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키우는 빛.
뜰에 비치는 빛을 만드는 영혼의 공간 ‘뜰에 빛’
뜰에 빛을 더하는 뜰 지기 ‘백윤정’
식사를 마치고 우연히 지나는 길에 2층 블루 테라스가 인상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카페로 향했다. 은파호수 산책로에 위치한 ‘뜰에 빛’이라는 공간이다.
1층에는 소녀감성의 의상들과. 인테리어 소품들이 즐비했다. 2층 카페에 들어서자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될 것 같은 배경에 한동안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탁 트인 쇼윈도우 넘어에 푸른 숲이 펼쳐져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또 눈길을 끈건 많은 나무판에 그려진 그림들이다. 마침 사장님이 나무에 그림을 그리고 있어 물어보니 ‘우드버닝’이라고 한다.
이 카페에서 매주 월요일에 군산에서 진행 중인 동네문화카페수업이 열린다. 강사는 1층 카페 주인인 백윤정씨다. 1층과 2층, 그리고 루프탑까지 세련되고 멋지게 꾸며놓은 장본인이다. 사실 1년 반 전만해도 이곳은 스페인 요리점이었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음식점에도 타격이 왔다. 1년 여 넘게 문을 닫게 되었고 카페로 업종을 변경하면서 다시금 사업을 시작하는 중이었다.
백윤정씨는 인테리어, 소품, 공간연출, 플로리스트로 활동중이며 전직 유치원 교사였다. 일찍부터 교육사업의 뜻을 가지고 봉사와 재능기부를 해왔다. 강원도 정신지체 장애우 400여명이 있는 요양원에서 종이접기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완성된 종이접기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활용되었다. 후로도 직접 가르쳤던 제자들이 현장에서 함께 봉사하며 재능기부를 해왔다. 요즘 군산에서는 우드버닝으로 수업을 진행중이다.
우드버닝에 대해 좀 더 들여다 보면, 낙화술 이라고도 하고 불에 달군 인두를 다양한 소재위에 지져서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파이로그래피라고도 불리는 인두와 작업방식의 표현 공예이다. 우드버닝 파이어그래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문화재청에 의하면 인두화는 조선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 전통공예 기법의 하나로 인두를 달궈 나무나 가죽, 종이에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 방법으로 ‘낙죽’이라고도 표현하였다. 버닝펜과 나무만 있으면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어서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 우드버닝은 자유학기 수업으로도 진행 중이다. 학생들이 주로 만드는 용도는 플레에팅 도마, 소품액자. 컵받침 등이다. 일반인도 취미반과 자격증반이 있다. 보통 취미로 시작을 했다가 자격증 과정까지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나 기업 강의를 갈때는 옆에서 도와 줄 수 있는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그래서 기술을 익히고 함께 해왔던 회원들과 주로 한팀이 되어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취미반은 흥미가 빠지면 재미가 없다. 큰 어려움 없이 먹지로 본그림을 떠내 그리는 작업을 마치고 인두로 다시 그림을 그리면서 색을 입혀가며 완성되는 즐거움 속에서 위안과 완성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작업을 하는 동안 자신만의 힐링시간이 되어주고 상처받은 마음을 풀어내는 시간이 된다. 자격증은 취미반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단계별로 체계적이며 좀더 디테일한 작업과정을 거친다. 안되는 부분은 될 때까지 마무리해야 자격증과정을 거칠 수 있다. 누군가를 지도하기에 그정도의 기술은 충분히 갖추어야 하기떄문이다. 작업을 하는 과정중에 가장 훌륭한 스승은 칭찬이다. 칭찬과 함께 작업의 능률이 월등해지기 때문이다.
남편역시 코로나로 인해 상처가 컸다. 퇴직 후 원하는 일을 하면서 안락한 삶을 그려왔다. 내 사업장에서 일하면서 즐길 수 있는 사업, 누군가 찾아오는 곳, 가고 싶은 곳을 만들고 싶었다.
군산에 가게를 내고 영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주저앉게 되었다. 하지만 좌절도 잠시. 우리부부는 우드버닝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이겨내 가고 있는 중이다. 현재는 학교에 목공수업도 나가고 카페에서 성인 취미반도 운영 중이며 자격증과정에 도전하는 수업도 진행중이다. 컨셉은 다양하다. 폐목을 활용하기도 하고 주방소품, 악기, 테이블, 가구등 여러 가지에 그릴수가 있다.
군산 시간여행 축제에 참가해 체험부스를 운영 하게 되었다. 체험비는 전액 무료이며 현장에 모든 장비가 갖춰져 있으므로 체험후 작품을 완성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인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당 체험인원은 제한이 있다. 한시간에 8명 정도 체험이 가능하며 미리 예약을 해두면 더 안전하고 편하게 체험을 할 수가 있다.10월 9,10일(토,일), 16,17일(토,일), 23,24일(토,일) 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취미반과 자격증반을 운영해오면서 나왔던 작품들을 전시할 계획도 있다.
10월 23일 24일 이틀간에 나운동군산대에서 5분거리, 은파 호수공원 남서쪽 앤츠벨리 단지내에 위치한 몬주익213 카페에서 전시회를 연다. 그동안의 작품들로 카페 전체를 장식할 생각에 백윤정씨는 맘이 분주한듯하다.
몬주익 213과 뜰에빛은 단지 카페만이 아닌 문화공간으로도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카페 중앙에는 작은 음악회를 열 수 있는 공간과 은파호수 전망이 좋은 3층 루프탑은 라이브 공연장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특별한 결혼식을 원하는 커플들에게 웨딩의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느새 코로나가 우리 생활에 들어온지 2년이 되어간다. 힘든 상황이 그렇든 말든 자연은 울긋불긋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고 있다. 10월 23일 살랑거리는 바람속에 분위기 멋들어진 카페에서 우드버닝의 작품을 감상해보는 것으로 지친 마음에 힐링의 시간이 되어도 좋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