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 갔다. 안부 편지 몇 통을 보냈다. 올해는 지인들에게 편지로 안부 인사를 전하고 싶었으나,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아 겨우 몇 통을 썼다. 다 쓰지 못한 이유 중에 ‘바빴다’는 것은 맨 마지막 이유다. 쓸 사람은 많았으나, 또 다른 이유로 쓸 사람이 없었다. 요즘 같은 때 편지를 전하는 일을 상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사람, 한가한가 보네.’ ‘뭘 거추장스럽게 편지람.’ ‘나도 편지로 답해야 하는 거야?’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민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나름 잊고 싶지 않은데 연락이 뜸해져 편지로라도 마음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것마저 상대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어 망설여진다.
아무튼 이러든 저러든 흉으로 보지 않을 사람, 내가 그저 믿는 몇 사람에게 편지를 썼다. 긴 이야기보다는 시 한 편을 적어 넣기도 하고, 책갈피에 넣어두었던 계수나무 잎이며 자작나무 잎에 응원의 말을 적어 끼워 넣기도 했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계수나무를 찾아가 잎을 받아온다. 마치 솜사탕 가게에 가 솜사탕을 사 오는 느낌이다. 계수나무 잎에서 나는 달큰한 향은 자꾸 코를 흠흠거리게 만든다. 책 사이에 끼워 놓으면 한동안 책에서도 솜사탕 향이 난다.

우체국에 갔더니 배송료도 많이 올랐고, 우표 대신 스티커를 붙이기에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요즘은 우표를 쓰지 않는단다. 편지를 쓰는 사람도 없으니 기념 우표나 조금 발행할 뿐, 우표도 없다는 대답이었다. 그렇다면 우표에 담긴 그 많은 이야기들도 사라지겠구나 싶었다.
우표가 사라지는 일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지만, 계수나무 잎을 따서 책갈피에 넣어 말리고 솜사탕 향이 사라지기 전에 편지 속에 넣어 보내는 일은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누구라도 혹 솜사탕 향이 나는 계수나무 잎이 든 편지를 받고 싶으시다면 메일로 주소를 알려주시길. 그러면 기꺼운 마음으로 편지를 보내고 싶다. 올해가 가기 전에.
신솔원
시인/ 전북작가회의, 한국동시문학회 회원
문 밖에서 만나는 나무와 풀, 곤충을 사진에 담고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