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명품 ‘박대’가 종합건설회사의 이름으로 나왔다.
생선 이름이 건설회사의 간판으로 새겨지다니 매우 이례적이다.
군산을 대표하는 여러가지 지명과 명칭이 있지만 ‘박대’가 군산 앞 바다에서 나는 특산물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래서일까. 이 지역민들이라면 모두가 호감을 느끼는 회사 이름이 될거라 예상된다.
20여 년 전, 보증 채무로 회사를 모두 날렸으나 주변에 피해를 끼치지 않아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케릭터가 만들어진 이기송 대표.
그가 농촌 활력 사업의 중심지로 친근감이 있는 성산면의 깐치멀 마을 한 쪽에 사업장을 짓고 지난 5월 16일 개업식을 가졌다.
이 대표는 수중공사와 해양공사를 전문 영역으로 재도약하려는 사업 비전을 갖고 있다. 그 때문에 ‘박대’가 바다에서 살듯 사업의 방향성이 뚜렷하다는 소리도 듣고 있다.
폐업과 창업, 그리고 재도약을 거치면서 해양공사, 수중공사의 영역을 굳혀 나가고 있는 게 바로 (주)박대종합건설, (유)양지해양개발이다.
바다와 관련된 관급공사의 설계와 시방서 등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려는 그의 역할이 중요하다.
보증채무로 전 재산을 날렸지만 끝까지 책임진다
서광종합건설, 화담건설, 양지개발 등 3개 회사를 운영하던 지난 2003년, 거액의 채무 보증을 섰던 저축은행이 파산되면서 계속해서 압류가 들어왔다.
실제로 돈을 쓴 채무가 아니었기에 그 돈을 갚다 보면 ‘깨진 독에 물 붓기’식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사업체가 망하거나 없어지면 대부분의 사업주들은 채무 변재를 회피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기송 대표는 20여년 전 회사를 폐업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을 해준 분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줬다.
“그 당시 ‘양지개발’을 해양, 수중공사를 하려는 생각으로 ‘해양’을 중간에 넣어서 ‘양지해양개발’이라는 전문건설회사로 다시 만들었죠. ‘양지’라는 이름을 남겨서 혹시라도 돈을 받지 못한 피해자분들이 다시 찾아 올수 있도록 한거죠.”
3개 회사를 폐업한 이후 3년이 지난 2006년 면허가 철콘뿐인 전문건설업체를 만들었다. 그러자 일거리가 넘쳐났다. 토공, 수중, 석공 등 면허 종목이 늘어났다.
먹고 살기 힘들 때였다. 장비업체, 인력업체 등등 갚아야 돈이 산더미였지만 벌리는 대로 조금이라도 갚으려고 했다.
그런 마음이 통했을까. 단종 사업자였지만 선배가 운영하는 송산건설을 비롯한 주변 건설회사들이 모두 나서서 도와주었다. 참,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박대’종합건설이라고요?
요즘 건설 경기가 심상치 않다. 관급공사 위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이기송 대표 또한 위기를 맞기는 마찬가지이다.
군산과 전북지역에서 해양과 수중에서 벌어지는 공사에 대하여 전문 영역을 지켜나가고 있는 (유)양지해양개발. 전문건설이라는 좁은 영역에서 벗어나 ‘박대종합건설’을 창업하고 재도약의 기틀을 만들었다.
군산을 대표하는 건설회사로 성장시키자는 마음을 담아서 군산의 명품 ‘박대’라는 이름을 건설회사명으로 생각했다. 건설경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는 시점에 종합건설의 창업은 이례적이다.
“10억 이상의 일은 종합에서 종합으로 하도급 받을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되었거든요. 해양공사, 수중공사를 전문으로 키워왔으니까 공사비가 커진다해도 충분히 소화해 낼수 있다고 봅니다.”
이기송 대표는 2년여에 걸친 준비 끝에 지난 5월 16일 성산면 산곡마을에 사무실과 주택을 짓고 양지해양개발과 박대종합건설 사무실을 이전했다.
자연환경이 수려한 이 자리에서 건설사 대표가 직접 현장을 뛰면서 공사의 품질을 높이려고 계획중이니 밝은 날들이 있으리라.
해양 토목, 수중공사에서 독보적 위치
(유)양지해양개발이라는 전문건설업체를 만들어 해양공사, 수중공사와 인연을 맺은지도 벌써 20여년이 흘렀다.
현재 공사 중인 관금 공사 현장도 대부분 바다와 인접해 있다.
고군산군도 장자선 도로개설공사(2023년 착공), 고군산군도 무녀선 도로개설공사(2023년 착공), 신덕~개정간 도로 확포장공사(2023년 착공), 대장도 관광기반시설 확충사업(2025년 착공) 등등 현장을 발로 뛰는 중이다.
그는 일을 하면서 설계가 현실과 맞지 않거나 전혀 현장감이 없는 사례가 많다는 걸 알았다. 시방서를 현장에 맞게 바꾸려면 사례를 수집해야 했다.
설계도 마찬가지였다. 물 때를 감안하는 수중 공사 시간을 잡아줘야 하는데 일을 하기 적합한 물 때가 언제인지 전혀 반영되지 않음을 알았다.
이른바 ‘조석표 : 매일의 고조(high water)와 저조(low water)의 시간과 높이에 대한 예보값을 표로 만든 것’에 맞춰서 설계가 나와야 공사비가 헛되게 들어가지 않는다.
주간 공사를 해야 하는지, 야간 공사를 해야 하는지 구분해줘야 하고 그에 따라 품셈도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아니었다.
“바다 쪽의 공사에 대해서 시방서는 물론이고 품셈 등 현실 여건과 동떨어진 설계를 바로 잡는 개척자의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역할을 맡아야 하는 게 바로 ‘박대종합건설’이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건설사업 2대째, 장인정신으로 현장 뛸 터
국가 기관에 근무하다 퇴직하고 나와 중앙건영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운영했던 아버지로부터 호된 경영 수업을 받았던 이기송 대표.
중앙건영은 80년대 전북권에서 시공실적 1위를 할 정도로 튼실한 회사였다. 말하자면 2대 건설사업가 집안인 셈이다.
“아버지는 사업을 키워나갔지만 저는 바다 공사에 대해서 한 획을 그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전문성을 가진 건설회사, 모범적인 해양 전문 회사가 하나쯤 있으면 이 지역에도 도움 되지 않을까요.”
제일초와 남중, 상고, 호원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토목특급기술자 자격을 갖추었다.
20대부터 아버지가 운영하는 중앙건영에서부터 일을 배워 약관의 나이를 넘어서자마자 종합건설과 전문건설을 운영하였던 사업가 기질이 남달랐던 그였다.
거래은행의 파산으로 청춘을 바친 3개 회사를 폐업 정리하고 모든 걸 내려놓았던 그가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하루 아침에 회사를 모두 정리하고 알거지와 다름없었을 때 주변에서 일을 하라고 돈도 빌려주고 일거리도 가져다 주었거든요. 그런 고마움을 갚으려면 제가 수중, 해양 분야에서 만큼은 나름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작은 돈이나 큰 돈이나 모두 소중하다. 혹시라도 공사비를 못 받은 분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이름을 이어가려는 뜻이 담긴 ‘양지해양개발’. 그리고 수중 공사, 해양 공사를 지향하려는 의미를 담은 ‘박대종합건설’.
성산면 산곡리 깐치멀 마을에서 두 회사가 활짝 피어날 날만 남았다.
남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초심’을 그대로
장비는 물론 돈이 되는 것들은 모두 팔아서 인건비와 장비대 등등 일꾼들의 돈을 갚으려고 했던 의리의 사나이 이기송.
“나에게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보답하자”는 그의 초심이 그대로이니 그와 거래하는 모든 사업자들 또한 좋은 기운을 받게 되리라.
“혹시라도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연락해주시면 성실하게 응대하려고 한다.”는 그의 마음이 싱그러운 봄바람을 닮았다.
아내 이현정씨와 딸 윤지양(프로골프 지망생)이 함께 깐치멀 마을 한 켠에서 꿈을 심고 있으니 사업운 또한 봄 볕처럼 성장할 것이리라.
군산시 성산면 깐치멀3길10(산곡교회 옆)
(주)박대종합건설, (유)양지해양개발
(063)454-0724/452-3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