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도록 불었던 겨울바람도 이젠 작별을 고해야 할 때다. 훈훈함과 같이 지나온 겨울의 끝자락. 따뜻한 봄바람 냄새가 바람에 실려 온다. 봄빛 감도는 동국사길과 고즈넉한 돌담길을 거닐며 혼자여도 외롭지 않았던 예술의 매력도 동행한다.
예술을 품고 그 길에 서다온몸을 간질이는 아직은 이름 봄바람과 닮은 그의 미소는 무언가를 상상하게 만든다. 세계 여러 나라를 오가며 또 다른 상상으로 예술을 창조하며 군산을 해석 한다. 전주에서의 학창시절, 서울에서의 직장시절,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유학시절까지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그에 대한 답장은 이내 대화를 나누듯 줄줄이 이어지고 마침내 하나의 소통으로 창조된다. 무수한 이야기 속에는 조국의 그리움이 있고, 군산을 향한 사랑이 있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고, 안타까운 사회가 있고, 소통의 고뇌가 있다. 청춘남여의 애틋한 사랑을 닮았으면서도 일상부터 사회문제, 자연의 변화까지 가슴으로 나눌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가지에 매달려 각기 다른 속도로 물들어 가는 나뭇잎을 바라보듯이 한 걸음 한 걸음마다 감동이 달라진다.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경함과 추억은, 또 다른 상상의 공간으로 군산을 해석 하며, 예술을 더욱 창조하게 합니다. 잠시 군산을 떠나서의 삶도 있지만, 번잡하고 거창하지 않은 소소한 군산의 삶과 기억들이 무언가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예술+소통, 내 삶을 깨우다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예술적 창조는 소통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일상생활이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세상은 많은 것이 다르지만 예술적 열정은 또 다른 힘과, 또 다른 자아를 창조하게 됩니다.”
건장한 체격에 68세라 말하기 어렵게 동안인 그는, 차분한 음성과 눈빛은 창작의 열정과 혼(魂)의 함성도 함께 깨닫게 해준다. 그리곤 반복하여 그는 무언가를 계속 배워야하며, 창조하여 공부해야하며, 노력해야 한다는 계획된 말을 자주한다. 무언가와 함께 더불어야 또 다른 예술의 법도 배운다고 알고 있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도 힘 있는 자아 개발과 열정만이 내일의 힘이라는 말을 합니다. 내일의 새로운 길은 노력과, 소소하지만 삶의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는 소통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오늘도 열정 가득한 여행용캐리어가방에 예술의 혼을 담아 세계의 여러 예술인들과 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