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워낙 내기를 좋아하는 성향이라 어떠한 게임을 해도 내기가 없으면 재미없어 하시는 분들이 많다. 특히 골프에 미치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온갖 종류의 내기를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트로크, 스킨스, 라스베이거스 등은 가장 기본적인 형태고 여기에 상황에 따라 또는 실력에 따라 기발한 방법으로 응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내기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긴장과 이완, 승리감과 허탈감, 웃음과 안타까움 등이 교차하지만 바로 이러한 반전이 있기에 골프가 더 흥미롭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내기 골프가 골프 플레이의 약방의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 내기란 것이 아무래도 돈이 오가는 행위이기 때문에 성인군자라도 지거나 뺏기면 기분이 좋을 수 없다.
아마추어 골퍼 중 95%는 내기 골프를 한다고 한다. 내기 골프의 대상은 친구나 선후배가 60%이며 라운드 파트너라면 누구라도 한다는 응답도 30%나 된다고 한다. 왜 내기 골프를 하는 걸까? 재미로 한다가 78.9%, 상대가 원하기 때문에 9.6%, 골프비용 조달이 5.3%, 비즈니스목적이 2.7%의 순이었으며 내기 골프 금액은 5,000원~1만원이 52.6%로 가장 많았다. 이렇듯 라운딩을 할 때 천 원짜리든 만 원짜리든 내기를 하는 골퍼들이 많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작은 액수라도 내기에서 지면 기분이 상하는 것은 인지상정. 어차피 내기를 한다면 그것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내기 골프의 ‘대원칙’은 핸디캡이 높은 골퍼가 핸디캡이 낮은 골퍼를 상대로 배판(프레스)을 부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수는 그저 처음 정해진 액수대로 하는 것이 덜 잃는 길이다. 골프는 확률 게임인데 배판을 불러서 이길 확률이 높은 쪽은 어디까지나 고수다. 핸디캡을 주고받을 때는 신중하게 해야 한다. 내기 골프의 승부는 후반에 가름 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라운드 후반으로 갈수록 더 집중해야 된다. 거꾸로 말하면 초반승부에 연연하지 말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뜻도 된다.
또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다. 플레이도중 상대방에 대한 동정심은 금물이다. 자신이 일방적으로 이기고 나가면 스스로 느슨해지거나 상대방을 봐주는 듯한 플레이가 나오기 십상이다. 골프는 장갑을 벗을 때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동정심은 라운드 후에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내기골프와 도박골프의 차이점을 알아보자. 내기골프는 어느 정도 친목을 중심으로 하지만 도박골프는 돈에 더 큰 목적이 있다. 내기골프는 게임의 재미와 신중성을 기하는데 그 목적을 두며 과도한 내기는 결국 도박으로 이어져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서로 협의하여 선택하고, 그저 재미로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기란 것이 매 샷을 신중하게 하기에 어느 정도 긴장감을 주어 필요하지만 이게 부담이 되어 플레이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면 오히려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즐겁게 그리고 재밌게 하려는 운동이 오히려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 수도 있는 이야기다. 부디 몸과 정신건강에 모두 도움이 되는 골프로 멋진 라운딩을 즐기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