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고 소외된 곳을 찾는 진심
자원봉사단체 ‘낮은자리’
홍희택 회장
글 오성렬(主幹)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 이 성경의 가르침을 묵묵히 실천하는 봉사단체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5년 전 발족 된 ‘낮은자리’는 예사봉(예수 사랑 봉사단)회원으로서 군산장례식장 실장이기도 한 홍희택(51)씨가 이끌고 있는 순수자원봉사단체이다. 홍 회장은 조부께서 교회를 세울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 성경의 가르침 속에서 자아가 형성되었고 그늘지고 소외된 곳에 대한 배려와 나눔은 늘 그의 소망이었다.
군산상고 졸업 후 대학에서 관광학을 전공한 홍 회장은 여행사를 시작했다. 여행사 사업 25년 차이던 2014년 세월호 참사가 터졌다. ‘낮은자리’가 발족된 해였다. 그는 단원들과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갔다. 현장은 아비규환 지경이었고 다른 봉사단체도 많이 와 있는 듯했다. ‘낮은자리’ 봉사단은 피해자 가족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보이지 않는 뒤에서 자질구레하지만 꼭 필요한 일을 도왔다. 일부 봉사단체나 지원 단체 중에는 그렇지 않아도 고통에 쌓인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위로보다는 생색내기 사진 찍기에만 관심이 있는 모양새로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킴으로써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낮은자리’의 드러내지 않는 봉사를 지켜본 관계자로부터 “제발 당신들 같은 사람들만 왔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을 들을 정도였다. 그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25년 역사의 여행사를 접었다.
‘낮은 자리’ 봉사단은 16명의 단원 모두가 금전적 지원보다는 직접 몸으로 부딪쳐 봉사하는 자세로 임한다. 따라서 봉사 자체를 홍보하거나 자랑삼아 생색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대가 없는 사랑 실천이라는 순수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홍 회장의 일관된 봉사 철학으로서 단원들 모두의 공감대 속에 흔들림 없이 지속되고 있다. 세월호를 계기로 ‘낮은자리’는 청주 수몰지역 수재민 돕기 봉사를 비롯하여 군산상고 동문회 임원진들과 베트남 호치민 시를 방문,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물품 지원 등 국경을 넘은 인류애를 실천하기도 했다.
‘낮은자리’봉사는 불우 학생들을 비롯하여 관내 무료급식소 7~8곳에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고 알려지지 않은 소외된 곳을 찾아 도움을 준다는 운영방침에 따라 학생들의 경우 극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워 수업료를 내지 못하는 결손가정아를 비롯하여 여학생 중에는 심지어 생리대 구입할 돈도 없을 정도로 절박한 사정을 보면서 이들에 대한 교복, 책가방, 쌀 등 필요 물품에서부터 수업료와 장학금도 지원했는데 이는 해당 학생 졸업 시까지 이어졌다.
그런가하면 부모의 이혼 등으로 어린 나이에 주유소나 편의점 등에서 힘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동생을 보살펴야만 하는 소년, 소녀 가장들에게는 수시로 단체 목욕과 식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원은 일일찻집이나 독지가들의 현물 후원에 힙 입기도 하고 회원들끼리 일정액을 갹출하여 충당하는데, 지원 받은 학생 중에는 교교 졸업 후 감사의 표시로 내복을 선물해와 단원들 모두가 눈시울을 붉히는 감동을 받기도 했다.
급식봉사는 역전무료급식소, 금강노인복지관, 주공4차아파트, 척수장애인협회, 구세군교회 등을 망라한다. 형편상 끼니도 챙기지 못하는 어려운 노인 분들을 볼 때마다 일찍 여읜 부모님 생각이 들어 맘이 짠하다. 그래서 정성껏 식사를 차려드리고 설거지까지 마치는데 급식봉사는 위의 시설 말고도 그때그때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의 신청에 따라 하기도 한다.
홍 회장에 따르면 이렇듯 봉사를 지속하다보니 혹자는 ‘정치에 뜻이 있어 그러는 것 아니냐’는 말도 안 되는 오해도 한다면서 대통령을 시켜준다면 모를까 그 밖 정치는 하라 해도 안 할 거라면서 껄껄 웃는다.
‘낮은자리’ 출범 시부터 지금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동참해주는 단원들이 너무 듬직하고 고맙다고 말하는 그는 아내로부터 “당신하고 살면서 지금이 젤 행복하다”는 말을 듣고 있다며 비록 수입은 예전 사업할 때에 비해 턱없이 적지만 일정한 금액을 꼬박꼬박 가져다주고 성경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이타적 봉사의 삶을 실천하는 것이 아내로터 점수를 딴 것 같다며 아이 같은 웃음을 보인다.
홍희택
군산장례식장/동군산병원장례식장 실장
군산짬뽕라면 홍보위원장
HP.010-3610-4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