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풍당당(老風堂堂)이란 말이 있죠. 일하는 노년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노인들 취업이 이루어지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따라요. 서류 정리하랴, 사람 만나러 다니랴 스트레스도 많이 쌓이죠. 그래서 프랑스 혁명가 나폴레옹의 '나에겐 불가능은 없다!'란 말을 늘 가슴에 품고 지냅니다. 난제에 부딪힐 때마다 그 말을 되새기면 새로운 용기도 솟고 위로도 되거든요. 작년(2012)에는 부진했지만, 올해(2013)는 온 힘을 다하려 합니다."
노인들 일자리가 있다면 지구 끝 어디라도 달려가겠다는 각오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대한노인회 군산시지회(지회장 황긍택) 산하 노인취업지원센터 이무남(69세) 센터장의 당찬 포부다. 노인취업지원센터는 2004년 발족했으며 구인·구직을 희망하는 노인들에게 상담 및 취업알선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노인 일자리 창출에 노고가 많다고 인사를 건네자 이 센터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매월 국가에서 급료를 받고 있으니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것. 이 센터장은 “저에게 주어진 사명은 노인들 취업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뛰는 것”이라며 “결과에 상관없이 항상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가 아니다’는 그의 평소 지론.
노인의 소득 보장과 사회참여 기회를 높이기 위해 단순 노무직에서 전문 기능직까지 노인 인력이 필요한 개인사업자나 단체, 중소기업 등에 취업을 알선하고 있는 이 센터장. 그는 취업 연령은 유엔이 정한 65세 이상이지만 60세 이상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올해는 1953년에 태어난 예비노인도 취업 대상자가 된단다.
이 센터장의 활동 영역은 넓고 다양하다. 그는 고창군 취업센터와 협약, 노인 30명을 복분자 열매 수확 현장에 참여시켰고, 농수산물 공급업체와 협약을 맺고 경로당에 작업장을 설치하여 과일 깎기 작업으로 소득을 올렸다. 주유원, 운전사 등으로 노인 50여 명을 경제활동 인구로 포함시킨 경험도 있다. 작년(2012)에는 12명이 군산경찰서 아동안전 지킴이로 취업했고, 올해는 52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공직 생활 30년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깨끗한 학교 만들기와 구인업체 방문, 취업설명회, 구직자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노인취업 알선을 활발하게 펼쳐온 이 센터장은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올해(2008년)의 우수 취업지원센터로 선정되어 외국으로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일하는 노년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자신도 할아버지이면서 노인들 일자리를 찾아 오늘도 동분서주, 바쁘게 움직이는 이무남 센터장. 그는 항상 이웃을 배려하는 동네 아저씨처럼 푸근하고 넉넉하다. 재치와 유머로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도 한다. 말이 조금 느리면서도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 대화가 무르익자 “일하는 노인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센터장은 정년퇴직을 앞둔 50대 후반의 후배 공무원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행복한 노후생활을 영위하려면 경제적인 문제가 물론 중요하지만, 마음의 준비가 더 중요하다는 것. 그는 나이가 들수록 쉽게 포기하거나 실의에 빠지지 않는 의지와 용기가 꼭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서류를 혼자 정리하면서 취업을 원하는 어르신들을 면담하다보면 종종 생각지 않았던 난제에 부딪히고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한다. 이 센터장은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나폴레옹의 '나에게 불가능은 없다.'라는 말을 되뇌면서 스스로 위로하고 자신감도 얻는다고 했다.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실패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하기도.
노인들 소득보장 위해 60~65세 연령제한 폐지돼야
이무남 센터장은 1971년 군산시청에서 공무원 발령장을 받고 근무를 시작 2002년 12월에 공직 생활(7급)을 마감했다. 취업 32년 만에 정년퇴직한 이 센터장은 직장 동료들 모임인 ‘군산시 행정동우회’ 추천으로 군산노인회 취업센터 일을 맡아보기 시작, 지금까지 노인들의 취업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취업센터 개관 후 작년까지 1200명 가까운 60대 이상 노인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고, 올해는 92명(매월 8명) 취업을 목표로 뛰고 있다. 처음 일자리를 구하러 올 때는 환자처럼 힘없이 보이지만, 취업이 되고 한두 달 지나면 젊은이 못잖게 생기가 돋고 활기가 넘친단다. 갈수록 노인의 사회 참여가 외면당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이 센터장은 "과거 경제발전의 주역이었던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나이가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뒤편으로 물러나고 있다"며 "이는 곧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엄청난 손실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인이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호주머니가 두둑해져야 가정이 화목해지고, 경제도 살아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센터장은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제는 60대~70대는 노인이 아닌 장년층에 속한다"면서 "단순한 숫자에 의해 경제활동 뒤편으로 밀려나기보다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참여해서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관은 물론 기업체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할 때"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노인들의 실질적인 소득 보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60~65세 연령제한은 폐지돼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위해 올해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센터장은 실패담도 들려주었다. 2012년 4월 6일 '(주)KCT 무역' 후원으로 '군산-중국 왕복선 노인 일자리 설명회'를 갖고 노인무역상(보따리상) 50명을 모집, 사업을 시작했으나 중국 측에서 밀수업자 금지 판정으로 출입제한을 받았고, 여수 세계엑스포관광 행사와 겹쳐 실패하는 바람에 의욕 상실로 이어져 취업부진의 요인으로 나타났단다.
용기와 희망을 안겨준 일도 있었다고 한다. 신바람 나는 노후생활을 위해 군산시 관내 기업체 협조를 받아 1기업체 1경로당 자매결연에 힘을 기울이는 등 평소 노인의 건강과 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황긍택(73) 지회장이 문동신 군산시장을 면담하고 2013년 노인 일자리 증원을 약속받았기 때문. 2012년 102명에서 2013년에 185명으로 80%가 늘었다.
2012년 10월 수송 근린공원에서 전라북도 일자리종합센터, 군산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 노사발전재단 전직지원센터 등과 공동으로 ‘찾아가는 일자리센터’를 운영하기도 했던 이무남 센터장은 “노인들이 젊었을 때 쌓은 재능과 경륜을 사회에 환원하고, 참여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올해도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 군산시지회
전라북도 군산시 오룡동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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