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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안도(飛雁島) 마지막 초등학생

김경주 양

섬의 지형이 마치 기러기가 나는 모습과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 비안도(飛雁島). 고군산군도 최남단에 위치하며 군산에서 35.4Km거리에 1.63Km2 면적을 지닌 이 섬은 주민 감소로 지난 2002년도 여객선 운항이 중단됨으로써 주민들의 발이 묶였다. 77년 전인 1943년도 심상보통학교로 설립된 비안도초등학교가 있지만 여객선이 끊긴 후 주민들이 거의 외지로 빠져나간 통에 현재의 학생은 6학년 김경주 양 단 한명 뿐이다.

경주 양은 업사이클링 김덕신 작가의 지도로 생활폐기물을 이용한 작품 만들기를 배워 작년 11월 근대역사박물관 1층 열린갤러리에서의 김 작가 전시회에 참여, 교장선생님을 비롯 많은 관람객들의 축하를 받기도 했는데 이 한명의 학생 교육을 위해 교장과 담임교사, 행정실 직원 포함 5~6명이 학교에 상근 중이다. 혹자는 학생 한명 때문에 그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야 하는지 의아심을 갖기도 하나 이에서 비록 단 한명이라 할지라도 교육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는 우리의 교육정책을 엿볼 수 있거니와 하지만 경주 양이 졸업하는 내년엔 아쉬움 속에 77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폐교가 됨으로써 경주 양이 비안도의 마지막 학생으로 기록될 것이다.

한때 2백 수십여 가구가 넘던 마을이 현재 80여 가구로 줄면서 어린아이들도 모두 육지로 나가 학교에 다니다보니 단 하나의 학교마저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지게 된 것인데 무엇보다 여객선의 발길이 끊긴 것이 섬주민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마을의 쇠락을 재촉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간 주민들은 각자 소형 어선으로 위험한 왕래를 할 수 밖에 없었던 터라 여객선의 재취항을 바라는 많은 민원 제기가 있었지만 적자가 빤한 그 노선 사업을 아무도 하려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 도와 시에서 도서주민의 민원을 수렴, 국민권익위 중재로 운항 재개를 결정하고 사업자를 선정한 끝에 5억 원(도비2억, 시비3억)을 들여 지난 2019. 12월 18일자 가력도-두리도,비안도 6.4Km 구간을 왕복하는 12t급 여객선(비안두리호) 취항식을 가짐으로써 중단 17년 만에 본격적으로 운항에 들어가 주민들 불편을 해소해 주게 되었다.

따라서 이후 관광차 섬을 찾아오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 오랜 세월 뱃길이 끊겨서인지 사실 섬 안에는 변변한 가게나 식당 한 곳도 없다. 하지만 자연 경관은 빼어난 편이다. 봄기운을 잔뜩 머금은 산야의 초목들은 저마다 싱그러운 자태로 잎과 꽃을 피워내고 있고, 해발 191m 노비봉을 중심으로 서쪽 해안가의 산책로 따라 철썩이는 파도며 그 파도에 떠밀려 뒹구는 갖가지 형태의 자갈들도 예쁘기 그지없다.

학교 옆길을 따라 나지막한 산에 오르면 온갖 식물들이 나그네를 반기는데 쑥과 달래, 머위, 질경이나물 등은 말할 것 없고 둥굴레와 봄까치꽃, 현호색, 제비꽃, 별꽃, 산자고, 금잔화, 방가지똥꽃, 쇠뜨기를 비롯하여 좀처럼 보기 힘든 우리의 토종 민들레도 만날 수 있다. 봄 햇살 아래 새로운 생명력으로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는 그 식물들에서 새삼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외심을 갖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일 듯하다. 산의 중턱에서는 광활한 서해바다의 옹기종기 섬들을 비롯하여 날씨가 좋은 날엔 부안의 위도(蝟島)도 시야에 들어오고 멋진 석양에서 심신의 힐링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비안도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다만 현재 운항되고 있는 도선 비안두리호는 정원이 불과 12명(승무원 2명 포함 14명)인 소형선박인데다가 운항 횟수도 동절기 2회, 하절기 3회 뿐으로서 이는 선착장 접안시설 미비 및 관련 예산문제에 기인한 것으로 향후 예산이 확보되면 개선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운항시간 및 요금은 아래와 같다.

동절기(11~2월/하루 2회)

비안도 출발 08:00, 16:00 / 가력항 출발 08:30, 16:40

하절기(3~10월/하루 3회)

비안도 출발 08:00, 13:40, 18:40 / 가력항 출발 08:30, 13:40, 18:40

운임 : 편도10,000원(비안도주민 5,000원) * 12세 미만 소인은 50%

운항소요시간 : 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