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체납자 '유치장' 보내겠다는 정부 , 효과 있을까?
현재 국세청은 2억원이상의 세금을 1년이상 체납하면 이름을 공개하고, 5천만원이상 체납하는 경우에는 일정요건에 따라 출금금지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2598명(체납액 4조7913억원)의 고액체납자 명단을 공개한 이후 2017년에는 그 인원이 2만1403명(11조4697억원)으로 인원 기준 5년 사이 9배 가량 늘어났습니다.
출국금지 조치도 지난 2013년 말 기준(누적) 출국금지된 인원은 2557명이었으나, 2014년 2698명, 2015년 2967명, 2016년 3596명, 2017년 6112명으로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현행 법률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인 체납자 명단공개와 출국금지조치를 취해 왔으나 고액체납자들의 숫자가 이처럼 증가하는 것은 그 압박감이 고액체납자 입장에서는 미미했다고 보여집니다.
이에따라 법과 제도를 비웃는 고액체납자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하에, 정부는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감치명령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안은 국세를 3회 이상 1억원 이상 체납한 체납자는 별도의 요건 검증과 심사를 거친 후 법원의 결정을 받아 최대 30일 이내로 유치장에 가둔다는 것입니다.
명단공개를 '우습게' 생각했던 체납자에게 신체적 자유가 구속된다는 심리적 압박감을 가할 경우 체납액 납부를 끌어낼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인권침해 우려도 제기되지만, 감치 전 소명기회를 제공하고 법원 판단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감치명령제도와 함께 국세청이 가장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체납자 재산조회범위' 확대 방안인데, 현재는 5000만원 이상 체납한 체납자 본인에 대해서만 금융조회가 가능해 체납자가 배우자나 자녀, 친인척 명의로 재산을 빼돌리면 국세청이 그 어떤 노력을 쏟아부어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법을 개정해 체납자의 배우자,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까지 금융조회 허용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국세청에서는 감치명령제도를 통해 악의적 체납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는 한편, 재산조회 범위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은닉재산 추적 및 추징이라는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했으나 제3자명의로 재산을 돌려 놓거나 현금이나 귀금속으로 비밀리에 보관하는 악질체납자 때문에 체납액 징수율이 매우 낮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대책은 정부의 강력한 조세정의 구현의 의지 표명으로 볼 수 있고, 정책방향도 매우 적절하다고 보여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