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님과 주인놈
남 대 진
요즘 몇몇 목사들이 많은 사람들의 비판과 비난을 받고 있다.
본래 목사(牧師)라는 호칭은 목자(牧者)로부터 유래가 되었다. 그러므로 목사는 목자가 풀밭으로 양을 인도해서 먹이고 맹수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며 보호하는 일을 하는 것처럼 그렇게 자신에게 맡겨진 성도들을 영적으로 보살피고 위로하고 섬기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즉 목사는 성도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사람이다.
흔히 교회 안에서는 목사를 가리켜 ‘하나님의 종’ 또는 ‘주의 종’이라고 한다. 그리고 성도는 ‘하나님의 자녀’이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자신의 자녀들을 잘 양육하고 보살피라고 자신의 종에게 자녀를 맡겼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그러면 과연 목사들은 주인의 자녀들을 보살피는 일만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목사가 성도들을 갈취하고 성범죄를 일으키고 가장 좋은 것으로 대접받고 성도들이 피땀 흘려가며 번 돈으로 좋은 차타고 철철이 해외여행 다니는 목사들이 한 둘이 아님을 온 세상은 다 알고 있다.
과거의 목사들은 새벽에 강단에 엎드려 온 성도들의 명단을 놓고 그들을 위해 두 세 시간 씩 눈물로 기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힘들고 어려운 성도들을 찾아 심방을 하는 것이 목사의 일과였다. 그것을 위한 삶을 서약 했기에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고 교회가 가난해서 생활비를 주지 못해도 내색하지 않았고, 한 겨울 냉골에서 자고나도 누구를 원망하지 않고 오직 기쁨과 감사로 묵묵히 주어진 삶을 살아갔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말은 결코 아니며 그렇게 살 목사도 없을 것이지만 최소한 받는 월급만큼이라도 목사의 흉내라도 내야 한다는 말이다.
머슴(종)을 자처하며 표를 받고 나서 당선 된 정치인들에게는 유권자가 주인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 또한 유권자만을 위한 종의 삶을 살고 있는가? 여기에도 과연 몇 사람이나 동의할지 모르겠다. 종이 주인을 가르치고 속이고 이용하고 밟고 그 위에서 군림한다.
주인어른이 ‘주인놈’이 되고, 종놈이 ‘종님’이 된 세상에서 우리는 오늘도 그렇게 당하고 속고 밟히며 살아간다. 아니 오히려 종놈에게 빌붙어서 그 무엇이라도 이득을 챙기려고 발밑으로 기어 들어가며 비굴한 박수를 보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참된 종의 모습으로 묵묵히 살아가는 진정한 종들이 대부분임을 인정하며 그들이 상처 받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