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창업자는 호기심이 많아야 한다. 맛에 대해, 음식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아야 메뉴를 발전시킬 수 있고, 장사를 오래도록 영위할 수 있다.
기왕이면 호기심에서 발전해 그 호기심을 풀 수 있는 추진력과 실행력이 겸해지면 더욱 좋다. 말로만 듣고 건너서 보게 되면 곡해를 낳을 수 있다. 그 곡해는 사업을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할 수도 있는 치명적인 오류가 된다.
필자는 몇해 전 폴란드를 다녀온 적이 있다. 세계의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곳에서 식사를 즐기고 또 관광지는 어떻게 꾸며 놨는지 직접 관찰하기 위해서였다. 폴란드에 가면 지하탄광이 있다. 이 탄광이 발견된 것도 특이하다. 목동이 산에 갔는데 무언가를 실수로 어떤 구멍에 떨어트렸는데, 그 공명이 심상치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목동이 구멍 속으로 들어갔더니 온통 소금으로 이루어진 탄광이었다.
현재 이 곳은 소금을 캔 자리를 교회처럼 만들어 놓았다. 탄광 한 곳은 물이 모여 있는데 흡사 저수지와 같았다. 저수지엔 배를 띄우고 스피커를 설치해 베토벤의 운명을 틀어놓았다. 조명 역시 휘황찬란하게 설치 돼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소금광산 저수지는 배를 타고 지나갈 수 있게 해놨다.
필자가 그때 당시 폴란드 소금 탄광에서 받은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조명과 음악, 그 웅장하고 오묘한 분위기는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때의 여행 이후 고객에게 미각만으로 감동을 주기 보다 시각과 청각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것이다.
좌정관천(井中之蛙)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중국 당나라의 문장가 한유의 유명한 글인 <원도(原道)>에서 유래한다. ‘도의 근원을 논한다’는 뜻의 이 글은 세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방법으로 따라야 할 도(道)는 유가(儒家)의 도라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서 전하는 좌정관천은 좁은 시야 안에 갇혀 있어 지식이나 사려가 깊지 못하고 바깥세상이 돌아가는 형편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우리가 음식점을 하면서 바쁜 일상에 치여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돌아 볼 필요가 있다. 관습에 의해 남들이 좋다는 것, 만힝 해보는 것을 자신의 식견과는 상관없이 따라 해보는 것은 아닌지 반추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고루한 말일 수도 있지만 세상은 넓고 배워야 할 것은 많다. 일상 속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발전이 이루어지긴 만무하다. 새로운 메뉴, 질 높은 서비스를 원한다면, 자신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좌정관천의 우를 절대 범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