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이 떨어져 바위에 구멍을 뚫는 현상이 있습니다. 약한 힘이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반복되다 보면 단단한 바위에도 구멍이 나는 것이지요. 우리 이도 마찬 가지 현상이 일어납니다. 한 번의 식사는 별 거 아니지만 평생에 걸쳐서 음식을 씹다보면 단단한 치아들도 닳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교모(교합에 의한 마모)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잇몸 근처에서 치아들이 패여 있는 이러한 경우는 교모하고는 다르지요. 치아의 허리부위(또는 목 부위)가 파이는 현상이라고 해서 치경부 마모증이라 합니다. 치경부 마모증이 진행될수록 찬물이나 신 과일에 시리게 되고, 패인 부위에서 충치가 진행하기도 하고, 많이 패이게 되면 치아 속에 있는 신경이 죽어서 신경치료 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서 치경부 마모증이 계속되면 시리고 아프고 문제가 커진다는 것이지요. 이 현상은 오랜 세월의 힘이 필요하기 때문에 30~40대 이상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20대에서도 간혹 볼 수 있습니다. 치경부 마모증이라는 현상이 발생되는 원인이 칫솔질을 옆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필자도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습니다. 사진을 얼핏 보면 칫솔을 옆으로 문질러 닳아서 생긴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칫솔로 문질러서 만들기에는 패인 크기가 무척 작지요, 게다가 패인 부위가 날카롭게 각이 서 있습니다. 칫솔로 문질러서 각이 지면서 좁고 긴 형태로 만들기는 불가능합니다.
윗니 아랫니가 물리는 관계를 교합이라고 합니다. 치경부 마모증의 주원인은 교합이 불안정하여 음식물을 저작하는 과정에서 치아에 불리한 방향으로 충격이 가해져서 치아의 허리 부분이 깨져서 파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현상을 치경부 병변(Cervical Lesion) 이라고 합니다. 치경부 마모증이라는 명칭이 부적합하지만 오랜 세월 관행에 의해서 아직도 많은 경우 치경부 마모증이라고 합니다. 사과나 포도를 먹는데 이가 시리고, 찬물 마시려면 얼굴이 찡그려지고, 칫솔이 닿을 때 찌릿 찌릿하다고 해서 칫솔을 원망하지 마세요.
교합의 불안정으로 발생된 치경부 병변의 치료는 패인 곳을 메꾸어주는 즉, 때우는 방법이 1차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근본 원인인 교합의 불안정성을 제거해야 하는 데 이 과정이 매우 섬세하고 어려운 과정이어서 완벽한 치료를 하기에 어려움이 큽니다. 하지만 간단한 치료로 시리지 않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치아 옆구리가 패이고 시리다면 미루지 마시고 치과에 들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