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 보고 출근, 저녁별 보며 퇴근’
“저와 남편 그리고 배달 직원 1명, 설거지 1명, 주방에서 2명, 보조 1명 총 7명이 열심히 땀 흘리는 작지만 소중한 공간입니다.” 엄마의 손맛으로 반찬을 만들어 배달하는 ‘반이랑 찬이랑’ 김수정 대표가 동고동락하는 직원들을 소개한다. 매주 일요일 하루만 제외하고 매일 반찬 만들기 전투를 벌인다고 말한다. 그만큼 힘들다는 말일 것이다.
하루 전날 미리 필요한 식자재를 주문한다. 다음 날 새벽에 신선한 재료를 세척하고, 다듬고, 삶고, 끓이고... “한겨울에도 땀으로 목욕해요. 한 공간에서 몇 시간씩 반찬을 만들다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저와 직원들은 새벽 4시 30분까지 업장에 도착해야만 제시간을 맞출 수 있어요.” 개인마다 시차가 있겠지만 김 대표는 보통 새벽 3시에 기상해서 일과를 준비한다. 샛별을 보며 출근하고 저녁별 보고 퇴근한다.
“아침 식사 반찬 배달은 오전 9시에 출발한다. 배달만 전담하는 남자 직원과 저와 남편도 배달하는 데 구역이 달라요. 남직원은 주로 나운동, 미룡동, 소룡동을 돌고 남편은 조촌동, 경암동, 내흥동 등 가게 주변 지역을, 저는 사정동, 회현, 옥산, 개정 등 외곽지역을 맡고 있지요.” “한번 나갈 때 150여 개 정도 돼요. 전체 7~80%가 거의 고정 고객들입니다.” 김 대표와 직원들은 반찬을 배달하고 12시 30분에서 1시 사이, 30분 동안 번개처럼 점심을 해결한다. 저녁 배달 반찬을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입맛, 물가 인상 고비용-그래도 고객을 위해’
조리에 들어가는 식자재의 신선도 유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음식 만들기 전 과정에 철저히 신경 쓰며 관리에 최선을 다한다는 김수정 대표. “가게가 40여 평 정도 돼요.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음식 만드는 곳이라 당연한 일이지만, 그리고 한번 잘못되면 재료나 음식물을 버리거나 폐기처리 하죠. 피해가 엄청나요. 그런 일은 별로 없지만 사전 예방 차원이라고 할 수 있죠.” 김 대표의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미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물가가 엄청 올랐잖아요? 정해진 비용(현재 1인당 5천 원 정도)에 가격 맞추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게 현실에요. 고객마다 선호하는 입맛도 더 다양해지고 갈수록 요구하는 것도 많아져요.” 업계의 사정에 대해 말문을 연다.
“군산에 반찬 배달업체가 5~60개 정도 있어요. 거의 영세하기 때문에 폐업도 자주 하고 또 창업도 이어지고. 대략 그 정도 업체가 유지되는 것 같아요. 업체 사이에 경쟁이 치열하다. 체인점은 평균 7천 원 선에서 배달돼요. 우리하곤 차이가 많죠.
“우리는 자영업자나 가게에서 혼자 장사하시는 4~50대 고객들이 많아요. 이분들 중심으로 가는 것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없어요. 기본 반찬 구성(국, 나물, 조림, 볶음, 전, 김치)이 제일 어려워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세끼 모두 달라요. 젊은 계층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반찬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배달할 때마다 늘 이해를 구하고 적절하게 또 합리적으로 대처하고 있어요. 더 노력해야죠!”
“그래도 우리 가게를 오랫동안 이용해주시는 고객들에게 너무나 감사드려요. 처음 창업할 때부터 지금까지 찾아주는 고객(김 대표는 군산양조공사를 꼽았다.)들이 많아요. 그분들을 보고 현실적으로 어려워도 우리 고객만 보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고 싶어요.” 김 대표가 고객들께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는다.
‘새로운 도전, 안 아프고 오래 가고 싶어’
김 대표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엔 더욱더 심각하다. 고물가시대, 직원들 인건비에 배달 차량도 3대나 운행하며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추석 명절 후에 500원 정도 인상이 불가피해 보여요. 전체 고객의 20% 정도 빠져나갈 걸 예상해요. 그래도 조심스레 해봐야죠.” 김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다.
김 대표는 반찬가게를 하기 전에 나운동 금호 어울림 아파트 근처에서 정육점을 10여 년 정도 운영했다. 동네 고깃집처럼 소규모 규모로 운영하다 보니 점차 대형화되는 전문 정육점이나 식자재 마트가 우후죽순처럼 오픈하면서 도저히 경쟁할 수 없었던 가슴 아픈 기억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소규모로 장사하다 보니 늘 힘들고 뒤처지는 것 같아서 스스로 많이 부족함을 느껴요. 친한 언니의 소개로 늦게 시작했지만 반찬가게가 제 천직인 것 같아 열심히 하자는 다짐을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해요.”
“퇴근 후 밥집을 자주 가요. 고객들이 찾는 맛있는 반찬을 만나서 먹어보고, 우리 가게에 필요한 점을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계속하고 싶어요. 또 그게 저의 낙이라고 생각해요.”
“작업이 정말 힘들어요. 그래서 직원들이 가족처럼 지내요. 오랫동안 함께 해왔으니 앞으로도 서로 안 아프고 오래오래 반찬 만들고 싶어요, 맛있는 반찬으로 고객들을 잘 모시겠습니다.” 장사하며 돈을 버는 사업주보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정성을 들여 만들고 내 가족과 이웃에게 한 끼의 식사를 보시하는 진짜 ‘엄마의 손맛’으로 살아가는 정겨운 사람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인터뷰를 마치고 서둘러 배달차에 반찬을 싣고 고고씽씽 달려가는 김 대표의 표정에서 열정과 뭉클함이 전해졌다. 김수정 대표 파이팅!
‘엄마 손맛 반이랑 찬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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