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 몸을 부풀리고 가만히 앉아 있는 흰뺨검둥오리(국립생태원 습지 3월)
주홍색 다리가 매력적인 오리에요. 뺨에 하얀 동그라미가 있는 흰뺨오리가 있다면 하얀 바탕에 줄무늬가 들어간 새라서 흰뺨검둥오리라고 불러요. 겨울철새로 우리나라에 날아왔다가 앙, 여기서 주저앉아 살만하네 하고 눌러 앉아 버렸나 봐요. 여름에도 보이는 텃세가 되었으니 말이에요.
한때 AI 주범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는데 아니라니 다행이지요. 쟤들은 엄마 따라 도로를 횡단하거나 무리 지어 다니는 걸로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일부일처지만, 새끼는 엄마가 키운다고 해요. 뭐 새끼들이 저리 이쁘니 어쩌면 어미가 욕심을 낸건지도 모르겠어요. 지난해 3월, 국립생태원 습지에서 찬바람에 몸을 부풀리고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담았어요. 온라인에서는 어미가 새끼 여러 마리를 거느리고 도로를 횡단하는 귀여운 장면을 찾아볼 수 있답니다. 언젠가 지인의 SNS에는 고속도로에서 오리가 새끼들과 횡단하는 것을 돕기 위해 차를 멈춘 적이 있었다는 글이 있었어요. 댓글에는 위험한 일이니 그러지 말라는 당부의 말이 많이 올라왔지요. 이런 동물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도로에는 생태통로라는 것이 있지요. 잠시 샛길에서 생태통로가 적절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아직 흰뺨검둥오리가 한 줄로 새끼들을 거느리며 이동하는 장면을 직접 담아보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그런 풍경 앞에 서 있고 싶어요. 오리들을 지켜주면서요. 그때는 위험하지 않게 새들이 맘 놓고 이동할 수 있는 그런 곳이길 바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