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을 따라다니는 대표적인 말이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란다. 짐작은 하면서도 궁금했어. 살아서도 죽어서도 천년이란 말. 지금쯤 밖에 나가면 어디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야. 크리스마스트리같이 커다란 나무가 어떤 나무는 빨간 열매를 가득 달고 있지. 주목도 은행나무처럼 암나무 수나무가 있어서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는 암나무란다. 이 빨간 열매는 새들의 먹이야. 안에 씨가 훤히 보이는데 그래서 열매라기보다 붉은 부분은 씨를 덮고 있는 과육이라고 한단다. 먹을 수 있어. 빨간 과육 부분만, 씨는 독성이 있으니까 함께 먹으면 안 된단다.
주목을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한 이유는 오래 사는 나무이기도 하지만 나무가 고사하고도 베어내지만 않으면 천 년은 그 자리에서 그 멋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우리나라 지리산에 가면 이 고사한 주목을 많이 볼 수 있어. 저물녘 고사목을 비추는 노을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말이 더 실감 난단다.
주목(朱木)은 수피가 붉어서 붙여진 이름이야. 수피를 자세히 보면 얇은 수피조각이 벗겨져 떨어지는 것이 보이지. 그 벗겨진 수피를 들여다보면 붉은빛이 환하단다.
우리나라엔 크리스마스 나무로 유명한 구상나무가 있지만 나에게 12월의 주목은 크리스마스 나무야. 붉은 등을 켠 크리스마스트리. 주목 위로 하얀 눈이 쌓은 풍경은
진정 자연이 만든 트리가 되지.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네. 내년엔 주목 꽃이 피고, 주목 꽃가루가 노랗게 날리는 것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주목처럼 푸르고 견고하게 새해를 맞이할 준비도 하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