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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산군도의 등대 섬 말도
글 : 박세원 / hamp38@hanmail.net
2024.07.26 15:26:10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말도 등대 탐방 및 고군산군도 섬길 트래킹 행사 참여


고군산군도 섬길 트레킹에 참여하다.

 

장마가 시작되려나 어젯밤부터 일기예보가 심상치 않다. 새벽에 눈을 떴을 때에도 동녘 하늘에 가벼운 먹구름이 슬며시 얼굴을 내민다. 오늘은 『제1회 대한민국 등대주간』을 기념하여 말도등대 탐방 및 고군산군도 섬길 트레킹 행사가 있는 날이다. 일행과 함께 장자도에 집결하여 주최 측인 『군산지방해양수산청』의 안내를 받았다. 

장자항을 떠나 뱃길 따라 20리 바다는 잔잔했다. 광활한 바다에 수호신들이 울타리를 치고 한반도 남쪽을 에워싸고 있다. 배에서 바라본 고군산군도는 파란 바다에 초록 섬들을 옹기종기 떠 있었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방축도를 지나면서 광대도, 명도, 보농도, 말도를 끝으로 섬섬섬들이 아름답게 펼쳐졌다. 

뱃머리에 앉아서 시원하게 달리는 뱃길을 뒤로 한 채 마주하는 섬들과 인사를 나눴다. 하얀 파도가 먼저 맞아 준다. 장자항에서 40여 분을 달려 드디어 끝섬, 말도에 도착했다. 

이번 고군산군도 섬길 트레킹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었다. 더구나 등대 탐방은 생소한 여행으로 무척 설레고 기대가 되었다. 고군산군도 섬길은 명도·보농도·말도 3개의 섬과 이를 잇는 2개의 인도교로 연결되어 있었다. 트레킹 코스답게 가파른 산 정상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가는 코스였다. 숨은 턱까지 차 꺽꺽대고 온 몸은 땀으로 젖었다.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TV에서 보았던 비취색 비경이 펼쳐졌다. 거북바위가 수만 파도 사연으로 갑각류의 등딱지 같은 세월의 두루마기를 걸쳤다. 잠자리는 푸른 섬의 주인이 되어 말도와 보농도 사이를 잇는 다리 위로 날아간다.

유구한 역사를 휘감고 바다를 지켜 온 바람이 일어났다. 그리움의 무게만 한 파도와 함께 멀리서 뱃고동 울리며 여객선 한 척이 힘차게 들어온다. 고군산도 섬길 트레킹 코스는 오르고 내리고를 두 번 반복하며  배 시간에 맞춰 마무리 되었다. 

   

말도-보농도 연결 다리


고군산군도의 끝섬 말도

 

말도는 고군산군도의 끝에 위치해 ‘끝섬’이라 불리는 섬으로 오래 전 난말도(蘭末島)라 불렸다. 이곳 말도에는 조선시대 중엽 쯤 심판서라는 사람이 한양에서 귀양 오면서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했다. 현재 말도에는 36세대 50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민박집을 겸하고 있는 고두만 이장도 4대 째 이곳 말도에서 거주하면서 마을 구석구석을 살피며 주민들을 돕고 있다. 이장님은 어선 2척을 소유한 어업종사자가 본업이라고 강조한다. 다행히 대처에 나가 있는 둘째 딸이 귀향하여 가업을 이을 것이라 하니 젊은 꿈이 대견하다. 주민들과 저녁 식사를 나누며 섬사람들이 살아가는 방법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섬사람들은 무엇보다 환자가 병원 가는 일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다행히 섬에는 월 2회 병원선이 순회할 때 의사, 한의사가 승선하여 주민들의 건강을 살펴주고 상비약을 처방해 준다. 물론 말도에 학교는 없으나 육지로 공부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주거와 교육에 소요되는 교육비를 부담해 준다.

 

습곡 구조의 바위

 

섬의 대부분은 구릉지로 바위 몸뚱아리는 하나하나 그 생김새가 희귀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암괴석은 억만년 세월에 눌려 허리 한 번 펴보지 못한 채 구불구불 습곡지형으로 구불문양을 새기고 있었다. 암벽타고 내려오며 수 십리 깎아 내린 절벽에는 ‘코끼리 형상’이 보이기도 하고 ‘연인을 안고 키스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중생대 쥐라기에 형성된 이곳을 ‘군산말도 습곡구조’라 하는데, 고군산도 해양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말도 앞 바다의 파도

 

 

이곳 말도는 작은 섬이지만 매우 중요한 섬으로 황금어장을 갖추고 있다. 성어기에 주변 해역은 주로 해삼, 전복을 양식하며 광어, 도다리, 놀래미 등 다양한 어종이 잡혀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불편은 육지로 나갈 수 있는 배편이 1일 2회에서 3회로 증편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다. 더구나 조금만 기상이 나쁘다면 운항을 하지 않아 불편한 점이 많다. 섬에 고립된다는 느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날이었다.

 

말도 등대

 

 

등대 여권을 가지고 말도 등대를 향하여

 

말도 등대! 서해상을 따라 올라가는 뱃길의 이정표가 되어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무인 등대로 원격 조정한다. 등대를 찾아 발걸음을 옮길 때 마침 노을이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고 있었다. 천년송, 이곳 토끼섬 정상에 단 한 그루 소나무 천년송이 서있다. 750년 모진 풍파를 겪으며 꿋꿋하게 세월을 이겨내고 있어 그 기상이 참으로 대견하고 아름다웠다. 마침 석양에 물든 해를 품고 있는 천년송을 카메라에 담았다. 감동이었다.

해를 품은 천년송

 

 

말도 등대는 1908년 고군산군도의 최북서단에 설치하여 일본 제국주의가 대륙 진출을 위한 목적으로 서해안과 군산항을 오가는 선박의 항해를 위해 건립한 등대이다. 하얀 등대의 역할은 밤이 되자 진면모를 드러냈다. 맞은편에서 두 개의 빨간색과 하얀색 작은 쌍등대가 큰 등대의 빛 소리에 응답하여 바다에 빛을 내보내고 있었다. 어선들에게 피항하여 정박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었다. 등대는 색깔에 따라 그 역할이 각기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말도에는 귀양 온 심판서를 모시는 영신당(靈神堂)이 있었는데 소실되어 그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영신당 지붕을 떠받치고 있던 기둥 하나하나가 보물이었다니 문화재를 지키지 못한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이곳에는 복음을 전하다 순교한 ‘추명순’선교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배 위에서 바라본 고군산군도의 모습

 

 

김부식이 맞이하고 서긍이 다녀간 고군산군도

 

무리지어 있는 산을 군산(群山)이라 한다면 무리 지어 있는 섬을 군도(群島)라 한다. 고군산이라는 명칭이 최초로 등장하는 것은 조선중기 이후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서 볼 수 있었다. 군산에만 수군진이 두 개가 설치되다 보니 ‘군산진’과 구별하기 위하여 ‘고군산진’으로 부른 것으로 추측된다.

군산 앞 바다에는 63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다. 이처럼 많은 섬들이 모여 있어 군도(群島)라 칭하였으며 섬을 둘러싼 바다는 많은 먹거리를 제공하며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시시때때로 불어닥치는 폭풍과 심한 파도는 섬사람들을 고립으로 몰아넣기도 하고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기도 한다. 

고군산도 발견은 고려 『선화봉사고려도경』에 고려 휘종 때의 기록에 송나라 사신 일행의 행적이 잘 나타나 있다. 왕이 머물렀으리라 추정되는 숭산행궁의 존재를 보면 이곳 고군산군도가 왕실에서 관할하던 해상교통의 중심지였음을 강하게 시사 해 준다. 한 마디로 이 곳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한·중 국제해로의 요충지였음을 알 수 있었다.

 

보농도와 명도를 잇는 다리

 

 

고군산군도 말도를 떠나며

 

등대의 야경을 보고 싶어 말도에 머물렀던 나는 갑자기 불어닥친 비바람과 격동의 세월을 감는 듯한 파도 앞에 마주 섰다. 만조 때 이어서일까 바닷물의 수위는 대단했다. 두렵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만났다. 산만한 파도가 몰려와 하얗게 부서진다. 엄청난 물의 소리는 섬을 집어삼킬 듯 심장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위대한 바다는 나를 향해 소리쳤다. ‘모두 다 비워낸 뒤 떠나라’고.

마침 군산시에서 K-관광섬 육성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어 섬이 보유한 독특하고 고유한 경관과 함께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부상 될 날을 기대해 본다. 말도에서 장자도를 향해 떠나는 뱃전에 섰다. 고군산군도가 손을 흔들어 준다. 여전히 서해를 지키며 기다리겠노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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