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사설탐정사무소 뜨다
한경봉 전 시의원, 이색직업 도전
민간조사사(PIA), ‘사립탐정’
글 /
이복 회장 & 대기자
오랫동안 정치를 하다 잠시 쉬어가는 정치인들의 경우, 생활을 위해 해오던 일을 계속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30대에 정치를 시작해 군산시의회 4선이라는 화려한 경력에 지난 2018년 제8대 지방선거에서 아깝게 낙선한 한경봉 전 시의원이 최근 이색적인 직업에 도전했다. 사립탐정, 즉 민간조사사(PIA)에 도전해 해당 자격증을 취득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사립탐정(Private Investigator)
‘사립탐정’은 의뢰자의 요청에 따라 사건, 사고, 정보 등을 조사하는 민간 조사원이다. ‘탐정’이란 단어는 일본에서 영어 단어 ‘Detective’, 또는 ‘Private Investigator’를 한자로 번안한 것이다. ‘Private Investigator’의 약어인 ‘PI’를 사용하기도 한다. 영어 Detective는 국가 또는 민간의 사건 조사를 하는 자를 의미하는데, 국가 공무원인 경우에는 형사, 민간인인 경우에는 탐정으로 번역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흥신업단속법(약칭 흥신소법)이 있었으나, 1977년 신용조사업법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다시 1995년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보호법)로 바뀌었다. 1977년의 신용조사업법은 ‘흥신소’라는 이름을 아예 없애고, ‘신용조사소’ 라는 분명한 뜻의 이름으로 바꾸었다.
대한민국의 법률은 모든 분야를 포괄적으로 조사하는 탐정 업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누구든지 정보원, 탐정, 그 밖에 이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특정인의 소재 및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금융거래 등 상거래관계 외의 사생활 등을 조사할 수 없었다.
지난 2003년 ‘공인 탐정법’을 국회에서 발의한 적이 있으나 입법화 되지는 않았다. 사실상 변호사만이 민간인으로서 자신이 수임 받은 모든 법률관계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 그 밖의 경우, 신용 정보에 대한 조사가 일부 허용되어 있다.
그러던 것이 2014년 3월 18일, 정부공인 신 직업으로 사립탐정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고, 관련 법률이 개정되어 2020년 8월 5일부터는 대한민국에서 ‘탐정’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합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사립탐정 등 민간인은 형사소송법상 법원의 영장에 의한 강제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오직 법원의 영장이 불필요한 임의수사만 할 수 있다.
민간조사원 그리고 활동영역
‘민간조사원(탐정)’은 현 사회가 고도로 발전하여 정보화 시대로 급변함에 따라 생각지도 못한 충동 범죄가 다양화, 지능화, 광폭화 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각종 민·형사상 사건, 사고에 대하여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현행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개인과 기업에 대한 정보, 자료수집, 사실 확인 등 민간조사(탐정)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이들 민간조사원의 활동영역으로는 ▲사실 확인, 정황, 증거자료 수집 ▲미아, 실종, 가출인 소재파악 ▲부동산(재산) 조사 ▲기업조사 및 채권추심 ▲사이버범죄 조사 ▲의료사고 및 보험범죄 조사 ▲교통사고 조사 및 화재감식 ▲지식 재산권 조사 ▲해외 도피사범 조사 ▲도청 탐색업무 ▲과학수사(지문, 문서감정 등) ▲사회질서 감시 및 공익 침해행위 조사 등을 수행한다.
자격증 취득해야 사설탐정 자격 갖춰
한경봉 전 시의원이 도전한 것은 ‘한국특수직능교육재단’에서 주관하는 ‘민간조사사’ 자격증이다. 지난 9월 이 재단에서 실시한 시험에 합격해 한 달 뒤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운동에 사무실을 개소하고 본격적인 사설탐정의 일을 시작했다.
이 재단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만도 군산에서만 30여 명에 달하고, 전국적으로 약 5천여 명에 달한다. 타 협회까지 포함하면 수 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최근 민간조사사가 인기직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경찰공무원을 비롯해 금융계, 법조계, 해양 분야, 부동산 등 전문 직종에 근무하다 퇴직한 해당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사설 탐정업계로 몰려들고 있어 앞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경봉 전 시의원은 이 사업을 시작한 동기에 대해 “정치란 무릇 힘없는 약자를 도와주는 일이듯이 탐정 역시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거나 어려운 일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기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한다.
일의 비중에 따라 탐정 수고비로 일일 약 30~100만 원 가량의 비용이 지출되며, 조사 진행상황을 수시로 의뢰자에게 알려야 한다.
사회 각 분야가 고도로 발전함에 따라 범죄수법도 다양하게 진화되고 있는 반면, 많은 사람들이 공권력의 한정된 수사․조사 인력으론 완벽한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가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어 공권력의 사각지대를 보충 할 수 있는 전문요원의 필요성이 빠르게 대두되고 있다.
현재 민간조사업무 활동영역도 광범위하게 넓어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신 직업 육성에 발맞춰 관련 전문 인력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활동 영역 또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한경봉 전 시의원. 또다시 정치의 계절이 돌아오는 날까지 어려운 이웃, 곤란한 상황에 빠진 시민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되고자 하는 그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하길 기대해 본다.
탐정법인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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