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제각각 계절을 달리하며 때를 맞춰 피고 지는 꽃들이 주인의 애정 어린 손길로 피어있는 정원. 몇 십 년 수령을 자랑하는 소나무가 서식하는 주변의 산들은 마치 ‘형제정원’을 호위하듯 서 있고 남향의 1천5백여 평의 따스하고 정갈한 이곳의 풍경은 나무의 종류나 서있는 모양새가 한 작품씩 그려놓은 동양화처럼 여백과 배경으로 그 자체의 개성과 사연을 가지고 무엇 하나 똑같은 것 없이 수 만 번의 주인의 손길과 정성을 담아내고 있다. 자연스런 멋을 지닌 주변의 산새와 수 십 년 앞을 내다보며 정원을 설계한 그 완벽함에서 오는 더 자연스런 정원은 새들의 고향이 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는 명품정원이 되었다.
군산시 회현면 고사리 대위저수지 가는 길에 있는 ‘형제식품’(대표 박기구)의 정원은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월 6백여 명 이상 연 수 천명이 그렇게 한번 씩 방문하여, 다들 한마디씩 감탄사를 던지고 간다지만 이 정원을 수억 원 대의 비용을 들여 가꾼 박 기구 대표네 형제만큼 소름 돋는 감동을 받을 리는 아마 없을 것이다. “부모님부터 대대로 집안사람들이 모두 나무를 좋아합니다. 저의 아내도 마찬가지고요. 이 정원에서 야생화를 심고 나무를 가꾸고 수석을 옮겨왔지만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 정원을 가꿀 때 우리형제끼리 약속한 것이 있었죠. 충남이남지역의 최고의 정원을 가꾸자는 꿈, 사실 이루었다고 자부합니다.” 박 대표의 표정은 잘 키운 자식을 바라보듯 흐뭇하게 웃음 짓고 있다.
꽃이 많이 피는 5월이 지나고 6월의 ‘형제정원’은 싱그러움이 앉아 있었다. 연못과 수석과 소나무 혹은 단풍나무에 색깔을 맞춘 주변의 야생화, 땅바닥까지 내려앉은 감나무는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린 주홍색감 위에 흰 눈이 쌓인 광경을 본 후인 매년 12월25일에나 딴다는 그 집의 신화 같은 이야기, 절세절경을 감추고 비 온 후에야 겨우 일 년에 몇 번만 보여 준다는 중앙에 놓인 청오석은 모두 그들 나름대로의 비밀을 감추고 또 그렇게 자연에 가장 가까운 푸르름으로 싱그럽게 서 있었다. “우리정원은 직선은 없습니다. 모두 곡선을 선택했지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냥 바닥에 심으면 될 일을 언덕을 만들고 어떤 땐 지형을 깎고 다듬는 일에 우리형제는 단 한 번도 행복해보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난 가꾸기, 수석 모으기, 야생화 키우기 우리형제는 같은 취미를 가져서인지 형제애도 무척 좋아요.” 박 대표는 한쪽에서 잔디를 정리하고 있는 큰형님을 바라보며 한없이 존경스런 눈빛을 보인다.
추위에 약해 우리나라의 실외에선 키우기 힘들다는 배롱나무와 수십 년의 탱자나무, 단풍나무, 백일홍이 25년 세월 주인 형제의 수천수만의 손길을 양분삼아 시원한 그늘과 바람을 만들며 위풍당당 서 있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나무를 구하고 지금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살 수 없는 큰 돌들을 바라보는 일이 그는 너무 즐겁다. “좋은 것도 혼자 보면 재미없지요. 찾아오는 분과 나무를 얘기하고 묘목을 나누고 어쩌다 씨앗도 주고받는 지금의 삶은 정원 가꾸기에 많이 쏟아낸 정성의 세월이 가져다준 행복이 아닐까요.” 한그루 잘 가꾼 나무처럼, 정원처럼 멋진 박 대표는 정원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이 아늑하고 행복한 정원을 활짝 개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