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요 거리를 아시나요?
중앙로 상인들로 구성된 주민공동체, 변화 위해 모이다
재미있는 오시요거리 만들기 프로젝트 돌입
오래된 거리에서 발견하는 ‘공간의 의미’
중앙로는 1910년의 군산부 개설 이래 1990년대까지 구 역전에서 해망굴에 이르는 도로로, 군산시 시가지 중심부의 주요 도로 역할을 해 왔다. 이곳은 시청과 경찰서 등 관공서가 밀집된 중심지이기도 했다.
그러나 관공서는 모두 다른 곳으로 이전했고, 현재는 우체국만 남았다. 1990년대까지 군산시의 경제·금융·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하였으나 나운동과 수송동으로 도시 기능이 점차 옮겨가면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중앙로 상인들은 이 거리가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길 소망했다. 그 염원을 담아 지난 2018년 ‘오시요거리 주민공동체(대표 김용민)’를 만들었고, 옛 군산초등학교에서 중앙로 교차로까지 이어지는 ‘오시요거리’를 조성했다. 오시요 거리는 “오늘 시내에서 만나요”의 줄임말이자 “어서 오세요~”라는 뜻으로 이된다.
상인들은 빈 건물에 사무실을 만들고 ‘어떻게 하면 이 거리에 사람들을 모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우선 월명·영화동과 이성당 주변에 머물러 있는 관광객들을 유입해야 했다. 관광객을 유입하기 위해선 즐길 거리가 필요했고, 즐길 거리를 위해 청년 창업가들을 적극적으로 유입해야 했다.
오시요거리 주민공동체는 햇수로 3년이 지난 지금, 스물 두 명의 상인들로 구성되었다. 상인들은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오시요거리의 조형물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군산청소년문화광장(옛 경찰서)에 세워진 ‘물빛희망 군산’ 조형물 철망에 메시지를 담은 리본을 달고 있고, 시민 누구나 글을 남기고 싶을 때 인쇄부터 코팅까지 도움을 준다. 또한, 사무실 한 켠에 청년 마술사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무료로 제공해 군산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오시요거리 주민공동체가 추구하는 ‘7場(장)7樂(락)’은 일곱 곳과 일곱 즐거움을 의미한다.
일곱 곳(7장)은 오시요거리와 우체통거리, 가구거리, 짬뽕거리, 개복동 예술의거리, 영동, 월명동이며 일곱 즐거움(7락)은 만나고·보고·듣고·쉬고·놀고·찾고·추억하는 행위이다.
오시요거리는 우체통거리, 가구거리, 짬뽕거리, 개복동 예술의거리, 영동 그리고 월명동과 이웃하고 있어 주변 관광지와 연계성이 뛰어나다. 위치적 이점이 좋기 때문에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콘텐츠가 잘 조성된다면 상권 형성에도 매우 유리하다.
오시요거리와 주변 테마거리를 연계하고, 상권 활성화와 정주 거리 형성을 위한 ‘머물다 갈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며, 예술인 유입을 위해 빈 상점을 활용하는 것이 주민공동체의 과제이자 목표다. 거리에 사람을 유인하고, 사람들이 이곳에서 지속적으로 소비 활동을 할 수 있게끔 말이다.
주민공동체 상인들은 하드웨어 조성에도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우체국 입구 화단에 만남의 장소를 만들어 약속장소와 쉼터, 미니 공연장을 만들고 중앙로 교차로에 놓인 교통섬에 햇볕을 잠시 피할 수 있는 돔 형식의 조형물을 조성해 주변 테마거리(짬뽕거리, 가구거리, 우체통 거리 등)를 안내하는 교통표지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거리 곳곳에 쉼터를 조성하고, 인도에 트릭아트 등 친숙한 놀이콘텐츠를 만들어 소소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용민 대표는 “머물다 갈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며 “사람들의 발걸음이 닿기 위해선 시각적으로 눈에 띄는 하드웨어 조성과 그에 따른 상인들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며, 이로 하여금 사람들이 과거 중앙로를 추억하고 이곳을 만남의 장소로 사용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 시대를 대표했던 공간이 현재에 이르러선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고, 방치됐던 공간이 어느 순간 주목받을 수 있다. 오시요거리는 이러한 공간의 의미가 잘 나타나 있다. 한순간의 영화와 함께했던 골목이 시간이 흘러 침체됐다가, 상인들의 관심이 불지펴져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기지개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공간은 사람에 의해 재조명된다. 오래된 건물들 곳곳에 거리의 랜드마크가 될 조형물을 조성하고, 과거와 현재의 감성을 한데 모은 볼거리, 즐길거리를 만들어 보려 하는 공간이 이곳에서 재현되길 바란다. 레트로 감성과 현대적 감각이 덧입혀진 ‘뉴트로’가 이곳에서 재현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