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문을 열고 조선해양과 기계(건설기계), 자동차, 해양바이오/생태환경, IT정보산업 및 풍력발전 등을 특화분야로 삼아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군산대 창업보육센터. 최근 창업의 첫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도와주는 창업보육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손길이 늘고 있다. 군산대 창업보육센터의 많은 벤처기업 가운데 창업의 푸른 바다로 뛰어든 한 기업이 있다. 창업보육센터 1105호에 사무실을 둔 제이비마린. 제이비마린에서 하는 일은 바다 속을 직접 몸으로 누비며 상태를 진단해 청정한 바다를 만들고 또 바다와 더불어 사는 어민의 삶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제이비마린은 지난해 9월 창업한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벤처기업이다. 여기에서는 잠수용역 및 해양조사, 영상물(수중촬영) 제작 등을 진행 중이다. 이는 해양조사업체로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서 자체조사가 되지 않는 부분을 발주 받아 사업을 진행한다. 예를 들면 인공어초 시설 유지관리 같은 해양자원증식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인공어초란 수중에 물고기가 살 수 있는 인위적인 구조물을 설치해 서식과 산란 및 생육장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공단에서 인공어초 시설을 투하하게 되면 그 이후 시설이 잘돼있는지 확인합니다. 육지보다 확인하기 어려운 수중의 있는 일들을 확인하는 역할을 주로 하게 되죠. 장비를 갖추고 직접 물속에 들어가 촬영해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시나 도 발주시설에 결과를 보고 하게 됩니다.”
창업보육센터의 다양한 기회, 기업 성장의 밑거름
제이비마린의 전호웅 대표는 2006년 처음 해양 분야의 일을 시작해 경기도 한 업체에서 일하다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서해지사에서 일을 해왔다. 그러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일을 그만두게 된 전 대표는 연구진 박사님께 창업 권유를 받고 군산대 창업보육센터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적은 비용을 들여 창업할 수 있다는 것은 창업보육센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일반 창업보다 임대료 비용이 적게 든 부분이 보육센터의 가장 큰 혜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가 하는 일 특성상 지금 이 사무실은 작업실로 겸하고 있어서 장비 충전할 때 잡음이 심해 다른 보육실에 소음을 주는 애로사항이 있지만 장점은 훨씬 많습니다.”
전 대표는 초기 투자비용 절감 외에도 보육센터 입주의 큰 장점으로 교수진과 중소기업청에서 멘토들로부터 자료를 받고, 특히 궁금한 부분에 대해서는 군산대의 해양대학교 교수진을 찾아가 언제든 자문할 수 있다 점을 손꼽았다. 매니저의 꾸준한 관리와 교육 지원, 외부 정보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어 경쟁력을 갖추기에 유리하다고 말한다. 제이비마린은 창업보육센터 가운데 우수 기업으로 선정돼 지난해 12월 도지사상을 받을 만큼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바다와 어민을 위해 물속에서 희생하는 이들
육지와는 또 다른 세상인 바닷속을 무대로 하는 일은 결코 많은 사람이 하는 일은 아니다.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그는 자기 일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어려서부터 물과 맺은 인연은 지금껏 그의 삶 일부가 될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갖게 했다. “어렸을 때 무주 계곡에서 놀다가 이끼에 미끄러져 다친 기억이 있는데 어머니가 가지마라 말렸지만 그래도 물이 좋아서 계곡에서 놀곤 했어요.(웃음)” 오로지 물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출발해 물과 관련된 해양 분야의 일을 하게 된 전호웅 대표. 그는 물속에서 작업하지만 취미활동으로도 스킨스쿠버다이빙을 즐긴다.
해양 조사는 아무래도 육지에서 하는 일보다 큰 위험부담이 있는 분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해양레저를 즐기는 사람들도 안전사고가 나듯 일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베테랑이라도 안전의식은 스스로 갖춰야 하죠.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 바다다 보니 비가 오거나 파도가 치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여러 해상 상황을 고려해야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이 세상 어떤 일이든 사고의 위험이 없는 일은 없는 것 같아요.”라며 덤덤히 대답한다. 해양공사 분야 업체는 많지만 전문적으로 제이비마린과 같은 해양조사업체는 전국적으로 많진 않은 편. 해역별로 약 3~4개 정도 업체가 있다. 주로 서해안 쪽 의뢰를 많이 받지만 관련 업체가 많지 않다 보니 다른 해역에서도 발주 문의가 오기도 한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의 서해를 비롯한 각 지사(동해·남해·제주)에서 의뢰가 오는 때도 있다.
제이비마린이 하는 해양조사, 잠수용역과 같은 일은 고가의 장비 부담 비용과 위험부담이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처우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이 일에 대해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해양 조사한 결과로 데이터를 내게 되면 그것을 좀 알아줬으면 해요. 이런 일이 우리 기업이 잘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민이 잘될 수 있도록 돕는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죠. 일하다 보면 때로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있습니다. 어초 시설 설치는 바닥이 평평한 곳에 일종의 물고기 아파트라고 불리는 구조물을 올리게 되는데 낚시를 주업으로 하는 사람은 좋아하지만 저인망 어선을 하는 어민은 그물에 걸리는 불편 때문에 매우 싫어해 저희로선 난처할 경우가 더러 있곤 해요.”
그는 창업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정직’이라는 신념으로 모든 이들과 상생하고 싶다고 전한다. “공단에서는 바다를 살리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유용생물을 키우려고 애쓰고 있는데 저희가 하는 일이 조금이라도 그 애쓰는 노력에 일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기준으로는 현재 인공어초 종류는 62종, 일반어초까지 하면 100여 종류가 있다. 또 시험어초는 2년이라는 기간을 거쳐야 인공어초로 선정될 수 있다. 물속에서 조사하다 보면 어초의 장단점을 직접 눈으로 보기 때문에 더 잘 알 수 있다고. 그는 이렇게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해서 아직은 이르지만 지금보다 여유가 생길 때 어초 개발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한다.
끝으로 창업을 먼저 시작한 선배로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위해 조언을 부탁했다. “사실 아직 저도 이제 창업한지 불과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할 말이 없어요(웃음). 하지만 이 부분은 얘기해 주고 싶네요. 창업을 좋아서 시작할 수도 있고, 막연히 많은 수익을 위해 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 봅니다. 그러나 아무리 힘들게 일을 해도 쉽게 포기하지 말고 길게 가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바다식목일 제정을 기점으로 바다 숲, 인공어초, 바다목장사업 등 수산자원조성사업이 새로운 해양사업으로 그 중요성이 두드러지면서 이에 발맞춰 제이비마린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성장 중이다. 앞으로 제이비마린의 더 분주한 행보가 주목된다.
‘바다 식목일’ 들어보셨나요?
올해 5월 10일 한국에서는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처럼 바다에 해조류를 심는 세계 최초 ‘바다식목일’이 제정돼 수산생물 서식처이자 온실가스 흡수 및 청정에너지원으로서 바다 숲 조성사업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바다식목일 시행은 현재 우리나라 주변 바다 속에서 진행 중인 갯녹음(백화현상으로 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탄산칼슘이 어떤 원인에 의해 고체상태로 석출돼 흰색으로 보이는 현상)이라 불리는 바다 속 황폐화의 심각성과 바다 숲 조성의 중요성을 되짚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바다식목을 통해 조성된 바다 숲은 인류에게는 참살이(웰빙)식품을, 수산생물에는 산란․서식처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실가스를 줄이고 청정 바이오에너지 생산을 위한 원료(바이오매스)를 제공하는 등 유익한 기능을 하게 된다.
제이비마린
전북 군산시 대학로 558(미룡동, 창업보육센터 1105호)
Tel 063.468.2087
Fax 063.468.5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