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 한국토요타에서는 벤자라는 차를 한국에서 출시했다. 이 차는 세단과 SUV의 중간정도 크기로 크로스오버차량이라고 보면 된다. 미국에서 전량 생산되는 이 차량은 실제 2년 전에 미국에서 나온 모델이지만 국내에서는 올해에 들어서야 아시아 쪽에 출시하고 있다. 이 차량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외관디자인)을 맡은 사람은 한국인 이정우(45)씨다. 이씨는 군산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 소재 ArtCenter에서 Transportation Design 과를 졸업한 후 GM에서 디자이너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토요타에서 여러 모델을 디자인하며 현재 선임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매거진군산의 이진우 발행인과는 친형제 사이로 군산에 방문한 틈을 타 이 발행인이 직접 인터뷰를 진행했다.
맥군_ 본인의 친동생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기분은 어떠한가?
별로다. 원래 다른 형제들도 장남과 차남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답해보겠다. (썩소)
맥군_ 그렇다면 막내 동생과는 사이가 좋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차남보다는 훨씬 원만하다. 어려서부터 막내 녀석은 내 비위를 잘 맞춰왔다. 어머님이 미술을 전공하셔서 그런지 몰라도 형제들이 모두 미술을 공부했다. 둘째는 서양화를 전공했고, 막내는 판화를 전공했다. 막내 녀석은 그렇게 열심히 학교 다니더니 지금은 장사만 하고 있으니 무척 답답하다.
맥군_ 평소 부모님과의 사이도 무척 좋은 편은 아니지 않나?
그렇지만 이번에 언론에 노출이 많이 되면서 부모님, 특히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는 눈치다. 역시 한국의 언론은 (미국에 비해) 힘이 강하고 사람들이 맹신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난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매거진군산과의 인터뷰도 가족이 아니었으면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맥군_ 군산출신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었는데.
나는 군산출신이라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 그렇지만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졌다거나 세계적인 디자이너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또 앞으로도 크게 알려지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나는 그냥 지금 내가 하는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도 몇몇 언론에 나오긴 했지만 전혀 반갑지가 않았다. 마음에 부담만 생기고 일에 지장만 주는 것 같다.
맥군_ 토요타 칼티 디자인센터에서 하는 일은?
익스테리어 디자인에 관여해서 일하고 있다. 이번 한국에 출시된 벤자의 디자인을 주도해서 완성했다. 지금은 밝히기 어렵지만 향후 출시되는 모델 몇 개를 선도해서 작업하고 있다.
맥군_ 바쁜 일정에도 군산에 왔는데, 감회가 어떠한지?
역시 고향만한 곳은 없다. 마음이 너무나도 편해진다.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지만 부모님과 동생이 살고 있어서 더 그런 듯싶다. 군산의 발전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몇 해 전 왔던 때와 비교 해봐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은퇴하면 꼭 군산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싶다.
맥군_ 벤자 디자인은 그동안 접했던 전형적인 한국 자동차 디자인과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자동차의 트랜드를 유도하고 있는 모델들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토요타에서 만드는 디자인은 더욱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미래에 대비해 제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자신이 있다.
맥군_ 취미가 골프와 농구라고 알고 있다.
농구는 어려서부터 해왔던 것이고 가장 자신 있는 스포츠다. 흑형들과 시합을 해도 자신 있다. 골프도 농구와 마찬가지로 도전적인(Challenging) 스포츠라 굉장히 좋아한다. 싱글 스코어는 몇 번 해봤고, 지금은 거의 80타대 초반을 치고 있다. 몇 해 전인가 군산CC에서 라운딩을 해본 적이 있는데 링크스코스로 조성된 무척 아름다운 코스로 기억하고 있다. 잔디도 굉장히 훌륭했던 거 같다. 많이 저렴해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미국에 비해 라운딩 비용이 비싼 것은 사실이다.
맥군_ 매거진군산에 대해 한마디 한다면?
동생이 발행인으로 있어서가 아니라 정말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잡지 같지 않다. 디자인도 훌륭하고 내용도 재미있다. 조금 더 두께가 있고 기사가 많아지면 좋겠다. 앞으로 열심히 하면 위상이 더욱 높아지리라 믿는다.
맥군_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향후 목표는?
더욱 멋진 차를 만들고 싶다. 자동차란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기계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눈이 즐거운 물건을 만드는 게 좋다는 신념이다. 눈이 즐거운 디자인은 쓰기에도 좋다. 그래서 더욱 보기 좋은 디자인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맥군_ 인터뷰 너무 감사하다.
인터뷰에 응해줬으니 소주는 한잔 사야한다. 술은 역시 소주가 최고다. 미국에서도 소주를 즐겨 마시는데 거기에서 사 먹기는 너무 비싸다.
이정우 선임 디자이너는 우리 군산출신으로 경쟁이 무척 심한 세계 자동차 디자인 업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위상을 드높이고 있고, 우리 고장 출신이라 더욱 자랑스럽다고 아니 할 수 없다. 차세대 피터 슈라이어처럼 전설적인 디자이너로 평가받게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