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의 메카, 군산 비어포트
‘G3 Craft Beer’
박선호 셰프
글 오성렬(主幹)
군산 째보선창의 옛 동부어판장 건물이 수제맥주의 메카이자 문화·예술콘텐츠 창작, 전시공간으로 탈바꿈됨으로써 ‘비어포트(Beer Port)’라는 명칭을 얻고 새로운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1980년대 금강하굿둑 조성 이전만 해도 풍어로 북적였던 째보선창은 하굿둑으로 인해 바닷물길이 막히고 펄이 축적되면서 어업이 종말을 맞게 됨에 따라 옛 영화를 뒤로 한 채 모두가 떠난 빈 건물들만 남아있던 곳이다. 이에 군산시가 나서 수협 건물을 매입, 전면적 리모델링을 통하여 새로운 도시재생 숨결을 불어 넣은 것으로 지난해 12월18일 개관식을 갖고 야심찬 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군산이 수제맥주 산업에 뛰어든 것은 그간의 흰찰쌀보리 주산지를 넘어서 이제는 맥주의 원료가 되는 최상 품질 맥아보리의 대단위 재배지로 국내 유일 맥아생산 기반이 갖춰진데 따른 것이다. 보리는 친환경 농작물로서 병충해가 없고 생명력이 강하다. 따라서 이 보리를 잘 활용한다면 군산의 농업 발전과 함께 농업인의 소득증대에도 큰 기여가 될 터여서
군산시가 나서 맥주용 보리 전용재배단지 35ha를 조성했다. 이로써 국내 최초 수제맥주 생산에 따른 일괄 공정체제를 갖추고 연 12만 리터의 다양한 풍미를 지닌 지역 특산 로컬 맥주를 생산하게 된 것인데 벌써부터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다.
맥주 제조공정은 생보리를 효소가 생성된 맥아로 가공하는 제맥공정(5일 소요), 담금을 통해 맥아를 맥즙으로 가공하는 맥즙공정(8시간 소요), 발효, 숙성, 저장, 여과, 포장공정을 거쳐 완제품을 만드는 맥주공정(3~4주 소요)으로 이루어진다. 수제맥주는 제맥공정 없이 맥즙공정부터 시작되며 여과·살균 공정을 거치지 않는다. 따라서 맥주의 품질은 원료(맥아, 호프, 물, 효모) 및 양조기술의 영향을 받으며 제조장에서 갓 출하된 신선한 맥주가 가장 우수한 맛을 낸다.
현재 비어포트 1층에는 양조시설이 들어서 있고 시음 및 판매장인 ‘G3Craft Beer’(대표 진정석)를 비롯하여 ‘WOLMYEONG(월명)’ ‘Dramatic(드라마틱)’ ‘MAIN KUN’까지 4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G3Craft Beer’는 커피업계에 8년 경력을 지닌 박선호 셰프가 운영을 도맡고 있는데 수제맥주의 경우 ‘라거’(어판장라거 및 동백꽃라거 : 1잔5,000원/330ml), 뒤끝이 약간 쌉쌀한 ‘수시탑에일’(1잔5,000원), IPA(1잔5,000원), 독일맥주처럼 맛이 가벼운 ‘삼오바이젠’(1잔5,000원)외에도 주력상품으로 출시한 ‘만월스타우트’ 6종을 비롯하여 3잔을 한 세트로 하는 G3샘플러(220ml☓3잔 10,000원)까지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으며, PIZZA와 안주류, 런치&디너 5종까지 즐길 수 있다.
박선호 셰프에 따르면 그간 소비자들의 메뉴별 인기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한 달에만 200잔 이상이 판매된 스타우트를 비롯하여 다음으로 삼오바이젠, 어판장라거, 수시탑에일, IPA순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여성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에일, 스타우트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들려준다. 또한 맥주 맛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부드러운 맛을 좋아한다면 라거를, 쌉쌀한 맛을 선호한다면 에일이나 IPA를 선택하면 좋을듯하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세계적으로도 수제맥주 시장은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분야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쪽은 수제맥주 점유율 20%대를 넘고 있지만 한국은 고작 2%대라서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맥주시장 판매액은 약 5조원, 그중 수제맥주 비율은 50분지1인 1,000억 원 정도다. 이는 전년도 대비 50%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향후 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약 150여개의 수제맥주제조회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됨으로써 군산시는 향후 5년 이내 국내 수제맥주 약 5,000억 원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발 빠르고 과감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이로 볼 때 군산수제맥주가 세계에 진출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으로 관망되기도 한다.
‘비어포트’의 사업 장점은 건물의 위치도 톡톡히 한몫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3층 규모의 큰 건물 내외관도 단정하게 리모델링되었거니와 툭 트인 전망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때문이다. 바다 안에는 빨간 등대를 비롯하여 한가롭게 떠 있는 어선들과 바다 건너 산야까지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실내가 넓어 콘서트를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행사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1층에선 최근 70대 노부부의 리마인드 웨딩 행사가 열려 많은 하객의 축하를 받는 일도 있었다. 포토존으로 인기 그만인 옥상에서는 다양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고 사진의 즉석 인화가 한 건물 안에서 이뤄지는 것도 ‘비어포트’의 또 다른 매력 콘텐츠가 아닌가 한다.
군산비어포트
‘G3 Craft Beer’
군산시 해망로146-24
셰프 010-6383-79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