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문고 에세이 5기
글l 이영미(편집위원)
ycm1022 @ hanmail.net
예비 작가들의 예비 에세이가 수다를 잇고 있다.
한길문고 상주작가 배지영과 함께하는 글쓰기 수업에 빠진
12명의 예비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안녕하세요 한길문고 상주작가 배지영입니다”
“선생님들은 한길문고 에세이 쓰기 5기 회원이 되셨어요”
알림 소리와 함께 이어지는 카톡, 카톡 소리가 한두 명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지난 3월 초에 신청했던 세미나 모집에 통과가 되었다. 글의 진행을 좀 더 매끄럽게 다듬어 보기 위해 참여를 원했던 것이다.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해서 배지영 작가가 내준 주의사항에는 무결석과 숙제하기였다. 글을 써서 단톡방에 올리고 12명의 회원이 서로의 글을 읽은 뒤 피드를 올려주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다음 주 수업시간에 모두 모여서 다시 글을 읽고 배지영 작가의 첨삭을 받는 것이다.
매달 둘째, 넷째 화요일 오후 7시 반이면 12명의 제자와 스승인 배지영 작가의 열기로 한길문고의 한쪽 세미나장이 후끈해진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고정회원은 아니었다. 초반에 자리를 잡기까지 서너 명의 들어오고 빠지는 과정이 있었다. 최연소 대학생부터 손주 손녀를 둔 할머니까지 회원은 다양했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남편이 부재중 일 때는 수업참여가 어려울듯하지만, 숙제는 꼬박꼬박할 자신이 있다는 새댁. 집이 전주여서 과연 수업 참여도가 성실할까 했던 사회 초년생인 직장인 청년은 일찍 업무를 마치고 곧장 달려온다고 한다. 영화감독, 진로교육 코칭, 청소년 자치연구소, 음악가 등등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 중인 회원들의 로망은 글을 잘 쓰는 것이다.
배지영 작가의 첫 수업이 시작되고 글 속의 ‘좋은 놈’과 ‘나쁜 놈’을 구별하는 방법을 배웠다. 글에 대화 글을 넣어서 생생한 글을 만들어보라고 하지만 회원들은 아직 문단 나누기, 시제 일치하기, 써야 할 문구와 버려야 할 문구 등 좌충우돌이다.
어느 회원은 내 집 마련을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글로 쓰고 함께 공감했다.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하면서 느껴보는 이야기, 어머니의 일상을 소재로 엮기도 하고 인생에 대해 되돌아보며 회고하는 글, 미국에 살면서 일어난 에피소드까지.
1주 차 수업은 첨삭으로 시간이 금 새 지나가 버렸다. 문단을 나누지 않고 깨알같이 글을 써서 노안이 빨리 온 듯하다는 농담을 하며 배지영 작가는 1주 차 수업을 마쳤다. 1주 차, 2주 차, 3주 차를 거듭하면서 회원들의 글은 메이크업하기라도 한 듯 모양새를 갖춰나갔다.
그중 한 회원이 오마이 뉴스에 시민기자로 글을 올리고 공유를 했다. 모든 회원은 잔치라도 열린 것처럼 자기들 일처럼 기뻐하며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원고료 모아서 노트북을 장만하자는 각오까지 하게 되었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쉽다고 했던가.
오마이뉴스에 처음 글을 올린 회원들이 이제는 전문기자단이 된 것 같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작가를 도전하면서 점점 에세이 작가의 면모를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실제로 5기 이전의 기수는 옴니버스 책까지 냈다고 하니 5기 라고 해서 못할 리는 없었다.
이제 에세이 반은 5회차 수업을 향한다. 10회차 수업까지는 아직 반 이상이나 남았는데 벌써 예비 작가가 된 것 같다.
에세이 5기 과정을 마치고 나면 12명의 제자가 모두 에세이 책을 낼지도 모른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웃고, 울고, 아프고, 기쁨이 담긴 우리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5기들의 예비 에세이집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