니다.  파스타는 봉골레와 버섯크림, 리조또는 해산물과 버섯을 주문합니다.  그런데 아뿔사!  메인요리를 스테이크로 주문하다보니 파스타와 리조또의 종류가 비슷하게 되는군요.  어쨌든 먼저 파스타를 맛봅니다.  면의 익힘 정도가 '알덴테'로 적당한 탄력이 자칫 버섯크림의 느끼함에 쉽게 묻혀버리는 물컹거리는 면과는 차이점을 보입니다.  또 봉골레는 스테이크와 함께 가장 만족스러웠던 메뉴였는데 모시조개의 감칠맛과 부드럽고 탄력 있는 납작한 링귀니면이 잘 어우러져 입안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리조또는 밥을 넣어 조리하는 것이 아니라 불린 쌀을 넣어 재료와 육수와 함께 조리하는 요리죠.  따라서 재료의 맛이 밥알에 스며들어 좀 더 깊은 맛이 납니다.  리조또도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맛본 음식들의 결과가 좋아서인지 인테리어를 다시 한 번 둘러보며 주방 쪽도 다시금 살펴보게 되더군요.  완전한 개방형 주방에 무척이나 깨끗하고 특히 쉐프가 위생조리모를 착용함에 안심이 되더군요. 

 

미디엄으로 주문했던 안심과 양 갈비 스테이크를 먹어봅니다.  육안으로 보인 것과 주방에서 냄새가 나지 않아 직화가 아닌 오븐에 구운 스테이크라 보였습니다.  겉과 속이 무척 다른, 겉은 안의 육즙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잘 구워졌고 안쪽 가운데는 핑크색의 살결이 육즙과 함께합니다.  역시 값어치를 하는군요.  만만찮은 가격은 한우를 사용했고 제대로 구워낸 쉐프의 솜씨와 그 맛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양 갈비는 그 특유의 향으로 인해 많은 오해를 안고 있지만 맛은 한우 특수부위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감히 양 갈비 스테이크를 주문해서 먹어봅니다.  무척 잘 만들었지만 함께 먹어본 일행 중 특유의 향이 거슬린다는 분도 계시더군요.  전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스테이크를 먹는데 와인이 빠질 순 없어 와인리스트를 보았지만 흠, 이것만큼은 아쉬움이 크더군요.  오픈한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아직 지역특성상 와인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현실도 있으므로 앞으로 점점 더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후식은 손수 만든 호두케이크를 먹어봅니다.  달달한 듯 달달하지 않은 맛이랄까요?  케이크의 수준도 괜찮습니다.  라끼아베에서 제공되는 모든 빵과 케이크는 쉐프가 직접 만든다고 쉐프의 부인으로 사료되는 분께서 전해주었습니다.

 

라끼아베의 쉐프는 오너 쉐프입니다.  본인이 가게의 주인이며 주방장이지요.  좋은 점은 맛의 지향점이 어지간해선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주문했던 음식들 모두 솜씨가 있는 요리였습니다.  주차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은 점이 불편하긴 하지만 최근 요식업계의 트랜드인 '여심잡기'의 요건을 거의 다 갖춘 집이라 판단됩니다.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늘 발전하는 모습의 ‘라끼아베’이기를 희망합니다.

 

음식 주문할 때 빼곤 쉐프와 한마디도 말을 접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파스타면발의 익힘 정도와 스테이크를 오븐에 구웠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전히 필자의 주관적 판단임을 밝힙니다.  행여 이 기사를 라끼아베의 쉐프가 보고 제가 틀린 점이 있다면 제 이메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트라토리아 라끼아베

수송동 청담횟집 옆, 063-466-6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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