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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순 시인의 ⌜마음치유, 공간으로의 초대⌝
글 : 김선순 /
2025.10.15 11:47:10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오늘의 시>

 

멀리서 빈다 /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당신과 잇는 마음치유의 순간>

 

가을이 문 앞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스며든다.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자연스레 사람들을 그리워하게 한다.
잘 지내니?”
건강은 어때?”
짧은 안부 한마디가 마음 속 묵은 시간의 무게를 녹인다.

 

엄마는 늘 같은 말을 건넸다.
밥 먹었니?”
어디 아픈 데는 없고?”
질문은 단순했지만, 그 안에는 밥 냄새 같은 온기가 있었다.
나는 그 다정한 말 속에서 자랐고

지금도 문득 그 말을 떠올리면
가슴이 금세 촉촉해진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말을 주고받는다.
그러나 마음이 담긴 말은 생각보다 드물다.
익숙함에 기대 말을 생략하고
조심스러움에 말을 아끼다 보면
말은 있지만 마음이 빠진 빈말이 되곤 한다.

 

그렇다면 치유란 무엇일까.
때로는 단 한마디 다정한 말이 깊은 상처를 감싼다.
위로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는 태도다.
상대의 순간을 이해하고자 하는 말,
그의 마음에 다가가려는 말은 언어를 넘어 울림이 된다.
그 울림은 오래도록 가슴을 덮어준다.

 

말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다리다.
거기에 마음이 더해지면
그 다리는 더욱 넓고 단단해진다.
서툰 표현이라도 진심이 담겨 있다면 마음은 그걸 알아챈다.
어쩌면 다정한 말은
언어를 빌린 마음의 온기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묻는다.
나 자신에게는 어떤 말을 건네고 있는가.
실패했을 때, 주저앉고 싶을 때,
나는 내게 어떤 말을 하는가.


많이 힘들었지

충분히 애썼어

 

다정한 말, 자기자비의 말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먼저 다정해질 수 있을 때
타인에게도 자연스레 부드러워진다.

 

시는 그런 다정한 말을 배우게 해주는 좋은 길동무다.
시는 마음이 머무는 언어다.
한 편의 시를 읽고 나면
이름 없던 감정이 조용히 이름을 얻고,

이름을 얻은 마음은 조금씩 가벼워진다.
그것이 시가 가진 치유의 힘이다.

 

가을이 한껏 깊어가는 오늘,
내게 한마디 다정한 말을 건네보자.
충분히 잘하고 있어.”
기다릴게, 천천히 와도 괜찮아.”


말은 아주 작지만,

그 안에서 마음은 자란다.
안부는 사랑이고,

사랑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곳
내 마음에서 시작된다.

 

나에게 건네고 싶은 다정한 한마디는?”

마음에 남은 누군가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은 안부는?”

 

김선순 시인

군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시치료독서치료전문가

봄봄문학상담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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