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내 인생의 동반자’
군산대 평생교육원 박재홍 전담교수
글 오성렬(主幹)
그는 유쾌하다. 첫 만남만으로도 호감을 주는 인상이다. 그 원천은 그와 일생을 같이 해온 음악적 열정일 게다. 22년째 군산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전담교수로 음악을 지도하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평생을 음악과 함께 희로애락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에 음악을 빼놓고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 할 수 없다고 들려준다. 그간 공, 사적인 분야에서의 활발한 음악 활동으로 그는 이미 전국적 유명 인사의 반열에 섰고 지금 이 시간도 대학 강단에서, 또 자신의 개인 교습실에서 가수 지망생 등 음악을 지도하느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에게 이렇듯 음악적 끼가 넘치는 것은 부친의 유전자 영향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어릴 적 대명동에서 유성(축음)기 대리점을 운영했던 부친은 콩쿨대회 때마다 참가하여 33전32승의 수상을 했을 정도로 소문난 노래꾼이었기 때문이다. 그 부친은 박 교수가 초등 1학년 무렵 세상을 떠났는데 어머니가 국밥집을 열어 자식들을 가르치면서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로 국밥을 제공할 정도로 인심이 후한 분이었다. 그래서일까, 부친의 장례식 때는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한 사람들이 대거 찾아와 자기 일처럼 일손을 도왔다.
트로트 꼬마 천재
어려서 그의 끼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은 5~6세 무렵이다. TV 트로트 가요열창 등을 보며 곧장 구성지게 따라 부르는 그를 보며 어른들은 신동이 나왔다고 놀라워했다. 중학생 시절에는 학교 단체로 관람했던 중국영화 ‘스잔나’를 보며 그 주제가를 한번 듣고 따라 불러 주위를 놀라게 했을 정도다. 성인이 되어서는 형제들끼리 그룹사운드를 결성, 막내인 박 교수는 베이스와 보컬을 담당하고, 둘째 형은 드럼을, 셋째 형은 기타와 오르간을 연주했으며 큰 형은 매니저를 맡았다. 아버지는 당신의 음악적 재능을 자식들 모두에게 물려준 셈이다. 그들은 낮에는 음악학원을 운영하고 밤에는 야간업소에서 생계를 꾸렸다.
박 교수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음악을 통한 봉사활동을 시작, 1999. 4월부터 군산교육문화회관에
노래교실을 여는 한편 군산KBS문화센터와 여성회관 노래교실, 김제여성문화회관을 비롯하여 군산대학교평생교육원 전담교수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어머니가 세상을 뜨신 후에는 어머니의 그리움에 훌륭한 어머니상을 제정, 매년 제자들이 참여하는 콩쿠르를 열어 그 수익금 전액을 평생을 자식들에게 헌신함으로써 귀감이 되는 어머니들을 비롯하여 중병환자들의 치료비, 불우이웃 성금 등으로 썼다. 또한 군산의료원과 전북대 부속병원, 구세군 캐더린 목양원 및 도내 각급 양로원과 불우이웃시설을 방문, 노래와 음악으로 위로와 즐거움을 선사하는 선행을 펼치게 된다.
박 교수가 걸어온 길
박 교수가 최초로 방송을 접한 것은 군산 서해방송 당시 AM라디오 프로인 가요쇼 전화 노래자랑 반주와 심사를 맡게 되면서부터다. 이후 군산KBS FM 가요뱅크에 2018. 3월까지 고정출연하는 외에도 휴먼네트워크, TV아침마당 노래자랑 심사위원장을 한 바 있으며 1999. 9월 군산 KBS의 가수 서수남씨 초청강좌에 교육문화회관 회원 150여명을 참석시킨 것을 계기로 KBS문화센터 설립의 단초를 제공했다.
당시 노래교실 회원은 500여명을 상회했고 KBS통폐합 과정에서도 군산 KBS 주부마당은 방송문화센터로, 새만금방송문화대학으로 이어지면서 지역 대중문화의 산실로 앞장서 오다가 2021. 12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난으로 현재는 아쉽게 문을 닫은 상태다. 박 교수는 지역의 대중문화 저변확대를 위해서 그리고 군산 KBS를 지키기 위해 120여명의 노래교실 회원들과 함께 여의도 KBS를 찾아 통폐합 반대 항의 시위에 앞장서기도 했는데 이로써 군산KBS 국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는 한편 새만금방송문화대학의 20년 지도자 경력을 인정받아 2021. 11월 KBS 전주총국의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KBS의 노래교실은 2014. 1월부터 무보수로 3년간 노력한 것이 결실을 거두고 6년 동안 순항을 하던 중 이 역시 코로나19로 잠정 중단 상태이다.
이 외에도 박 교수는 전북교통방송(TBN)차차차 전화 노래자랑 심사와 가요해설 프로에 15년 동안 고정 출연하는 한편 JTV 벚꽃가요제 심사위원, 국제잼버리 청소년 락그룹 경연대회 심사와 오수의견제 및 군산항밤부두콩쿠르, 꽁당보리가요제, 순창고추장축제, 월드TV, 아리랑TV 등 다수의 전국적 가요제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또한 KCN(금강방송) 인간극장 2부작 출연, JTV ‘다큐 이사람’ 출연, KBS1TV 아침마당(이상벽, 이금희 진행)에 출연하면서 각종 월간지, 주간지, 지방 신문 등에서도 인터뷰가 쇄도했다.
2000년부터 지도하고 있는 군산대 평생교육원 노래클리닉(실용음악)은 완전 초보부터 가수가 되기까지
성심껏 지도함으로써 많은 노래강사와 가수를 배출하는 산실이 되었다. 그 제자들 중에는 KBS 도전 주부가요를 비롯해서 전국노래자랑 최우수상, 연말 결선 3위, KBS FM희망가요 연말 대상 등 전국적 각종 노래자랑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현재 성인 가수로 활동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그는 압축 경제성장에 따른 핵가족화가 가속되면서 삼강오륜이 퇴색화하는 현실을 보며 이에 대한 안타까움에 지도자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음악(노래)으로 인본을 세우고 화합하는 세상을 꿈꾼다. 그래서 강의 첫 수업의 키워드는 讀書百篇義自見(독서백편의자견/책을 많이 읽으면 옳은 것을 스스로 발견한다), 이를테면 ‘듣고 따라서 하면 알게 된다’로 시작했다. 음악이란 각기 다른 모양과 소리들이 만나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으로써 우리 사는 세상이 더욱 아름답고 값질 거라 생각한다. 출세를 위한 서울 상경 기회도,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고향 군산을 지키는 것도 지역 문화예술 창달을 위해 미력이나마 헌신하고자 하는 애향심과 무관치 않은데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며 때로는 만감이 교차하기도 한단다.
노래란 3분의 미학이라고도 한다. 또 화음을 터득하고 그 3분속에 인생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면서 나와 함께 너를 사랑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래에 진심이 담겨야한다는 것이다. 단지 가식적으로 잘 부르려고 하기 보다는 가사 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감정을 실어 구사할 때 공감을 이룰 수 있을 터다. 박 교수에 따르면 지금은 고인이 된 어느 조경업체 대표가 자신의 노래와 강의를 듣고 마음의 동요가 일어 앞만 보고 살아온 인생, 이제는 베푸는 삶을 살겠다고 고백하면서 그 약속 일환으로 만든 것이 아름다운가게 명산점이라는 말도 들려준다. 따라서 그분 초대로 운영위원을 맡게 되었고 문동신 전 시장님께 노래를 교습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으며 무대에서 수강생들과 발표회까지 하셨던 시장님의 모습이 아직도 추억의 한 순간으로 남아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현재 ‘청소년문화의집’ 감사를 맡고 있는 박 교수는 예전에 정읍학산여고(구 동신여상), 군산동원중학교, 월명중학교, 회현중학교, 군산고등학교, 군산여상 등 교육현장에서도 실용음악과 그룹밴드 지도를 했었다. 나운동 동백사거리 부근 그의 개인 교습실 겸 연구실인 ‘JH엔터테인먼트’엔 가수 만드는 사무실이라는 홍보 광고도 붙어 있다. 방송에서 ‘모짜르트 박’으로도 통하는 음악 외길 인생, 그는 말한다. “음악(노래)이란 언행일치가 되어야 믿음을 갖듯 가사의 뜻을 음미하면서 진심을 다해 믿음, 희망을 노래할 때 비로소 인생의 후회가 적어지지 않을까요?”
JH엔터테인먼트/가수 만드는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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