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경기 침체와 폐기물 창고 화재
군산시의 주민등록 기준 지난 5월 말 인구는 26만 8558명으로 올 들어서 1573명이 줄었다. 1월 350명이 줄어든 것을 비롯해 2월 578명, 3월 435명, 4월 99명, 5월 109명이 줄어드는 등 인구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 군산시의 인구는 5월 기준으로 지난 2015년 27만 8444명에서 5년 만에 9886명이 감소한 것이다. 특히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이 있던 2017년 2554명이 줄었고 GM 군산공장이 문을 닫은 2018년에는 2352명이 감소했다.(뉴스)
군산의 경제축을 이루고 있었던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붕괴는 단순한 경기침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업율 증가와 일자리를 향한 이주 그리고 골목상권의 붕괴와 더불어 수많은 경제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코로나 위기까지 겹쳐 군산경제는 매우 어려운 길을 걷고 있는 상태다.
한편, 지난 6월25일 밤, 비응도 산업폐기물 창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하였다. 이 창고는 높이 21.8m, 길이 80m, 폭 50m, 총 연면적 4040㎡ 창고시설로, 이 산업폐기물 저장창고에서 발생한 화재가 7일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창고 1동이 전소되어 소방서 추산 7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나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펌프차 47대 등 장비 151대와 진화 인력 618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창고 내부에 쌓인 수천t의 폐기물로 잔불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창고 내부에 쌓여있던 폐기물은 9000여t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원인 규명에 노력하고 있으며, 폐기물이 적치되어 있고 외부인이 드나들기 힘든 점을 감안한다면 관련자의 방화 일 수도 있다는 가정에도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중에 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어쩌면 폐기물 처리를 도맡아 쌓아 두고 있다가 처리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저지른 방화사건일 수 있고, 그렇지 않고 자연발화 사건일 수도 있지만, 임차인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 화재사건의 정황으로 미루어 보면, 어려운 여건에 있는 군산지역의 빈 공장을 빌려 암암리에 불법적으로 폐기물을 쌓아놓고 나중에 비용감당을 피하기 위해 불을 지르고 도주한 전형적인 모럴헤저드 사건이 아닐까 한다. 물론 추후 임차인이 나타나 소명이 될 수도 있겠지만, 군산시와 산업단지 관리공단에서는 이런 도덕적으로도 용납하기 어려운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빈 공장을 전수조사하고 관리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고, 진화에 일주일을 소요해야했던 소방당국의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살아가고 있는 시민들을 참담하게 만드는 한탕주의를 보여준 임차인의 행위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받아야 할 일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폐쇄로 인한 제조업의 침체가 불러온 군산의 인구감소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군산시와 모든 시민들이 힘을 모으고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는 가운데 펼쳐진 도덕적해이 사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히고,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노력하는 시민이 잘사는 군산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살기 좋은 도시로 다시 찾아오는 군산이 되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