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과 불법
여러 종편 채널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방송사를 옮겨 다니며 시사전문가를 자처하는 패널들을 본다.
그들은 대부분 좌우 진영으로 나뉘어서 자신의 편은 옹호하고 상대편은 신랄하게 비판한다.
정권이 바뀌고 서로의 입장이 변해서 과거 자신들이 옹호하던 상황을 비난하고, 그와 반대로 비난하던 상황을 옹호하느라 때로는 격한 감정싸움까지 하는 모습을 본다.
그러면서 서로를 향해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요 남이하면 불륜)’ 하지 말라고 한다.
내가 하던 상대가 하던 로맨스는 로맨스요 불륜은 불륜 인 것이다. 그것을 서로가 잘 알면서도 굳이 상대의 로맨스를 불륜이라고 우겨대고, 나의 불륜을 로맨스라고 고집한다. 그러면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이 과연 옳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적어도 식자층이라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게 되지만 그들의 주장이나 언행을 보면 참으로 기가 막히는 일이 한 둘이 아니다.
자신들의 정권에서 불법이라며 법대로 처벌하라고 주장하던 일들을 이제 자신들이 더 크게 위반하면서도 조사받으라면 그것이 오히려 불법이라고 거품을 문다. 그리고 전문가 패널들은 그들의 편을 들어준다.
자신들의 논리에도 모순되는 그런 억지 주장을 펴고 출연료를 받아 생계를 유지한다면야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최소한 그것을 보고 듣는 시청자들이 자신들보다 무식해서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고 설득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말기를 바란다.
자신들이 만든 법을 스스로 어기며 합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불법을 행한 자들을 할 수없이 조사하고 합법이라며 풀어주고 합법적인 사람을 잡아다가 불법을 행했다고 벌을 주는 사람들, 죄가 없는 줄 알면서도 처벌하고 죄 있는 것 알면서도 풀어주는 사람들이 모두 다 자신들의 행동은 합법적이라고 주장한다.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없고, 불법을 합법으로 합리화 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불법을 저지르며 합법이라고 악을 쓰는 사람들, 합법적인 사람들을 향해 죄인이라고 악을 쓰는 사람들이, 선량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소시민들의 분노를 쌓아간다.
합법은 누가 봐도 합법이고, 불법은 누가 봐도 불법이어야 한다. 그것이 정의로운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