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시대, 교육의 재설계는 “학급당 학생 수 축소”부터
천 호 성
(전북미래교육연구소장, 전주교대 교수)
지난 9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를 골자로 한 교육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대표발의: 더불어민주당 이탄희의원, 13인 공동발의)이 발의되었다. 법안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교육감이 규칙으로 정하고 있는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20명 이하로 법률에 명시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감축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에서 코로나19시대를 대비하는 미래교육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지만, 그 핵심은 학급당 학생 수에 있다.
실제로 전교조에서 지난 8월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교사들은 코로나 상황에서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과밀한 학급당 학생 수’를 꼽았으며, 학습격차 해결과 대면 수업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역시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1순위로 꼽았다. 또한 지난 9월에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20’에서도 회원국들의 학급당 학생 수 현황을 소개하며 “등교 재개 결정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요인은 감염병 단계와 확산 정도 및 2차 대유행 가능성이지만, 이와 함께 학교의 예방조처가 중요하며 학급당 학생 수 개선, 학급당 학생 수 상한선 설정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제는 우리나라 학급당 학생 수가 초등학교는 23.1명, 중학교는 26.7명으로 여전히 OECD 평균 21.1명과 23.3명을 웃돈다는 점이다.
국가통계포털을 살펴보면 전라북도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19.47명 (유치원 13.5명, 초등 20.16명, 중학교 23.18명 고등학교 22.2명) 이다. 전국 평균 및 OECD평균보다는 낮지만 농어촌 학교가 많은 지역 특성상 시‧군간 편차가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전주 익산 군산을 포함한 시 지역에서는 전국 평균을 넘어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보이고 있다. 반면 도내지역 소규모 학교 279개교(초등학교가 198개교, 중학교 81개교, 고등학교 18개교)는 학생 수 60명 이하에 그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전북의 상황에서는 법 개정이 최우선이겠지만 우선적으로는 학급당 학생 수 상한선 설정이 더 큰 과제라고 할 수도 있다.
학급당 학생수 평균 | 초등 | 중등 |
OECD | 21.1 | 23.3 |
전국 | 23.1 | 26.7 |
전북 | 20.2 | 23.2 |
<2020 학급당 학생 수 비교>
위드코로나 시기에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및 학급당 학생 수 상한선 설정은 거리두기가 가능한 최소한의 조건을 확보하고, 개별화·맞춤 수업으로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재난 상황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취약계층 가정 학생을 위해 낙인 없이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도 있다. 즉 안전도 확보하고 교육의 질도 높일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원격수업 확대나 교차등교, 디지털시대의 교육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지만 본질은 교육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대면수업을 어떻게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실시 할 수 있느냐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한 선결조건이 바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교원 1인당 학생 수 감축, 학급당 학생 수 상한선 설정에 있다. 이를 위해 교육 당국은 근본 처방인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위한 예산 및 계획을 신속히 수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