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승마장을 군산공공승마공원으로 만들자
은파호수공원 끝자락 롯데캐슬아파트 뒤편에 ‘승마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약 2,500평의 제법 넓은 부지에 무려 7마리의 말이 있는 규모인데. 이곳을 운영하는 도중목 대표를 만나 승마장 활성화 관련 대안을 들어봤다.
이 승마장은 대단위 주거단지와 멀지않은 곳에 위치해있다. 은파롯데캐슬아파트, 은파리젠시빌파크아파트, 길 건너 미룡주공1~3단지 아파트와 금광베네스타아파트까지. 게다가 군산의 대표 관광지라 할 수 있는 은파호수공원에도 어깨를 기대고 있다.
이 승마장은 인근 주택단지와 공원이 개발되기 훨씬 전인 40년 전에 만들어졌다. 현재 운영 중인 도중목 대표가 15년 전에 인수해 지금에 이르고 있는데 그는 평생을 군산에서 살아오며 80년대 초반까지 낙농업과 양복재단사로 일했다한다. 예전에는 취미로 승마를 즐기곤 했었는데 95년도에 사업실패를 겪으며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다 2005년 즈음 이 승마장을 인수하게 되었다.
승마장을 인수하고 초기에는 제법 운영이 잘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의 승마교실로 인기가 높았고, 일반인들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알려지면서 체험하는 손님들이 많았다고. 그러나 정식허가업체인 P승마캠프장 등이 들어선 이후 급격히 이용객이 줄어들었다.
현재 군산승마장은 ‘무허가시설’이다. 사실 40년을 그렇게 소극적으로 운영을 해오던 터라 특별히 법의 테두리에 있을 이유가 없었을 터다. 한때 사업자등록도 있었으나 열악한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구나 주변이 주택단지로 개발이 되면서 말에서 나오는 각종 냄새들로 인해 빈번히 민원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군산승마장의 시설은 열악하다. 제대로 된 건물이나 설비가 없다. 운영도, 말 관리도, 교육도 도중목 대표 혼자 맡아서 하고 있으며 월수입은 간간히 찾아오는 이용객에서 벌어들이는 150만 원 정도가 전부다. 그러나 말은 한 마리당 하루에 만 원 정도의 사료비가 들기 때문에 아무리 못해도 7마리의 사료 값으로만 200만 원 이상이 소요된다. 만성 적자에 허덕이지만 주변 지인과 가족의 도움으로 견뎌내고 있다는 도중목 대표, 무엇보다 그가 가장 아끼는 승마와 말에 대한 열정이 그로 하여금 승마장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고 있는 듯하다.
바로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지자체 차원의 공적인 투자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미 부지도 있고, 말도 있고, 전문가도 있다. 비록 무허가 시설이지만 이를 양성화 시켜 도심 속 ‘작은 승마공원’으로 조성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방법은 찾아보면 여러 가지가 있다. 준공영제처럼 운영할 수도 있고, 위탁형태로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발생하는 민원은 정화처리시설과 마사의 현대화만 이루면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해결 가능하다. 그리고 깨끗한 로비와 실내 승마장까지 더한다면 전천후 승마공원으로 탈바꿈할 수 있으니 군산시 입장에서도 새로 큰 비용을 들여 체육시설을 만드는 것보다는 공적으로도 이익이라는 생각이다. 비록 민간이 운영하던 시설이지만 시가 공적투자를 이루어서 시민들에게 멋진 도심 속 승마공원을 선물해 주는 방안을 이제는 연구해볼만 하다.
승마는 건강에 좋다. 그리고 충분히 공원화도 가능하다. 굳이 승마를 하지 않더라도 말을 좋아하는 가족단위나 아이들이 놀러 와서 말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주변의 자연환경과 함께 심신수련에도 좋은 도심 속 승마공원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