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 뷰티샾 ‘메리움(MARRIUM)’ 안희정 대표
여자라면 세 끝이 고와야죠
- 반영구 / 메이크업 / 속눈썹 / 네일
“여자라면 세 끝이 고와야죠”
앵두처럼 작은 그녀의 입에서 ‘3가지 끝’이라는 얘기가 나왔을 때 하마트면 웃을뻔 했다. 남자들 세계에서 흔히 ‘세 뿌리를 조심해라’고 하던 말과 비슷해서였을까?
뷰티샾에서 세 끝이라니.... 그런데 들어보니 그녀의 ‘미(美)’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었고 아름다움을 창조한다는 그녀만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변방 군산에서 왠만한 고수 아니면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풍겨나왔다.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메이크업아티스트를 대하다니, 흔치 않은 만남에 조금은 가슴이 콩닥였다.
“나이가 들면 ‘다 늙어는데 뭘...’하면서 포기하듯이 말하거나, 어린 사람들의 경우엔 ‘아직 어린데요...’ 라고 말하잖아요. 저는 그런 분들에게 ‘곱게 가꾸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고, 어리다는 게 무슨 이유냐’, ‘여자라면 머리 끝, 손 끝, 발 끝, 세 끝이 고와야 한다.’라는 말을 해주거든요.”
안희정 대표는 “아름다움은 안보이는 곳에서 더욱 세심하게 나온다.”고 했다. 자기 맵시를 항상 체크하고 안보이는 부분을 가꿔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손톱과 발톱은 예쁘게 다듬어주면서 뒷꿈치의 각질이 허였게 일어나는 걸 관리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옥의 티’ 아니겠느냐 라는 말도 했다.
“발을 예쁘게 다듬어야 샌들을 신어도 아름답잖아요. 샌들은 뒷꿈치가 드러나는데 누군가 뒤따라오다가 각질이 낀 모습을 바라본다고 생각해봐요. 아찔하지...”
보이지 않는 부분을 곱게 만들고 갈무리된 아름다움이 겉으로 드러날 때에는 품위가 더 높아진다는 말이다.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만들어야기에 그만큼 정성이 들어간다는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이 갔다.
메리움의 가격 정책은 독특하다. 눈에 띄는 게 ‘단골고객’에 대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이다. 예를 들면 반영구 눈썹의 경우 기본 가격이 20만원인데 메리움에 한번이라도 방문했던 고객의 경우 50% 할인을 해준다.
물에 녹아드는 수용성 제품으로 시술하기에 일년 정도 지나면 다시 관리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1년~2년에 한번씩 에프터서비스를 해주는게 일반적인 관리이다. 재방문 고객인 경우 절반의 가격으로 서비스 해주기에 부담이 없다.
네일의 경우 기본이 3만원인데 이 매장에서 가장 비싼 가격을 5만원으로 정했다. 이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장식에 따라 10만원~12만원까지 올라가는 높은 요금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반영구 시술의 경우 저는 특별히 그림을 미리 그려놓지 않는 시술을 해주거든요. 일반적으로 눈썹의 모양을 그려놓고 그 안을 채워넣는 방식으로 일을 해요. 그러나 저는 메이크업 기초부터 오랜 기간 실무를 해왔기 때문에 전체적인 틀을 스케치 하면서 손님과 선의 굵기 음영을 조율을 하는 방법을 써요.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생 얼굴에 희미하게 드러날 정도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퍼머먼트 메이크업에서 이어져 온게 바로 반영구눈썹 시술인데, 이젠 군산 메리움의 주종목이 되었다.
부드럽고 연하게 하면서 최대한 그리지 않았다는 느낌이 주어지도록 하는 게 그녀만의 노하우라고 하니 한번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희정 대표는 부산에서 메이크업 학원으로 유명한 ‘도도아카데미’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새색씨였지만 밤잠 안자면서 1년을 악착같이 버텼고, 그 결과 졸업할 때 최우수학생으로 선발되었다.
부산의 토털썁 ‘메리움’의 메이크업 실장으로 첫 출발을 했다. 오늘날 군산 메리움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혼례청이라는 전문점으로 옮겼고, 본점 팀장으로 일하면서 그녀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손님 명단이 들어오면 이름만 갖고 팀원들에게 일을 분배하는데, 어느 날 중견 직원에게 정말 어려운 얼굴형이 배정되었어요. 같이 일하면서 보니 마무리를 못하고 안절부절 하는 거예요. 제가 나섰어요. ‘직원이 컨디션이 안좋아 마무리를 못하고 있는데 제가 대신해드리겠다.’고 양해를 구했죠.”
이 업계에선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다. 전문 샾의 책임자인 그녀가 직원의 어려움을 대신 해야했고, 그 결과가 고객분의 대만족으로 이어졌다.
“그 날 회식 자리에서 코너에 몰렸던 그 직원이 ‘언니, 정말 실력이 최고다. 언니가 가는 자리라면 언제든지, 언제까지든 따르겠다.’ 라고 고마워했어요. 어쩌면 그 때부터 나름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12년전인 2008년 2월 효심이 유별난 공무원 남편을 따라 군산에 정착했다. 시부모님이 전남 장성에 계시기에 찾아뵈기 수월하면서 전근 가능했던 도시를 찾았던 게 인연이다. 초등 입학 때 내려온 아들이 벌써 고3이 되었다.
충남 공주가 고향인 안 대표와 전남 장성이 고향인 남편이 만나 일가를 이루었고, 부산, 인천을 거쳐 정착한 군산을 이젠 제 2의 고향으로 삼기로 했다.
“5남매였던 남편의 큰 누나가 공주의 외곽인 유구읍으로 시집와서 레코드 가게를 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음악 감상과 글 쓰기를 좋아해서 그 가게에 자주 들렸어요. 지금의 큰 형님이 저의 어린 시절을 유심히 봐왔던 것 같아요.”
농협 직원으로 일하는 그녀에게 동생이 아니라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 소개팅 자리를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결혼에 골인했다.
메이크업 전문가였지만 군산에서 학연·지연이 없었던 그녀는 한 때 슬럼프에 빠졌다. 지방에선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대우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실력만큼은 자신있었기에 결혼식장이나 대형 샾에 소속되지 않더라도 틈새 시장이 있을거라고 믿었다. 나운동 예스트몰 상가에 화장대만 두개 들여놓은 10평도 안되는 매장을 차렸다. 마음은 반짝였지만 긴 시간 고생고생했다.
“모든 경력을 접고 바닥에 한 장씩 종이를 올리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했어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기에 더디지만 차곡차곡 믿음을 쌓아갔지요. 양심적으로 하다보면 손님들이 진심을 알아 줄 거라고 믿었거든요.”
처음 매장을 차린지 3년만에 지금의 예스트몰 옆 2층으로 올라왔다. 매니어들이 늘어났다. 10년 단골이 생겨났다. 혼잡스러운 걸 싫어하는 고객들이 많아서 1인샵으로 전환했다. 지난 인연이 소중하기에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한다.
“제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는 인생의 절정기에 든 신부·신랑에게 메이크업을 해드리는 일이예요. 예쁘게 만들어서 사진을 찍고 예식장에 내보내는 일이 가장 보람된 일인데, 많은 갈증을 느끼고 있죠.”
공주 처녀와 장성 총각이 만나 아무 연고도 없는 군산에 정착했고, 삶의 흔적들이 가장 많이 남아 있기에 군산사람이 되기로 마음 먹은 이색 스토리의 주인공 안희정 대표.
샾을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눈썹처럼 메리움의 이야기가 길게 이어지기를 바람에게 전했다.
marrium(메리움)
군산시 나운안길 34 J쇼핑몰 202호
예약(063)912-9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