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발대식
시인, 시 낭송가, 극작가, 연출가, 국악인 등 참여
군산문화재단 지원사업 선정, 군산문인협회 초청공연 준비
새로운 장르 개척과 지역 공연문화예술 발전 기대
“왜군을 공격하라! 물러서지 말라!”
남자 배우들 대여섯 명이 힘찬 함성과 소품 칼을 휘두르고 선 굵은 동작을 반복하며 연기를 가다듬고 있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옆 장미공연장에선 일요일 오후에도 공연 연습을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 전날 늦게까지 연습을 마친 후라 전체 인원이 다 참석하지 않고 몇 장면에 출연하는 일부 단원들만 모습을 보였다.
김영철 상임 연출가는 “공연준비 일정이 빠듯해 맹연습 중이다. 심화연습 과정 정도”라고 살짝 귀띔해준다.
이들의 정체는 바로 오는 5월 31일 군산어린이공연장 무대에 올릴 재현극 ‘진포대첩’를 준비하는 창작시극단 ‘시동(詩動)’의 단원들이다.
창작시극단 시동(회장 김성현)은 지난 3월 23일 공식 창단식을 갖고 세상 밖으로 나와 우리 앞에 모습을 보였다. 단원은 약 20여 명. 시인, 시 낭송가, 극작가, 연출가, 무용가, 국악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해온 군산지역 중견 예술가들이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군산의 문화예술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단단한 문화자산이 되기를 먼저 기대해본다.
시동은 김성현 회장을 비롯한 김영철 상임 연출가, 이희찬 고문, 양주영 사무국장과 시 낭송가인 단원들로 구성되었다. 여성 단원들이 조금 더 많고 이웃 도시인 부여와 서천에서도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시 낭송에 대한 관심이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회원 상호 간의 정보공유와 친목을 도모하고 회원들의 권익을 옹호하며 창작시극 다원공연예술인들의 자질 향상을 통하여 지역 다원공연예술문화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김성현 회장은 -시동 지역 시극제 및 시낭송 대회 제정 및 개최 –다원공연예술문화 진흥을 위한 연구 발표회 및 포럼 개최 –지역 특성화 활동(지역 역사적 장소, 인물) 시극 공연 및 영상 제작 –지역 영화 역사 해설사 인증제도 및 지역 고유 영화제 추진 –청년 시극제 신설 및 청소년 시극단 인재 육성 아카데미 운영과 기획 –창작시극단 詩動 ‘찾아가는 시극공연’ 봉사활동 전개 및 계간지 발간 추진 등을 주요 사업 방향으로 제시했다.
시동은 극단 내에 아카데미를 상설로 운영하며 창작시극단의 위상에 부합하는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예술 전문성과 창작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아카데미에서는 먼저 시 낭송의 발성법에 대한 고저와 강약, 장단음, 박자, 리듬을 통해 작품을 분석한다. 그리고 시의 창작자인 시인과 작품의 시대 배경 분석으로 출발하여 낭송 기초부터 단계적 실용, 실습을 위한 강좌를 진행한다.
또한 신체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한 단계별 스트레칭과 호흡법을 실습하고 학술적 소양을 높이는 문학, 시, 시극, 다원공연문화 해석 강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시를 통한 문화예술적 지평을 넓히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는 운영 비전을 엿볼 수 있다.
김성현 회장은 연극배우이자 시 낭송가이다. 시 낭송 전문지도사이며 군산시 평생교육원 시 낭송 전문 강사로 시와 시 낭송을 좋아하는 일반 시민과 새롭게 데뷔한 낭송가들을 대상으로 지도활동을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
전국적인 시 낭송대회에서 대상을 6회 수상했으며 ‘전국 논개 시낭송 퍼포먼스 대회’ 대상을 수상한 이력이 남다르다.
시동의 예술적 진지를 단단히 구축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영철 상임 연출가는 군산연극협회, 군산영화인협회 등에서 기획과 연출가로 활동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 수석부회장이다. 시인이며 최근에는 희곡과 시나리오를 작업에 집중하며 곧 다섯 번째 시집을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희찬 고문은 시동 안에서 가장 연장자이다. 전 군산영화인협회 감사로 군산영화인협회 탄생과 활동에 많이 기여했다. 현재 전북특별자치도 누벨바그영화제 심사위원이다. 재활요가 호흡치료사(특허청 등록)와 휴먼재활요가연구소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꾸준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연기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창단 발대식
김영철 연출가는 이번 공연의 대본을 직접 쓰고 연출도 맡고 있다.
“6월 중순에 군산문인협회 초청으로 희극 ‘진포戀歌’를 공연할 예정이다. 10월에는 시인 청마 유치환를 기리는 ‘청마 전국 시극대회’에 청마의 ‘나는 고독하지 않다’ 작품으로 참여하고 끝으로 11월엔 ‘옥구서수농민항쟁’을 다원예술로 창작하여 새로운 장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것 같다. 최근 군산시문화재단의 사업공모를 통해 정식후원을 받기로 결정된 공연이다. 단원들과 함께 기대감과 책임감이 많이 든다”
특히 연습에 참여하는 여성 단원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짬짬이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렵지만 서로의 일정을 교환하고 맞춰가며 연습에 몰입한다. 시 낭송을 주로 한 단원들은 부족한 연기력에 다소 멈칫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
서로를 격려하고 바라보며 당당하고 진지하게 연습에 임하는 모습이 멋진 공연으로 보답받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시민으로, 직업인으로, 전문 예술가로서 시와 시 낭송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활자예술인 시의 한계를 정하지 않고, 보다 풍부한 해석과 사랑으로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제는 다원공연예술 영역이라는 예술장르가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에 맞게 군산의 문화예술의 세계가 더 넓고 깊어지며 시민들과 예술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창작시극단詩動으로 살아 움직이길 기원한다.
창작시극단 시동인의 다짐
독수리는 고도의 기암절벽을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고
물고기는 바다 속 거센 풍랑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으며
천 길 낭떠러지에 핀 꽃은 그 아름다움과 향기를 멈추지 않는다.
시동인이여, 그렇게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