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케어 ‘길고양이돌보미’ 차은영 대표
길 위의 천사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뒷받침 필요
글 /
이복 회장 & 대기자
bok9353@hanmail.net
이제는 ‘가족’이라는 말이 익숙할 만큼 높아진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기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 1,500만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이면에는 ‘동물학대’라는 아픈 이름도 있다. 버려지거나 집을 나가 떠도는 유기견이나 길고양이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유기 동물 수는 2019년 기준, 13만 마리로 그 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얼마 전 군산시와 군산길고양이 돌보미가 주관하는 동물학대 방지 캠페인이 은파유원지 일원에서 펼쳐졌다. 이 행사는 개나 고양이의 동물 학대금지에 동참을 호소하고, 동네에 떠도는 길고양이도 우리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민에게 알리는 행사였다.
동물을 학대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이유 없이 폭행하거나 학대해서는 안 되며, 법에도 규정되어 있고 생명존중으로 인식해야 한다. 싫으면 그냥 지나치면 될 것을 굳이 폭행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동물도 생명을 가진 함께 살아가는 ‘가족’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당신이 낯선 고양이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법을 안다면 항상 운이 좋을 것이다.
길고양이 돌보미란? 길에 버려지는 유기묘를 데려다 보호하며 케어를 하고 다시 입양을 보낼 때까지 관리를 하는 분을 말한다. 군산에서 길고양이 돌보미를 하시는 분들은 있지만 대부분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무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고양이가 좋아서 봉사에 가까운 이 일을 하고 있다. 수년째 길고양이들을 구조해 캐어하고 일부는 입양을 보내고 있는 ‘군산길고양이 돌보미’ 차은영 대표를 만나보았다.
차은영 대표는 길고양이를 고양이라 부르지 않는다. 사람과 똑같은 인격체로 ‘우리 아이들’이라고 부른다. 고양이들과 매일 먹고 자는 생활을 수년째 하다 보니 차 대표에게 고양이는 ‘가족’이나 다름없다.
몸으로 낳고 기른 고양이는 아니지만 버려진 길고양이들을 구조해 케어를 한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이기에 고양이라는 호칭보다는 ‘우리 아이들’이라 부른다. 케어를 하는 고양이들에겐 차 대표가 직접 지어준 이름들이 있다. ‘장군’, ‘티라’, ‘일월’, ‘헤신’ 등등. 그래서 고양이는 차 대표에게 소중한 자식 같은 아이들인 셈이다.
차 대표는 상처투성이의 길고양이가 구조돼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케어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만나 입양을 보낼 때마다 마냥 기분이 좋다. “우리 아이들이 너무 좋고 행복한 집으로 입양을 가니 아이를 그동안 돌보았던 고생이나 힘들었던 일들은 사라지고 기쁘기만 합니다.”
쉼터에서 캐어한 고양이는 한 해 백 마리 넘게 입양을 보내고 있고. 현재 쉼터에서 케어를 하는 고양이만도 200여 마리에 달한다.
차 대표에게는 아픈 기억도 있다. 2018년 12월에 구조된 고양이 ‘만두’에 대한 기억은 가장 가슴 아팠고, 지금도 당시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한다.
나운동 모 아파트 인근에서 구조된 ‘만두’는 귀가 잘리고, 한쪽 눈이 함몰되는 등 얼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학대를 받고 버려진 고양이였다. 신고를 받고 구조를 해 병원에서 수술을 했지만 결국 죽었던 아이였다.
또 끔찍했던 기억이 있다. 지난 2019년 7월 삼학동에서 발생한 사건은 인간이 이렇게까지 동물을 잔인하게 학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끔찍한 사건이었다. 50여일 만에 구조된 길고양이는 왼쪽 눈이 짓이겨진 상태로 머리에 화살촉이 박혀있었다. 다행히 눈 한쪽을 잃고 두개골이 뚫리는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현재 함께 지내고 있다.
얼마 후 범인은 잡히고 처벌을 받았지만 끔찍한 사건에 비해 경미한 처벌을 받아 동물보호법이 좀 더 엄격하게 처벌하는 방향으로 강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차 대표는 말한다.
반려묘,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동물보호법에 "누구도 합리적 이유 없이 동물에게 고통, 괴로움 또는 손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아두고 있으며,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의 존엄성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을 물건처럼 사고파는 일이 제한되어야 한다. 관련 단체에서는 ‘사지 말고 입양하자’는 캠페인과 입양 시 보호자의 환경과 책임감 등을 확인한 후 입양하여 재 유기되는 사례를 줄여나가고 있다.
고양이를 입양을 하기 위해서는 쉼터를 방문해 입양팀장과 상담 후 입양신청서를 작성하고 입양계약서와 신분증 사본을 제출하면 된다. 입양 후 후기를 꼭 해줘야 한다.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
이 일을 하기 전 조그마한 카페를 운영했던 차 대표는 어느 날 카페 앞에 와 있는 고양이를 입양하고부터 고양이를 돌보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벌써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본래의 생업을 제쳐두고 이 일에 전념하다 보니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군산시에서 일부 지원은 하지만 6곳의 쉼터를 운영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최저 시급도 안 되는 인건비를 받으며 길고양이 캐어 일을 하고 있다.
인간과 얼마든지 공존이 가능한 고양이는 사람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함께하는 사회, 공감대를 통해 인식의 변화와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고양이가 좋아서 자신의 생업마저 내던지고 길고양이 돌보미에 빠져있는 차은영 대표의 소망은 소박하다. “생업을 뒤로하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데 길고양이를 바라보는 것이나 자신에 대해 시민들의 시선이 따뜻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고양이를 동물로 보지 말고 사랑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아달라는 것뿐이다.”라고 말한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사람과 동물이 공생하는 국토 환경 조성'을 내걸며 반려동물지원센터 설치,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지원 등을 포함해 반려동물 문화를 바꾸는 정책을 펴고 있다.
얼마 전 진안군에서는 전북도내 군 지역에서는 최초로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고 나섰다. 반려동물 복지 향상을 위한 길고양이 돌봄 사업의 일환으로 길고양이 급식소 운영과 중성화 수술사업의 연계로 개체수 조절과 길고양이 관련 민원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과 길고양이의 건강한 공존을 위해 지자체에서 관심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군산시에서도 늘어나는 유기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제도적 뒷받침, 그리고 봉사나 다름없는 길고양이돌보미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해 본다.
군산 길고양이돌보미
꽃냥쉼터, 조촌동 쉼터, 오렌지쉼터, 수송동쉼터, 임피쉼터, 소룡동쉼터
대표 차은영
입양 상담 : 010-2671-5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