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교육공동체
코로나사태는 사람이 존엄한 인격체이자 각 종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숙주이자 지구상에 생물들과 상생하는 생명체 임을 확인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낯선 단어를 우리 삶속으로 이끌고 들어와 이제는 누구나 아는 단어가 되었고 그 단계도 1단계에서 2단계로 그리고 좀 더 높은 단계로 점점 격상되어가고 있다.
그 공간들 속에서 학교는 학생과 함께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명목하에 문을 닫아버리고 공동체와 지역사회와 격리하는 데에만 집중을 했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학교가 문을 닫으면 맞벌이 부부나 한부모 가정이나 유아를 둔 부모들은 돌봄시스템을 활용해야 하고 돌봄시스템 마저 제대로 작동이 되지 못할 때에는 발을 동동 구르면서 일터에서 각자의 삶에서 많은 시간을 아이 걱정으로 그야말로 ‘육아전쟁’에 시달리게 된다. 또 이렇게 학교 문을 닫으면 응급처치, 소방, 인성, 예술 문화 교육 등을 강의하는 비정규직 외부강사들의 일자리 또한 사라지게 된다. 더불어 무상급식을 위해 일하는 식당과 이 식당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식품업체 그리고 학교 주변 각종 학원들과 사설 학원의 강사들마저 일자리가 상실되고 만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무상급식을 계약으로 체결하여 식사를 제공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대체하기 위해 쌀이나 각종 야채류 등을 집으로 보내주는 ‘급식꾸러미’가 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제대로 된 식사를 요리해서 먹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는 당국의 취지와는 무관하게 다시 한 번 급식의 취약이라는 딜레마를 안게 되는 것이고 쉽게 부패하지 않는 물품들의 선호는 농가나 지역사회에도 그다지 큰 지원이 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원래, 학교(school, 學校)는 제도적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 또는 그 기관을 뜻하는 말로, school은 '한가함'이라는 뜻의 라틴어 schol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school은 고대 유럽의 자유민들이 음악장이나 체육장에서 교양을 습득하고 즐기는 것을 뜻했다 한다. 이러한 말뜻을 현실에 적용하듯 교육당국은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표어를 내걸고 지역과 함께 아이를 키우겠다는 방침을 밝힌 적도 있다. 학교가 단순한 지식을 습득하는 장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동하는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어쩌면 마을교육공동체 이전에 아이들은 이미 가정에서 부모와 학습하고, 방문하며 배우는 학습지와 사설학원을 통해 배우는 예체능교육과 저녁에 지식의 함량을 높이는 특수과목의 사학을 통해 그리고 주말에는 봉사를 빙자한 지역활동 등을 수행하면서 이미 교육을 위해 온 사회공동체가 온 나라가 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고, 이와 같은 과열된 교육의 현실은 OECD국가 중 한국의 행복지수가 낮음과 깊은 관련이 있다.
코로나 위기는 결국 지금까지 이루어 왔던 교육의 문제들을 원점에서 다시 한 번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지 않았나한다. 물론 이 코로나사태로 교육이외에도 유아, 보건, 노인, 청년, 농어촌, 기초소득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사회문제를 다시 원점에서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해법을 찾아 고민하게 하는 과제를 던져준 것 또한 사실이다. 코로나 위기를 회피하기 위해 학교의 문을 굳게 닫는 것은 가장 손쉽고 확실한 방법이지만, 이 위기를 슬기롭게 대응하면서 적절한 지역공동체 교육시스템을 활용하고 교육공동체와 관련한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여, 함께 이겨내고, 함께 잘 살 수 있는 보다 진화된 방제시스템으로의 한 걸음이 필요한 시기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