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gun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메인 메뉴


콘텐츠

홈 > ARTICLE > 사회
고향우렁이마을 "맛있고 영양가 높은 나를 왜 싸게 팔아!"
글 : 조종안(시민기자) / chongani@hitel.net
2012.09.01 09:41:1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각종 양념에 우렁이가 듬뿍 들어간 쌈장. 땅콩가루가 들어가 더욱 고소하다.

 

해마다 가을이면 세계 철새축제가 열리는 군산시 성산면 금강하굿둑 철새 조망대에서 4차선 연안도로를 타고 서해대교 방향으로 1km쯤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고향우렁이마을'(이하 고향마을)이라고 적힌 간판과 넓은 주차장, 그리고 아담한 건물이 한 채 보인다.  '우렁이 쌈밥' 전문 식당이다.  배산임수(背山臨水).  유유히 흐르는 금강을 굽어보며 소나무 숲을 뒤로하고 아늑하게 자리한 '고향마을'은 음식이 맛깔스럽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1,000년을 산다는 학이 즐겨 먹는다는 '우렁이'를 재료로 하는 ‘우렁이 쌈밥’은 1인분에 6,000원.  실속 있는 반찬에, 오돌오돌 씹히면서 고소한 우렁이와 깊은 맛이 입안에 감도는 쌈장 맛이 그만이다.  말을 하면서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깔끔한 상차림. 싱싱한 채소와 우렁이의 만남은 건강을 담보로 한다.

 

식당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솜털 구름이 두둥실 떠가는 청잣빛 하늘과 시원하게 펼쳐지는 금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은 ‘고향마을’을 찾는 손님들에게 자연이 베푸는 최고의 서비스.  점심은 은물결이 반짝이는 금강을, 저녁은 서해의 붉은 노을과 철새들의 환상적인 군무를 감상하며 먹을 수 있다.  이 모두 다른 식당에서는 얻기 어려운 옵션이다.  황토 우렁이는 고단백 저지방 건강식품으로 열을 식혀주고, 갈증을 멈추게 하고, 눈을 맑게 하며, 숙취를 없애주고, 간을 보호해준다는 안내판 글귀는 동의보감에 나오는 내용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식욕을 돋우게 하며, 뒷산 숲에서 품어내는 맑은 공기와 아늑한 분위기는 소화를 촉진하는 소화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단골손님이 20대 젊은이에서 80대 노인까지 세대를 가리지 않는 것도 특징.

 

천일염으로 삼삼하게 구워낸 꽁치는 단골 메뉴

'우렁이 쌈밥'을 주문하면 10분 안으로 밥상이 차려 나온다.  천일염을 뿌려 삼삼하게 구워낸 꽁치 한 마리는 절대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 싱싱한 채소, 나물 몇 가지 등 반찬 종류가 서운할 정도로 단출하다.  하지만, '우렁이 쌈밥'에 꼭 필요한 반찬들이고, '우렁이 야채샐러드'까지 서비스로 나온다.  매콤하면서 새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오돌오돌한 우렁이와 상큼한 들나물이 입안에서 어우러질 때 느끼는 그 맛은 참으로 깊고 오묘하다.

  

밑반찬은 들나물과 채소가 주류를 이룬다. 코흘리개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뜸부기 무침, 성인병에 좋다는 들깨 이파리 무침, 상큼한 된장 맛이 일품인 비름나물, 우렁이 회무침, 이름도 모르는 각종 들나물이 쌈 재료로 나온다.  쌈이 부족하면 부추를 내오기도 한다.  부연하자면 6000원 내고 우렁이로 시작해서 이름 모를 들나물 쌈까지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다.  4년 전 가을, 음식이 깔끔하고 정갈하게 차려 나온다는 소문을 듣고 아내와 함께 처음 찾았을 때 우렁이 쌈밥을 맛있게 먹으면서 했던 얘기가 떠오른다.  우렁이가 말을 못해서 그렇지, “맛도 좋고 영양가도 높은 나를 왜 이렇게 싸게 팔아요!"라며 불만을 터뜨릴지 모르겠다면서 웃었던 기억이 새롭다.

 

 

우렁이 쌈장을 얹은 쌈밥. 호박잎, 쌈배추, 상추 등 쌈 재료가 다양하다.

 

 

고소한 땅콩가루와 두부가 들어간 쌈장 맛은 일품

담백하기가 그만인 호박잎이나 싱싱한 쌈 배추에 밥을 한 수저 얹어놓고, 우렁이가 듬뿍 들어간 쌈장을 수저로 떠서 뜸부기 무침, 비름나물 등과 함께 쌈밥을 만들어 먹으면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른다!'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쌈밥은 얌전하게 싸먹는 것보다 암치께나 싸먹어야 깊은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쌈장이 특별히 고소하고 맛깔스러운 비결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했는데, 땅콩가루와 두부를 넣기 때문이라고 주인아주머니가 귀띔한다.  정신없이 먹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젓가락이 꽁치로 향하는데, 삼삼하게 구워낸 꽁치의 고소한 맛은 별미 중의 별미라 아니할 수 없다.  음식은 맛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씹어 먹어야 먹으면서 느끼는 행복을 배로 즐길 수 있다.  꽁치가 서민들 밥상에 올랐던 시절의 이런저런 추억에 잠기면서 잠시 추억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우렁이 쌈밥 마지막은 구수한 된장국과 조선 시대 왕에게 진상되었다는 밴댕이젓갈이 개운하게 장식한다.  집에서 담근 된장을 풀어 다시마와 무 등을 우려낸 육수에 두부와 호박을 넣고 끓인 된장국은 냄새부터 다르다.  된장국을 후루룩 마신 뒤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무친 밴댕이젓갈을 조금 집어먹으면 개운한 맛이 입안에 감돌면서 청소를 해주기 때문이다.

  

가지, 호박, 고추 등은 집에서 직접 재배

주인아주머니는 “가지, 호박, 고추 등은 밭에서 직접 재배하고, 다른 채소도 그날그날 시장에서 사다가 만들기 때문에 밑반찬이 항상 싱싱하다”면서 “손님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물과 좋은 소금, 좋은 양념 등 세 가지는 필수”라고 덧붙였다.  좋은 양념 세 가지는 천연 암반수와 간수를 뺀 천일염, 씨를 빼지 않은 태양초 고춧가루란다.  “음식 값을 올리고 싶어도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식당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생각하면 올릴 수가 없다”며 “식당을 운영한 지는 몇 년 되지 않았지만, 누가 봐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음식을 청결하게 만들고, 손님을 집안 어른으로 생각하면서 정성을 들이면 단골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는 주인아주머니에게 <매거진군산>을 보고 왔다고 말하면 보는 자리에서 우렁이를 더 넣어줄 수 있느냐니까 환하게 웃으면서 “당연하지요!”라고 했다.

 

‘고향 우렁이마을'에서는 직영하는 충남 서천군 황토 논 양식장에서 1년 동안 자란 우렁이를 날것으로 초장에 찍어 먹을 수 있도록 포장해서 가져와 1kg에 15000원씩 팔기도 한다.  맛은 물론 값도 착하고 다양한 요리를 손쉽게 해먹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주인아주머니 설명에 의하면 1년 이상 키운 우렁이는 크기만 하지 육질이 질기고 맛도 떨어진단다. 

 

 


 

주인아주머니가 알려주는 우렁이 요리

‘우렁이 된장찌개’는 먼저 된장을 풀은 물에 멸치, 호박, 두부, 고춧가루 등 양념을 하고, 팔팔 끓인다.  찌개가 끓기 시작하면 적당량의 우렁이를 넣고 숟가락으로 몇 차례 저어주면 진수성찬 부럽지 않은 '우렁이 된장찌개'가 된다고 한다.  우렁이 쌈장과 초무침도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단다.  쌈장에 양념을 넣고 끓인 후에 대파, 우렁이 등을 넣고 수저로 휘휘 저어서 먹으면 된다고.  우렁이 초무침은 초고추장과 각종 야채를 우렁이와 함께 넣고 버무려 먹으면 된다고 설명한다.  주인아주머니는 우렁이를 익혀 살을 분리하고 세척기로 씻은 후에 급속 냉동해서 보관했기 때문에 해동 후에 씻어내지 말고 바로 조리해서 먹을 것을 권한다.  익혀서 냉동한 우렁이는 만든 요리에 넣어 먹어야지 삶으면 질겨서 씹기도 어렵고 맛도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 

 

각종 질병을 치료해주는 우렁이

 

눈에 항상 '백태'가 끼고 시력이 좋지 않아 고생하던 친구 어머니가 논에서 잡아온 우렁이를 삶은 물로 아들 눈을 씻어주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봤던 기억이 있다.  한방에서는 우렁이가 다용도로 쓰인다고 한다.  동의보감을 보면, 여름·가을에 잡은 우렁이를 쌀뜨물에 담가 진흙을 빼고 달여 약용으로 복용한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특히 썩은 우렁이 껍데기를 불에 사른 다음 가루로 만들어 만든 '고약'은 각종 부스럼과 상처를 치료하는데 좋고, 종기로 말미암은 통증을 다스린다고 한다.  그 외에도 우렁이 껍데기는 위암과 위가 냉한 증세에 효과가 있고, 가래를 삭이며 통증을 다스린다고 한다.  눈이 벌겋게 충혈 되어 부어오르는 것을 막아주고 각기병, 황달, 이뇨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고향우렁이마을

전북 군산시 성산면 성덕리 185

(063)453-0036

조종안(시민기자)님 기사 더보기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닫기
댓글 목록
댓글 등록

등록


카피라이터

주소 : (우)54020 전북 군산시 절골3길 16-2 , 출판신고번호 : 제2023-000018호

제작 : 문화공감 사람과 길(휴먼앤로드) 063-445-4700, 인쇄 : (유)정민애드컴 063-253-4207, E-mail : newgunsanews@naver.com

Copyright 2020. MAGAZINE GUNSAN. All Right Reserved.

LOGIN
ID저장

아직 매거진군산 회원이 아니세요?

회원가입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으셨나요?

아이디/비밀번호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