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들의 쉼터 ‘사단법인 묘연’
길고양이 보호‧입양 지원, 중성화
유기동물 인식 개선 활동
반려동물 천만 시대,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버려지는 동물들 역시 하나의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길고양이란 도심지나 주택가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하여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를 말한다. 군산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심각하게 다치거나 3개월 미만의 구조된 고양이는 401두수에 달한다.
사단법인 묘연(대표이사 구지은)은 사연 있는 길고양이‧유기묘들의 천국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묘연은 ‘고양이와의 인연’을 뜻한다.
어려운 환경에서 살았던 고양이들의 남은 묘생(猫生)을 함께 할 반려가족을 만날 수 있는 인연을 이어가고자 2020년 2월 만들었으며, 같은해 12월 사단법인을 신청했다.
“길고양이 쉼터를 운영하고, 길고양이 보호‧입양 지원, 유기동물 인식 개선 활동, 캣맘‧캣대디 지원, 군산시 TNR 위탁 사업(길고양이 중성화) 등을 합니다. 구조하고 싶지만 가족들이 있거나 다른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어 집안의 상황이 여의치 못한 경우에 구조한 고양이를 임시 보호하여 함께 돌보기도 합니다.”
이곳은 대략 3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있다. 어미 고양이가 출산한 지 며칠도 안된 채 갑작스럽게 돌연사하여 탯줄 그대로 달린 채 길에서 발견된 새끼고양이들, 한겨울 차에 치여서 다른 차의 엔진룸에 들어가 급하게 구조된 길고양이, 심한 구내염을 앓고 있어 치료가 시급한 길고양이, 교통사고를 당해 후지 마비 상태가 된 아기고양이, 발견 당시 귀가 뜯겨 있는 상태로 괴사와 염증이 심각했던 길고양이 등 이름 모를 고양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니고 있다.
쉼터는 고양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거실과 길고양이, 유기묘들을 위한 4곳의 방, 그리고 집중 케어를 위한 방 1곳, 케어하는 회원들과 봉사자들을 위한 휴게실, 공공 업무와 서류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무실, 반려동물 인식 개선을 위한 꾸준한 활동이 이루어질 교육실로 이뤄져 있다.
총 8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체온 유지가 중요한 고양이들을 위해 온‧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방에 이중 창문과 보일러를 설치하여 보다 쾌적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단장했다.
구지은 대표이사와 강새하 재무이사는 “다양한 활동의 주 목적은 길고양이들의 인식 개선”이라고 했다.
구 대표와 강 이사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즈음에는 고양이들의 습성을 모르고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아 집고양이가 경우가 많았다.
그 당시만 해도 키우는 동물들을 ‘반려’가 아닌 ‘애완’으로 인식했기 때문에 1년에 서너 차례 발정기가 오는 고양이들의 특성을 간과했던 것이다.
그 결과 무심코 문을 열어 놓다가 그대로 밖으로 나가거나 발정기 특유의 울음 소리가 듣기 싫어 일부러 유기하는 경우가 늘었고, 집고양이들이 길거리로 유입되면서 길고양이 개체 수가 크게 늘었다.
유기동물도 매년 줄지 않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매월 평균 100두가 넘는 동물들이 유기되고 있으며, 지난해 구조된 유기묘는 총 401두에 달한다. 귀여워서, 외로워서 데려오지만 다양한 이유로 버림받고, 사람들의 편견 속에 짧은 생을 마감한다.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길고양이 인식 개선 프로그램 진행의 경우 많은 효과를 보였어요. 길고양이를 ‘도둑고양이’, ‘무서운 친구’, ‘밥을 많이 먹어 뚱뚱한 친구’로 생각했던 학생들이 교육 후 ‘길고양이도 소중하다’, ‘살짝 무서웠는데 이젠 잘 도와야겠다’, ‘살찐 것이 아니라 부은 것’ 이라는 생각들로 바뀌며 동물들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군산청소년자치배움터 ‘자몽’과 함께 길고양이 겨울집 만들기, 길고양이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고양이들이 차가운 길에서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겨울 집을 만들었고요.”
TNR위탁사업은 길고양이를 안전한 방법으로 포획(Trap)한 뒤 중성화 수술(Neuter)을 시켜 포획한 장소에 다시 방사(Return)하는 것으로, 현재 가장 효과적이고 인도적으로 길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길고양이 개체 수를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TNR을 통해 반복되는 출산을 막고, 다른 지역에서 길고양이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적정 수의 길고양이가 영역을 확보하게 해야 합니다.”
군산시는 2020년도까지는 민원 위주의 산발성 TNR을 실시했으나 2021년에는 길고양이 개체 수 조절에 더 효과적인 군집별 TNR을 실시하는 동시에 모니터링과 군산시 수의사협회의 주도로 인수공통전염병 예방을 위한 접종까지 실시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길고양이들의 수명은 평균 2~3년 정도다. 하지만 이마저도 ‘자연사’했을 경우이다. 아기 길고양이들은 혹서기 기간 장마와 전염병으로. 혹한기 기간 한파와 동사로 일찍 생을 마감하기에 실질적인 수명은 8개월 내외에 불과하다.
길고양이 학대, 세제 묻은 사료를 먹고 죽은 고양이 등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범죄 표적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사람들이 고양이, 동물들과 공존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이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 어린 시선을 거두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괴롭히는 것이 아닌, 그냥 봐 주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는 마음이다.
길 위의 고양이들을 물심양면으로 보호 해 주겠다는 사람들이 군산에 있다는 건 좋은 소식이다. 군산지역 길고양이 보호구역 ‘묘연’이 고양이들의 동반자로 꾸준히 함께 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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