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저성장, 저소비, 비대면 등과 같은 새로운 뉴노멀 시대를 목격하고 체험하게 하고 있다. 또한, 국제사회가 지난 세기말부터 계속해 논의해오고 있는 환경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개발이나 물의 사회적 가치, 그리고 정보의 개방과 공유와 같은 것들은 이제는 보편적 개념이 되고 있다.
그간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변화들을 생각할 때, 주로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나 테슬라의 자율주행 자동차 등과 같은 것들을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통해 비대면 재택 문화나 플랫폼 중심의 산업 생태계 등과 같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필요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7월 15일 정부는 선제적으로 2025년까지 총사업비 160조원 규모에 이르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번에 발표된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가속화를 위한 디지털 뉴딜, 저탄소·친환경 경제로의 전환 촉진을 위한 그린 뉴딜, 그리고 사람 중심의 포용적 국가를 위한 사회 안전망 강화 등 3대 축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물관리의 중요성이나 역할도 매우 크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17일에는 군산을 포함한 전북도 내 지자체 4곳이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기반 구축사업 대상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환경부와 K-water는 무분별한 도시개발에 따른 물순환 왜곡현상 및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나 가뭄 등 도시 물문제의 취약성을 해결하기 위한 스마트워터시티 조성과 ICT 기반의 도시물관리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동안에는 파주 등 수도권 지역과 경남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했으며,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지역 맞춤형의 표준 플랫폼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스마트시티 플랫폼과 관련해서는 전북권이 서울 및 경기권과 더불어 가장 많은 기초 자치단체가 선정된 바, 향후 물 관련 분야의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water는 1967년 설립 이후 국가 수자원의 종합적 이용과 개발을 통해 국가 산업발전을 견인하고, 국민 생활 향상 및 공공복리 증진에 기여해 왔다. 또한, 전북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국내에서 5번째로 큰 규모의 용담댐과 부안댐을 관리하고 있으며, 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특성을 활용해 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해 새로운 신재생에너지의 가치와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다목적댐을 활용한 수력발전은 물론 친환경 녹색전환을 위한 수상태양광과 수열에너지 등 물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2012년에는 세계 최초로 수상태양광의 상용화 모델을 개발하였고, 합천댐, 보령댐 및 충주댐 사업을 완료(5.5MW)하였다. 향후 합천댐 40MW 등 댐 수면을 활용한 수상태양광이 활성화 된다면, 탄소저감형 녹색전환을 통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및 긍정적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디지털시대 정보와 기술의 발달로 인해 물과 에너지는 서로 긴밀하게 연계되고 있으며, 여기에 식량 부분을 포함(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14년 이후 50% 이하로 떨어짐)하는 ‘물-에너지-식량 넥서스(Nexus)’에 대한 정책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를 생산하기 위한 해수담수화 설비에 신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거나 스마트 팜 등 농업 부분에서의 효율적인 물 관리나 산재된 농업용 저수지의 다목적 활용 촉진 등 미래 물 관리를 위한 해결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지난 7월 20일 환경부와 중소기업벤처부는 미래 기후 변화와 환경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그린 뉴딜 유망기업’을 선정하여 지원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K-water에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물관리나 새만금 지역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는 수상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군산을 포함한 전북 지역이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경제위기의 조기 극복은 물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경제 체질의 전환과 함께 물 문제도 해결하는 한국판 뉴딜의 대표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채 효 석(K-water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