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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시내에서 금강하구언을 따라 강경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초겨울 햇살에 강물이 드러눕고 물줄기 위 윤슬이 살랑거린다. 강변 길섶에 피어있는 억새를 마주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생생한 기억 하나가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

비단결 바람에 유치원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금강미래체험관(구, 철새조망대) 웅장한 건물 속에 묻혀 든다. 오랫동안 교육기관에 몸 담았던 필자는 매년 이 곳에 아이들의 손을 잡고 체험학습을 왔던 지난 시간을 잠시 불러 세운다.

직장에서 퇴직한 후에는 잊고 지냈던 금강미래체험관을 다시 방문한 것은 양윤선 환경강사와 ‘금강을 보랏빛 물결’로 도시농업네트워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이다.

도시농업네트워크는 도시농업관리사로 이루어져 있는 전문 인력 기관으로 현대인들에게 도시와 자연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건축물의 옥상, 생활 속 공간을 활용해서 농작물, 수목 등, 화초를 재배하고 관리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이가 바로 양윤선 환경강사이다. 양윤선 환경강사는 군산 중앙로에서 나고 자란 군산토박이이다. 5남매 중 둘째 딸로 자라며 부모님을 따라 식물에 관심이 많아 텃밭을 가꾸면서 방송통신대학 농학과에 편입하였다. 식물을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후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생태체험 관련 ‘자연환경해설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남다른 고향사랑은 군산 문화재에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도시농업네트워크 연수

기후환경위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새로 탈바꿈한 금강미래체험관

금강미래체험관에서 시작된 교육은 양윤선 환경강사의 열정으로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연수생들을 사로잡았다. 2003년에 개관한 금강하구 서해안의 넓은 갯벌과 갈대밭에 조성된 금강미래체험관은(구.철새조망대) 겨울철 금강에 서식하는 철새들 관찰 용도의 전시관으로 조성되었으나, 해마다 발생하는 조류독감(AI)과 지구온난화와 문제로 전시와 관람의 기능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지난 2020년부터 금강미래체험관으로 명칭을 바꾸고, 금강의 생태와 기후위기를 소재로 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야외 생태공원으로 구성된 생태와 기후위기 체험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총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주 전시장이었던 본관 1·2층을 금강의 문화관, 금강의 생태관, 미래기후변화관 등 3가지 주제로 개편했다.

제 1관은 금강의 문화관은 금강의 어원, 유적지, 주요 포구와 시장, 먹거리 등 금강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돛배, 나룻배, 뗏목의 모형과 강변시장을 재연한 디오라마, 네온사인으로 제작된 나태주 시인의 시 ‘금강가에서’가 전시되고 있다.

금강가 

                  나태주

비단 강이 비단 강임은

많은 강을 돌아보고 나서야

비로소 알겠습니다.

그대가 내게 소중한 사람임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겠습니다.

백 년을 가는 사람 목숨이 어디 있으며

오십 년을 가는 사람 사랑이 어디 있으랴.

오늘도 나는

강가를 지나며 되뇌어 봅니다.

2관 금강의 생태관은 금강에서 서식하고 있는 여러 가지 생물들을 상류, 중류, 하류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금강 상류의 반딧불이 터널을 시작으로 금강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조류와 포유류의 박제가 전시되어 있고 수족관에서는 금강에서 서식하고 있는 물고기들을 만나 볼 수 있다.

 3관 미래기후변화관은 어린이를 위한 체험위주의 전시장으로 체험관에서 제작한 교구들을 사용해 나무심기, 분리배출, 낚시놀이, 퍼즐 등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다.

3층은 바람뜰마루에서는 금강이 바라다 보이는 야외정원이 있다.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야외정원에 색색이 가을 꽃 국화를 심어 화단을 조성하였다. 어라! 그런데 4층부터 8층은 어디로 갔을까? 공중에 기둥을 세우고 발 한 쪽 들고 서 있는 걸까? 성큼성큼 둥근 계단을 걸어서 올라갔다. 올 때마다 늘 궁금했는데 3층에서 바로 9층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9층은 곤충디오라마관으로 곤충들의 표본과 기후변화가 곤충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전시하고 있으며, 10층은 환경 관련 도서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휴게공간과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11층 전망대는 망원경을 이용하여 먹이 활동을 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해양체험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체험활동

그녀는 폐용기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자제, 친환경 인증제품 구별법, 태양열을 이용한 요리활동, 전기의 자가발전 활용하기 등 많은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중장년 연수생들을 감동시켰다. 생태체험 시간은 연수생들이 자신들의 살아 온 얘기를 하나씩 꺼내 놓으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문화관광해설사 박수진님이 고구마며 계란을 삶아 내놓으니 쫀득쪽득 맛있는 쉬는 시간이 된다.

야외 생태공원은 독수리를 볼 수 있는 맹금사장, 지구의 온실효과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온난화, 기후변화, 자원순환,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체험이 가능한 체험장이 있다. 각 체험장을 돌며 공원 산책과 함께 생태와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배우는 체험이 가능하다. 이러한 체험은 중장년으로 이루어진 연수생들도 매우 진지하게 참여하며 기후위기를 체험하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2024년 참신하면서도 재미있는 상시 프로그램과 가족 참여 프로그램, 군산지킴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함께 하려는 의지도 볼 수 있다. 가을부터 10주간 프로그램으로 금강미래체험관 모든 체험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었다. 30여 명의 연수생들이 심은 소나무 언덕의 맥문동이 겨우내 뿌리를 내리면 내년 여름 금강변도 보랏빛 향기로 물들어 가리라 기대된다.

금강미래체험관에는 금강의 미래가 담겨져 있다.

근래에 입소문이 퍼진 유·초등 체험 프로그램도 금강미래체험관의 중심에 있다. 금강미래험관 플래시몹도 군산지킴이 프로그램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찾아가는 초등 미래교실’의 경우, 기후변화·해양쓰레기·물·자원순환·신재생에너지 등 5개 주제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수업을 진행한다.

‘찾아가는 중등 미래교실’은 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자유학기제를 이용해 신청한 학교가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중학교 진로탐색교육을 찾아가는 프로젝트 수업 중등미래교실을 운영한 것이다.

전라북도 교직원을 대상으로 방학기간동안 기후위기를 주제로 하는 교원연수뿐만 아니라 특히 '겨울철새 탐조 프로그램'은 어도 및 조류관찰소 일원에서 철새 군무를 통한 힐링타임도 12월 정착된 프로그램이다. 

금강미래체험관에서는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방법과 금강의 문화・생태에 대해 배우는 다양한 금강미래체험프로그램운영을 통해 유・소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실천 기능한 대안들을 마련하고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한명의 탈락자도 없이 완주 한 10주간 연수는 군산과 금강,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금강미래체험관이 있다는 것과 훌륭한 강사진, 성실한 군산시민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칠 수 있었다. 체험관을 나서자 어느새 쌀쌀해진 겨울 날씨에 강변 억새들이 하늘거리며 남은 시간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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