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눈으로 만나 코끝을 스쳐 입으로 맞이한다. 그래서 음식은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것이다’ 라는 문구가 있다.
삼삼오오 모인 퇴근길 직장인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소주 한 잔, 배꼽 시계가 울리는 동네 주민들의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고기 한 점이 어우러진 ‘미장고깃집’.
지난 10월 4일 미장동 휴먼시아 앞 길목에 개업한 ‘미장고깃집’은 ‘사람 냄새 나는 식당’을 지향한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온 우리 이웃들이 쉽게 문 열고 찾아갈 수 있는 고깃집인 이곳은 서민 음식 ‘돼지고기’를 한 상 가득 내놓으며 손님들의 마음에 쉼표를 찍어 준다. 그리고 말한다 “오늘 하루도 고생했어요.”
가브리살, 항정살
국내산 암퇘지만을 고집
암퇘지는 수컷보다 육질이 한결 부드럽고, 특유의 돼지 누린내도 나지 않기 때문에 암퇘지를 도축해 나온 돼지고기가 더 맛있다.
대부분 동물이 마찬가지로 수퇘지의 경우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축적돼 지방이 잘 쌓이지 않기 때문에 고기가 질기며, 냄새가 심하고, 맛도 별로 없다.
그래서 미장고깃집은 100프로 국내산 암퇘지만 사용해 부드럽고 깔끔한 육질의 고기를 취급한다.
메뉴는 모듬한판 800g(삼겹살+항정상+가브리살+오도독살), 오도독살 200g, 삼겹살 180g, 항정살 180g, 가브리살 180g 등이 있다.
가격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모듬한판을 제외한 전 메뉴는 그램(g) 수에 맞춰 9,000원대부터 1만5,000원대까지 단가를 맞춰 놓았다.
“180g에 1만2,000원대 정도로 책정했어요.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해보고 나니 프랜차이즈 본사에 주는 금액을 손님들에게 되돌려주는 셈이죠. 손님들께서도 계산하실 때 ‘분명 많이 먹었는데 생각보다 저렴하게 나왔다’며 너무들 좋아하세요.”
고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
전용 철판이 나오면 가스불이 켜지고, 철판이 ‘달달달’ 뜨겁게 달궈 진다.
곧이어 버섯, 양파를 불판에 ‘차르르’ 구워 준다. 버섯과 양파의 향이 달큰하게 올라 올 것이다.
김이 모락모락 날 즈음, 쟁반에 나온 고기를 한 무더기 같이 구워 준다. ‘차자작’ 소리가 나면서 육즙이 가득 흘러 나올 때 반찬통에 있는 마늘과 김치를 불판 남은 공간 한켠에 함께 구워 준다.
고기가 잘 익으면 상추를 크게 펼쳐 고기 한 점, 파채 한 젓가락, 쌈무 한 장, 구운마늘 두 쪽(기호에 따라 생마늘도 무관)을 차곡차곡 넣어 쌈을 만든 뒤 한 입 가득 넣어 보자. 하루 동안의 피로가 싹 가실 것이다.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참을 수 없는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삼삼오오 모여 고된 하루를 달래며 소주잔을 “짠” 하며 고기를 즐겨 보자.
고기가 느끼해질 쯤 김치찌개, 냉면, 라면, 계란찜, 누룽지 등을 시켜도 좋다. 불판에 넣고 반찬으로 나온 야채들과 함께 ‘샤샤샥’ 볶을 수 있는 공기밥도 덤.
정성 담은 음식 손님들께 가득 드리고파
음식의 메뉴도 다양하고, 오고가는 손님들도 다르지만 딱 한 가지 편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주인장 전재용 대표의 일편단심.
‘돼지고기’만큼 고된 하루를 지낸 손님들의 밥상메뉴로 인기있는 음식이 또 있을까. 그래서 전 대표는 매장을 찾아 온 손님들에게 정성어린 마음을 담은 한 상을 대접한다.
미장고깃집은 오후 3시 30분부터 손님들을 받는다. 입소문을 타서 그럴까, 일찍 오시는 손님들은 전화를 미리 주고 온다. 음식‧재료 준비는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해 저녁 11시까지 한다. 마지막 주문은 오후 10시까지 받는다.
오후 시간 대부분을 매장에 할애하다보니 몸은 그야말로 피로하다. 개업 소식을 들은 손님들이 쉼 없이 계속해서 밀려 오기 때문에 테이블을 치우자마자 다시 꽉꽉 들어찬다.
“가게를 찾아오시는 손님들 대부분은 근처 아파트 주민들이에요. 고기에 술 한잔 하고픈 우리네 이웃들이죠. 일을 끝내고 지친 몸을 이끌고 오신 직장인분들, 밥 짓기 귀찮아 오시는 손님들 등등 우리 가게를 믿고 오신 분들인데 한 분 한분 모두 귀하게 대접해드려야죠. 몸은 힘들어도 ‘맛있게 먹고 간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피로가 싸악 가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