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어류들이 전하는 무언의 경고
우리나라의 연안과 하천에는 약 13,000 여종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해안과 서해안 제주도를 비롯한 각 연안에서 분포하는 물고기의 종류는 다소 차이가 있다. 전라북도를 비롯한 서해안은 대부분이 간석지와 대륙붕으로 이루어져 있고, 평균 수심은 40 m 내외이다. 또 잘 발달된 개펄에서 나오는 풍부한 생물생산력으로 인해 각종 무척추동물이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으며, 이들을 먹고 사는 많은 저서성 어류들이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어종이 참서대과에 속하는 박대와 참서대인데, 이들은 새만금 방조제가 들어서기 전에 전라북도 연안에서 가장 흔한 어류였다. 그러나 새만금 사업을 비롯해서 연안에서 이루어진 매립사업으로 인해 지금은 그 출현양이 20여 년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전라북도 연안에서 그 출현양이 크게 감소한 물고기는 박대와 참서대 외에도 양태와 돌가자미, 농어 등이 있다. 이처럼 인위적인 간섭으로 인해 물고기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가 하면, 종전에는 그 서식처가 제주도와 남해안에 한정되어 있던 물고기들이 서해안에서도 출현하는 것이 최근 변화되고 있는 우리나라 연안 바닷속의 모습이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에 서식하는 방어가 서해 중부연안까지 올라오고, 역시 분포지가 남해안에 한정되어 있던 범돔과 벵에돔이 충청남도 태안반도까지 서식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또한 종전에 남해안과 제주도에서만 잡히던 청돔이 어청도 해역에서 잡히고, 오키나와를 비롯한 일본 남부와 타이완, 필리핀에 분포하던 물고기들이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제주도 연안에 하나 둘 씩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서 남쪽 바닷물고기들의 북방한계선이 점차 북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 때문으로 판단되는데, 이처럼 우리나라 서해안의 어류 분포는 연안의 간척사업으로 인한 인위적인 영향과 수온상승이라는 자연 환경 변화에 의해 점차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온 상승 또한 자연적인 환경변화라기보다는 산업혁명 이후 지속되어진 인간에 의한 대기오염에서 기인된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모든 현상은 우리 인간들에 의해 비롯된 것이고, 이러한 결과가 먼 훗날에 우리 인류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을 의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연근해 어류 분포의 변화는 바닷속 생태계가 균형을 잃어가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 연안의 바닷속에 찾아오는 낯선 물고기들! 이것은 물고기들이 우리 인간에게 전하는 미래에 대한 경고임을 감안할 때,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새만금방조제 해수유통은 생물학자가 바라보는 개발과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한 최소한의 대책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