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기간
2025.11.3 ~ 2026.2.28
장소
노블한방병원 2층 갤러리 노블
기획·주최
사단법인 이음예술문화원
"노블갤러리 초대기획전의 두 번째 전시는 일상 공간 속에서 예술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김정배 작가의 원화들은 병원이라는 장소 안에서 새로운 감정의 여백을 만들어냈다.“
노블한방병원 갤러리 노블이 마련한 노블갤러리 초대기획전의 두 번째 전시로, 사단법인 이음예술문화원은 글마음조각가 김정배 작가의 개인전 《내 마음의 풍경-색과 감저의 대화》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시화집 『이별 뒤의 외출』 속 그림과 문장을 기반으로 구성된 원화전으로, 병원이라는 일상 공간 안에서 예술이 어떻게 머무르고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기획이다.
김정배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선, 명확한 색 대비, 크레용과 파스텔의 질감을 중심으로 감정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특징이다. 표정도 복잡하지 않지만 여운이 남는 인물들, 일상적인 사물과 친숙한 동물이 반복 등장하며 작가의 감정적 언어를 형성한다. 책 속에 있던 그림들이 실물 원화로 전시되면서, 관람객은 시집과 전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구성 방식은 여섯 점의 소품을 한 액자에 담아내는 ‘옴니버스 형식’이다. 개별 작품은 각각 독립성과 해석의 여지가 충분하지만, 하나의 프레임에 배치되면서 또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인물, 동물, 사물, 추상적 기호가 얽히고 분리되며 장면 간 흐름을 형성함으로써 관람자의 감정선도 함께 이동하도록 한다. 작품은 단일 소품으로도, 여섯 작품이 묶인 옴니버스 구성으로도 소장할 수 있어 관람객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갤러리 노블은 병원 내부에 위치한 열린 예술 공간으로, 방문객들은 치료나 대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시에 참여하게 된다. 의료적 긴장감 속에서도 예술이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역할을 하며, 병원을 찾는 이들에게 시각적 여유와 정서적 환기를 제공한다. 이는 노블갤러리 초대기획전이 의도하는 ‘일상 속 예술 접근성 확대’라는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① 6점 옴니버스 구성 작품
새, 고양이, 인물 등 일상 소재를 직관적인 형태로 재해석해 하나의 서사처럼 배열한 전시의 대표 구성이다.
② 가로형 옴니버스 작품
시화집 속 이미지와 실제 원화가 맞닿아 있는 구성으로, 책의 장면이 실물로 확장되는 전시 의도를 가장 잘 보여준다.
③ 옴니버스 구성 작품 2
강렬한 색 대비와 단순한 형상이 조화를 이루며 전시장의 시각적 중심을 만들어내는 작품군이다.
④ 옴니버스 구성 작품 3
기호적 이미지와 반복된 소재로 작가의 상징 체계를 드러낸다. 실제 전시에서 소장 문의가 많았던 구성이다.
⑤ 시화집 속 문장 페이지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 너와 나의 마음이 서러움 하나로 같을지도 몰라.”
원화와 시의 감정선이 직접 연결되도록 전시장 구조 안에 배치되어 있다.
⑥ 책 속 그림과 실제 작품의 비교 장면
책에서 보던 그림과 벽면의 원화를 동시에 마주하는 장면으로, 이번 전시 기획의 핵심인 ‘책 속 세계의 실물 확장’이 드러난다.
노블갤러리 초대기획전 두 번째 전시는 병원 복도 끝 작은 공간에서 조용히 시작됐다. 김정배 작가의 크지 않은 그림들이 모여 더 큰 장면을 만들어내는 전시다. 파스텔과 크레용의 색감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작품들 사이에 놓인 짧은 문장들이 그림의 틈을 채운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건 ‘편안함’에 가까운 감정이다.
전시를 함께 만든 노블한방병원 최연길 병원장은 전시장을 여러 번 둘러보며 “병원에 이런 분위기가 생기는 게 참 좋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이라는 공간이 갖는 긴장감을 잘 알고 있다. “사람들이 병원에 오면 마음이 딱 굳어있어요. 그런데 이렇게 그림들이 걸리면, 환자도 보호자도 잠깐이라도 숨을 고를 수 있죠. 그게 이 공간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는 단순히 꾸미는 작업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또 다른 방법에 가깝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도 노블갤러리만의 색이 쌓이길 기대한다.
“이번 전시가 두 번째인데, 이 흐름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병원이라는 장소에서도 좋은 작품들을 꾸준히 만난다면 시민들이 예술을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지 않을까요?”
김정배 작가의 작품은 크기가 작고 형태도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결코 가볍지 않다. 여섯 점의 그림을 한 액자에 담아 구성한 옴니버스 작품들은 작은 장면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방식이다. 전시장에서도 이 작품 앞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사람이 많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음예술문화원은 그림이 병원이라는 장소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길 바랐다. 그림이 꼭 미술관에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누군가의 하루를 지나가는 길목에 있더라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기획자는 작품을 걸며 그런 생각을 더 확신하게 되었고, 사람들이 진료 대기 중에도 그림 앞에서 한 번 더 시선을 두고, 시집을 넘겨보는 모습을 실제로 보았기 때문이다.
전시 이벤트도 소소하게 준비되었다. 마음에 남는 그림이나 문장을 사진으로 찍고 SNS에 올리면 쌍화탕을 선물하는 방식이다. 전시를 조금 더 즐겁게 경험하도록 만든 장치다.
노블갤러리의 두 번째 초대전은 그렇게 병원 한쪽에서 꾸준히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앞으로 어떤 작가의 작품이 이 공간을 채우게 될지, 기획자의 마음도 살짝 앞서가고 있다.
예술이 특별한 곳에만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일상의 한가운데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전시가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