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시인 고은. 군산을 포함 국내 대표를 넘어선 그의 문학 가치 계승과 발전을 위해 지난달 1일 ‘만인의 물결 군산운동본부’가 출범하였다. 문화계 안팎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첫발을 내디딘 ‘만인의 물결 군산운동본부’는 민간주도형 자발적 시민운동을 통해 고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힘을 싣고 다양한 관련 사업으로 문화수혜자를 넓히겠다는 야망 찬 꿈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11일, 만인보물결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만인보문화재단 준비위원회 조시민 위원장(53)을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폭우가 내리는 날이었다.
맥군- 출범한 지 열흘 가까이 지나고 있다. 물결 운동은 잘 전개되고 있나?
10만 명의 목표를 혹자는 너무 많다 하고 또 다른 혹자는 너무 적다한다. 군산시민의 호응에 힘입어 전국적으로 10만 명 가입은 가능하리라고 본다. 우리나라 인구를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기준에 의거 개혁성향의 수가 1000만 명이라고 보았을 때 100분의 1명이 가입하면 된다. 물론 건강한 보수주의자들도 동참자들이 있을 것이다.
맥군- 문제는 이 사람들에게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어떤 식으로 명분과 감동을 주고 집결할 수 있느냐 일 것 같다.
제 개인역량으로 되겠느냐는 질문 일게다. 나의 장점은 지칠지 모르는 ‘열정’ 이라는 것이다. 그 힘은 두 가지에서 나온다. 내가 이상주의자라는 점, 또 하나는 내 인생의 유일한 꿈인 ‘100%의 열정과 0%의 집착’을 자아실현을 위해 일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지치지 않고 겁이 없이 추진할 것이다. 또 고은선생님의 권위, 국민들의 관심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모든 사업은 온라인을 통해 조직화되고 전국화 되는 형태로 운영될 것이다.
맥군- 이 운동도 일종의 정치행위로 본다. 혹시 정치를 하려는 사람의 수단으로 이용당할 가능성 있는지 사람들은 궁금해 한다.
맞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직접정치는 0%다. 물론 모든 인간의 행위가 정치적이라고 한다면 직접정치를 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이용될 수 있지만 수단으로만 전락할 가능성도 전혀 없다.
맥군- 물결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10만 명 가입은 그냥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목표일 뿐 궁극적인 목표는 만인의 물결 축제를 만들고 싶다. 고은을 좋아하는 사람, 고은이 말하는 휴머니티, 즉 고은시인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사람의 가치를 축제로 만드는 것이다.
맥군- 고은선생님과의 인연은 어디서부터 시작 되었지 궁금하다.
인간본질에 대한 의구심을 가득 안고 살던 20~30대 시절 나는 고은 시가 좋았다. 언어의 유희적인 부분만을 부각하여 자의적인 언어로 아름답게만 시를 쓰던 다른 분들에 비해 선생님의 시는 나에게 명쾌함을 주었다. 예를 들어 만인보에 나오는 ‘진달래꽃’이라는 시는 꽃 하나만을 이야기 한 것이 아니라 그 꽃을 통해 사람들의 삶과 시대를 통합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렇게 좋아한 선생님을 만나게 된 것은 임동창 피아니스트를 통해서 인연을 맺었고 지금은 철학적인 고민과 살아온 이야기까지 들어주시고 충고를 해주시는 나에겐 아버지 같은 존재이다.
맥군- 오페라 ‘만인보’ 공연 연출 기획자인 전력이 만인보재단준비위를 구성하는 일과 관련 있을 것 같다.
맞는 말이다. 만인보 공연을 통해 많은 대중들에게 고은 선생님의 작품을 알릴 수 있었다.
선생님의 사람에 대한 관심과 그들 삶을 그린 시를 통해 그 시대를 읽을 수 있는 만인보는 다시 오페라를 통해 대중에게 강한 인식을 남겼다고 자평하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분야는 음악이고 본다. 동적이고 집단적 음악은 언어와 내용을 몰라도 고은 시를 세계화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는 문학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본다.
맥군- 관련해서, 지역문인들의 참여 혹은 중심활동이 적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많은 지역문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용택 시인은 직접 출범 행사에 참여했다. 또한 지역문인들이 대다수 참여하고 있다. 더불어서 전국적으로 많은 분들과 섭외중이다. 현재 긍정적인 대답을 듣고 있고 그분들의 참여가 현실화 될 것으로 본다.
맥군- 만인보문화재단 준비위원회는 이 물결운동 외에 어떤 사업을 계획하고 있나?
특별한 인물이 아닌 일반 서민들의 삶이 녹아 있는 ‘사람박물관’과 올 가을 1만 명이 참여하는 만인보 백일장대회 그리고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국제교류세미나와 문화교육 등을 계획하고 있다.
맥군- 물결운동의 3가지테마 풍요 감동 평화의 뜻은 무엇인가?
풍요는 군산사람을 포함하되 군산사람들로만 하지 않는 많은 국민들의 참여하게 하는 것, 계산을 하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일할 때 얻는 감동,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면서 얻는 평화를 뜻한다. 문화적으로 뭔가 큰일을 성취해 본적이 없는 군산 사람들에게 긍정의 힘을 갖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최선을 다해서 고은선생님의 문학적 가치가 문화콘텐츠로 확대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길 기대 한다.
맥군- ‘고은’ 관련은 군산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다 문화콘텐트는 경제적인 실익을 가져오리란 기대감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은은 군산에 어떤 실익을 줄 수 있나?
많은 사람들이 고은이 군산에 한 일이 무엇이냐는 얘길 한다.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고은이 군산에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그가 할 일 다 했다고 본다. 노벨상을 타든 안타는 고은의 존재는 군산의 품격을 높이는데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조시민 위원장과의 비교적 솔직하고 직설적인 인터뷰를 끝나니 폭우는 멈춰있었다.
풍요 감동 평화의 물결운동이 모든 시민의 가슴에 물길로 흐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