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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순 시인의 아이와 떠나는 자연산책 7 - 타래난초에게 배우는 삶의 균형
글 : 신재순 / speedal@hanmail.net
2024.06.19 15:15:3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어떤 꽃은 오랜 기다림 끝에 우연히 만나지기도 한단다. 타래난초는 식물도감으로 먼저 만난 꽃이야. 실타래처럼 꼬아 올라가는 모양으로 꽃이 피어서 붙여진 이름이지. 타래난초가 이렇게 꽃을 피우는 이유는 작고 여린 꽃이 한 쪽으로만 피어 쏠리지 않게 균형을 잡기 위해서란다. 균형을 잡는다는 것. 이 어려운 일을 타래난초가 해내네. 6월, 군산대학교 잔디밭에 가득 피어 있는 꽃을 보고 정말 반가웠어. 한참을 들여다보며 꽃 마중을 했단다. 몸을 잔뜩 낮추고 보지 않으면 자세히 볼 수 없는 꽃이야. 관심 없는 이들에겐 꽃이 피었다 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작아. 타래난초는 씨앗도 아주 작아서 그 씨앗이 저 스스로 발아할 영양분을 갖기도 어렵단다. 그 씨앗 안에 난균이라는 곰팡이를 들어오게 해서 그 균에 의지해 싹을 틔울 수도 있고, 그 균에게 지면 죽게 된단다. 내게 온 어떤 것이 나를 살릴 수도 있고, 나를 죽일 수도 있는 것이라면 그 선택은 내게 달려 있으면 다행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어느 쪽으로든 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억울하지는 않겠지. 

 작년 그 자리에 다시 타래난초가 피었을까. 사람이 그리운 것처럼 때가 되면 당연히 올 꽃들이 생각나지. 만나야지 하면서 또 철을 넘기기도 하고 말이야. 아무데서나 만나지는 꽃 아니니 찾아가야겠다. 꽃을, 타래난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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