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gun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메인 메뉴


콘텐츠

홈 > ARTICLE > 사회
군산 궁멀 스테이션
글 : 최영두 / cydnovl@naver.com
2024.12.30 11:56:1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한해도 저물어가는 세밑,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교회의 불빛이 반짝이고 캐럴이 울려퍼집니다. 성탄절이 되면 한국의 예루살렘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교회가 자리한 이 지역에 근대문명과 기독교의 복음을 전해주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떠올리게 됩니다. 선교선을 타거나 말을 타고 복음을 전하며 병자를 치료하고 학교를 세워 근대교육의 문을 열어준 선교사들입니다.

 

구암교회와 구암예수병원

 

군산의 역사적 기록을 보면 개항 전인 1896년 군산의 첫 기독교 예배당이 있었던 곳이 예전 군산진이 있었던 수덕산 기슭의 초가집이었습니다. 이후 1899년 개항과 함께 이곳이 조계지역에 포함되면서 일본인들에 의해 철거당하게 되고 예배의 처소는 지금의 구암동인 궁멀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활처럼 휘어진 금강 하구 구암동산 아래 자리한 궁포와 구암동산 주위의 궁멀(궁을리)은 그때부터 예배당과 병원, 학교가 들어선 선교센터, 서양의학의 도래지, 민족교육의 중심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초가로 지은 ㄱ자 모양의 예배당과 종탑의 모습이 초기 교인들의 모습과 함께 궁멀의 옛 모습을 전해줍니다. ㄱ자 예배당에서 남녀가 나뉘어 설교자를 바라보며 예배를 드리던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주위에 믿음이 깊으신 분들은 밥을 할 때면 성미를 작은 됫박으로 조금씩 모아 어렵던 시절에도 교회에 연보를 하던 기억이 납니다."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 조시탁 문화해설사이 말처럼 댕그렁댕그렁 교회 종탑에서 울리던 종소리를 들으며 논두렁길을 걸어 예배당으로 향하던 이 땅의 신실했던 어머니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구암동산의 영명학교와 멜본딘 여학교

 

초창기 가마니를 깔고 거적을 친 곳에서 부터 시작했던 시골교회는 교인들이 정성을 모아 벽돌을 쌓고 마루를 깔고 종탑을 세운 언덕 위의 하얀 예배당의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도시엔 대형교회들이 등장을 했지만 세월이 갈수록 초대교회 사람들처럼 순전했던 옛 교회 사람의 모습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선교선을 타고 고군산도의 도서지역까지 복음을 전했다는 선교사들의 기록이나 말을 타고 다니다 낯선 푸른 눈의 이방인에게 던진 돌을 맞기도 했다는 에피소드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옛 궁멀스테이션이었던 군산스테이션은 지금은 3.1 운동역사공원(사진)으로 옛 영명학교의 모습으로 지은 군산3.1운동 100주년 기념관과 함께 옛 멜본딘여학교를 본따 지금 짓고 있는 역사영상관을 통해 호남지역 근대문명의 전래지이자 선교센터로서의 역사를 담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1930년대의 구암동산의 전경

 

1930년대 옛 구암동산의 모습을 담은 사진의 모습엔 이곳 궁멀 군산스테이션의 규모와 활동이 잘 담겨 있습니다. ㄱ자 한옥으로 지어진 교회와 안락소학교, 성경학교와 구암예수병원 그리고 근대민족학교의 모습으로 자리잡은 영명학교와 멜본딘여학교의 모습이 당당하게 궁멀 구암동산 위에 꽃을 피워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평양전쟁시 신사참배거부로 학교가 폐교되는 아픔 속에서도 궁멀의 군산스테이션은 면면히 교육의학 등 군산의 근대역사, 3.1민족정신과 함께 이땅을 찾아와 죽기까지 헌신했던 선교사들의 사랑과 소명을 생생히 전해줍니다.

예전 전킨 선교사 가족의 묘가 있었던 자리엔 초기선교사 묘비가 들어서 그들이 떠나온 땅의 흙을 묻어 그들을 기리듯 궁멀 언덕을 오르면 이 땅 선교와 근대문명의 향기를 가슴 깊이 전해줍니다.

한해를 보내는 세밑,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불빛 속에서 이 땅을 위해 헌신했던 선교사들의 발자취와 군산의 근대화의 뿌리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됩니다. 

​ 

최영두님 기사 더보기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닫기
댓글 목록
댓글 등록

등록


카피라이터

주소 : (우)54020 전북 군산시 절골3길 16-2 , 출판신고번호 : 제2023-000018호

제작 : 문화공감 사람과 길(휴먼앤로드) 063-445-4700, 인쇄 : (유)정민애드컴 063-253-4207, E-mail : newgunsanews@naver.com

Copyright 2020. MAGAZINE GUNSAN. All Right Reserved.

LOGIN
ID저장

아직 매거진군산 회원이 아니세요?

회원가입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으셨나요?

아이디/비밀번호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