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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명수 어촌계협의회장과 20개 어촌계장 ‘한 목소리’
글 : 채명룡 / ml7614@naver.com
2024.10.24 09:55:09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2차 전지 기업 폐수, 서해 직방류 ‘절대 반대’

 

공공처리장도 짓고, 어민들이 감시하게 보장해야 

 

군산의 수산·어민들이 뿔났다. 정부가 서해 연안에 2차 전지 기업들의 고염도 폐수를 직방류하기로 사실상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4일부터 시작된 새만금개발청 앞 한 달 동안의 시위를 마치고 2단계 시위를 구상하고 있는 군산시수협 어촌계협의회.

군산의 수산인, 특히 일선 어민들의 편에서 싸워 온 어촌계협의회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어려울 때마다 어민들의 편에서 중심을 잡고 싸워 온 단체가 바로 이 협의회이다. 말하자면 궂은 일만 도맡아 온 셈이다. 

새만금의 해상경계선 문제로 이웃 지자체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 약 500척의 어선을 이끌고 해상 시위에 나섰던 게 바로 어촌계협의회.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어민들의 생업과 생계를 위해 맨 앞에서 뛰어 온 단체도 이들이다.

 


 

심명수 협의회장 3연임에 어촌계장들 힘 모아줘

“지역 현안을 더 열심히 챙기라는 뜻”

 

수협 산하의 21개 어촌계, 4,492명의 어민들이 참여하는 이 협의회는 명실공히 수산인과 어민들의 대의 기구로 꼽힌다.

심명수 어촌계협의회장(한국자율관리어업 전북회장)이 올 8월말로 4년의 임기를 마쳤으나 협의회원들이 요청에 의해 3연임이 결정되었다. 

심 회장의 어께에 2차 전지 폐수방류 저지 등등 산적한 현안을 얹어주었기에 어촌계장들은 전적으로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지역 어민과 수산업계가 그에게 한 번 더 봉사하게 만든 셈이다. 심 회장은 “지역 현안을 더 열심히 챙기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협의회는 전체 어촌계원들의 의사를 계장들의 민주적으로 조율해 나가는 특징이 있다. 

정부 기관을 상대로 대안 모색을 요구하여 온 심 회장의 역할 또한 어촌계원들의 지지를 받았으며, 시위 준비와 정부 상대 대안 모색 등의 성과 또한 나름의 설득력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만금개발청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면서 최근 새만금 내부에 정부가 공공처리장을 만드는 가칭 ‘2차 전지 오염수 대책 TF팀’을 만들자는 안이 나오게 만들었다. 

이 지역 5천여 수산·어민들을 대변하는 어촌계협의회는 심명수 협의회장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뛰기로 했다. 

 


 

20개 어촌계가 모인 어촌계협의회

사실상 어민들의 대의기관으로써 결집된 힘 모아줘

 

지난 50년~60년대 수협의 조직이 지금처럼 만들어지면서 단위별로 만들어진 어촌계를 모아서 협의체를 구성한 게 어촌계협의회이다. 

수십년 동안 함께 살아 온 20개 어촌계는 끈끈한 인맥과 조직력이 자랑이며, 삶을 같이 해왔던 동료 선·후배 어민들이 있기에 탄탄하다. 

협의회는 말 그대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자리이다. 수협의 정책과 정부의 정책이 어긋날 경우 협의회는 어민들의 실제 소리를 대변해 주는 역할을 하여 왔다.

어촌계의 회장들은 지역을 대표하기도 하지만 수협의 최일선 협력 단체로써 그 역할을 다해 온 셈이다. 

어촌계협의회는 비응도(심명수/협의회장), 임대일(장자도/총무), 이건주(관리도/감사), 동부(홍민호), 서부(최종철), 하제(조헌철), 어은(박만길), 옥선(김명원), 월연(이양원), 개야(신창주), 연도(신동환), 어청(이상철), 야미(김상래), 신시(이영집), 선유(임동준), 무녀(정영문), 방축(추영길), 명도(안용운), 말도(박해열), 비안(최광섭), 대야(백공석) 등 모두 21개 어촌계로 구성되어 있다.

수협의 우군이기도 하지만 수협에서 나서지 못하는 어렵고 힘든 일, 정부를 상대로 하는 ‘악역’ 역할을 이 어촌계협의회가 맡아 왔다. 그렇기 때문에 어촌계장들의 힘과 권위가 존중되어 왔다.

 


 

2차 전지 기업들의 ‘고염도 폐수’ 직방류라고요??

절대 안되고, ‘무방류 원칙’이 지켜져야 

 

어촌계협의회는 2차전지 고염도 폐수 서해 연안 방류 계획 철회를 위해 싸우고 있다. 이런 저럼 말들이 많지만 기본 조건은 ‘무방류 원칙’이다. 

지난 8월, 2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벌어진 새만금개발청 앞 어민 시위는 어촌계협의회의 역량을 보여주는 시험대였다.

어촌계장들이 모두 참여했으며, 각 어촌계별로 서해 연안의 미래를 좌우할 폐오염수 방류 반대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어민들은 "새만금개발청이 현행법상 업체가 배출허용기준만 충족하면 폐수를 바다로 방류할 수 있다고 하지만 기준이 되는 53개 항목 외 다른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기준이 없고 생태독성 기준도 2차전지 폐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새만금 2차전지 기업에서 발생하는 오염폐수가 서해바다로 방류된다면 어민들의 삶의 근간이 된 바다가 오염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수산업과 어업인의 생존권은 궤멸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다”고 성토했다.

심명수 협의회장은 “2차 전지 사업의 경우 고염도 폐수가 나와서 미생물이 분해 할 수준이 아니다.”면서, “어떻게 처리할 지도 모르는 폐수를 바다에 직접 방류를 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심 회장은 “새만금이 군산과 김제 부안이 권역이 나누어졌다고 하지만 2차 전지 기업 혹은 기업들이 입주하여 배출되는 오·폐수의 경우 모두 군산시 해역으로 나오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시 말하면 새만금 내부에 폐수 처리장이 들어선다고 해도 최종 배출은 군산시 해역으로 나가기 때문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군산의 어민들이 지게 된다.”는 것이다. 

 


 

안전하다고요(????)

그렇게 안전하면 마실 물로 쓰시던가요...

 

어민들의 주장은 서해 연안으로 이 2차 전지 공장의 고염도 폐수가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심 회장은 “하루 약 10만톤 정도로 예상되는 고농도 염폐수를 고군산과 군산 인근 서해 해역으로 직방류 하는 것만은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준치가 안전하다는 개발청과 기업들의 입장은 그들만의 입장이며, 어민들은 서해안의 수산 자원들의 판로가 막힐 게 뻔하게 내다보이는 이번 폐수 방류는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기업이나 정부나 안전하다는 기준에 맞게 처리하여, 엄청난 부지가 있는 새만금의 다른 부지에 가둬 놓고 재활용하든지 무방류하라.”고 덧붙였다. 

폐수의 농도를 방류 기준에 맞춰 물을 희석시켜서 배출한다고 한들 오염 물질의 총량은 연안으로 계속 쌓여갈 것이라는 우려섞인 진단도 했다. 

A기업처럼 증발식으로 우선 처리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증발식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대기환경 오염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증발식으로 관리하는 데 연간 200억이 들어간다는 주장도 나왔다.

심 회장은 “새만금에 공공처리장은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회사 안의 폐수 처리장에서 처리된 오염수라고 하지만 반드시 공공처리장을 거쳐서 과학적으로 정화 처리되거나 관리되어야 한다. 그게 국가가 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어촌계협의회의 ‘3가지’ 주장

한정어업면허→일반면허로, 약속한 2천ha 제공, 기업 이익 어민에게 환원

 

그는 협의회와 함께 ‘우리의 3가지 주장’을 했다. 무모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그 첫째는, “새만금방조제 공사를 하면서 내 준 한정면허를 이제 공사가 완료되었으니 일반 면허로 풀어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이유로 그는 “정부는 이 지역 어민들의 어장을 빼앗고 삶을 앗아갔다. 새만금 일대에 방조제 공사를 하기 위해서 한정면허를 주어 어민들의 목을 죄어 왔다. 언제 종료될 지 모르는 면허이기 때문에 바다에 투자가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어민들의 발목을 잡고 어촌계 소멸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하나는, “새만금 방조제 공사 당시 막고 나면 서민들을 위하여 수산 용지 2천 헥타를 주기로 한다는 협약서가 군산시에 보관되어 있다. 어민들에게 당초 약속대로 내수면 어업을 할 수 있도록 약속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그는 “새만금 개발 당시 처음엔 농림부에서 어민들에게 2천 헥타를 반영하기로 했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빼앗아 갔으니 합의서로 약속하여 남겨진 어민들이 이용할 땅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수면 어업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대체 어장’ 방식의 대단위 내수면 어업이 이 곳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세번째는 “2차 전지 업체들은 기업 이익에서 어민들을 위한 환원사업, 즉 소득 증대와 어장 보호를 위한 장치를 제도적으로 하고 실제 어민들이 환경 감시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장이다. 

심 회장은 “2차 전기 입주 기업들이 수산자원 확충 위한 종묘 사업, 어족 자원 늘리는 사업, 어장 환경을 위한 환경 정화 사업 등등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또한 “기업들이 폐수를 관리하고 방류하는 과정, 즉 환경 감시에 어민들이 직접 참여도록 기업들이 제도적으로 보장해 달라.”고 했다. 

예를 들어 생산하는 기업들이 어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해당 기업들이 비용과 급여를 제공하고, 어민들은 상시 감시자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해달라는 것이다. 

 

내 일처럼 함께해준 어민들께 ‘감사 또 감사’

우리의 주장 관철 안되면 ‘제 2의 해상 시위’가 벌어질 것

 

집회는 한 달 연기해 놓았으나 성어기가 된 만큼 어민들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숨통을 터주어야 했다. 가칭 ‘2차 전지 오염수 대책 TF팀’을 만들기로 성과도 낸 터였다.

아직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는 “TF팀에는 전북특자도 환경국장, 군산시청, 개발사업국장, 군산시수협, 어촌계협의회가 참석했으며, 다음 회의부터는 환경부와 학계 인사를 참여 시켜 의제를 정하고 논의를 해 나가기로 잠정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바다의 수확기는 9월부터 시작된다. 금어기가 막 풀리기 시작하는 8월 중순에 어민들의 시위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촌계협의회에서 결정한 사항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으며, 어민들이 결집된 역량을 발휘한 것이다. 협의회의 발전을 위해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다. 

지난 9월 12일 어촌계협의회에서는 생업에 매달릴 어민들을 위한 방안이 논의되었다. 

심 회장은 “TF팀이 구성이 되었고, 여기에서 의견 반영이 안되면 우리의 의견을 관철할 수 있는 시위 등 강한 방법을 다시해도 되지 않겠느냐.”라고 의견을 냈다.

“지금 어민들은 매우 어렵거든요. 고수온으로 인해 바다 어장도 만만치 않아요. 생업에 종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그러면서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차 전지와 관련해서는 정부는 커다란 반대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걸 잊으면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어촌계원님들이 바다가 위기라는 데에 공감을 해주고 새만금 내측이나 외측이나 위기이며 ‘모두가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어요. 정말 감동했고, 시위장에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심명수 협의회장과 어촌계장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맞은 군산 앞 바다를 지켜주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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